기사입력시간 20.11.04 16:16최종 업데이트 20.11.06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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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연구결과 데이터 근거로 인정받으려면 학술지 출판 필수

[칼럼] 정형진 바이엘코리아 메디컬 디렉터·가정의학과 전문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두 번째 칼럼 ‘의학부의 역할과 목표’에서 의학부의 다양한 역할을 언급했는데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근거에 기반한 학술 소통(evidence based scientific communication)이라 할수 있다. ‘근거’라 함은 전문가 의견(expert opinion)부터 체계적 종설(systematic review)까지 피라미드 계층으로 나눌 수 있는데, 어떤 근거라도 학술지에 출판돼야 인정된다.

그러므로 제약회사가 학술 연구를 통해 데이터를 생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데이터를 공유·전파하기 위해서는 출판돼야 한다. 출판되지 않은 데이터는 근거로서 의미가 없으므로 학술 소통이나 판촉에 사용될 수 없다. 쉽게 말하면 학술 연구 결과를 잘 정리해 출판해야 근거로 인정받는다.

일본제약협회는 의학부 활동에 대한 합의문에서 ‘생성된 근거를 포함해 의학적·과학적 정보를 전파하는 것’을 의학부 역할중 하나로 제시했고, 정보를 전파하는 것의 구체적인 활동 중 하나로 ‘연구 결과를 출판하거나 학술 대회에서 발표하는 것’을 언급했다.(참고문헌1) 

의학부 전문가협회(MAPS)도 의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데이터 갭(gap)을 메울 수 있는 지속적인 근거 생성을 의학부의 중요한 활동으로 강조했다.(2)

한국에서는 사용 성적조사 형태의 시판 후 조사(PMS)를 오래 전부터 시행해왔고, 허가 규정에 따라 재심사 목적으로만 사용하다가 최근 제약회사가 시판 후 조사도 적극적으로 출판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연구의 한국인 하위그룹 분석이나 국내 환자의 역학 조사 및 청구·공단자료 분석 등 국내 데이터 생성이 활발해지고 있다.

따라서 의학부 학술담당자는 초록·논문 작성 방법뿐 아니라 출판 규정, 윤리 및 절차를 잘 이해해야 한다. 사업부에서 해마다 사업계획을 세우듯이 의학부도 의학부 계획(medical plan)을 설정하는데, 이 때 근거 생성 전략과 데이터 수집 및 분석 시점에 따른 출판 계획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데이터 분석 시점부터 출판 담당자는 연구 담당자, 통계학자, 메디컬 라이터(medical writer), 연구자·저자, 외부 에이전시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와 논의를 시작하면서 주요 일정을 수립하고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결과 보고서(clinical study report, CSR)를 작성한 후 보통 초록을 학술대회에 먼저 제출하고 목표 학술지에 제출할 논문을 준비한다.

초록이 채택되면 구연(oral presentation)이나 포스터 형태로 발표할 수 있다. 구연은 발표 기회가 제한되므로 보통 포스터로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 출판은 학술대회 발표와 동료심사(peer review)를 거치는 학회지 논문 게재를 모두 포함한다.

초록·논문을 작성할 때 가장 중요하고 예민한 것이 저자를 정하는 것이다. 출판계획 시점부터 논의해서 출판 관련 실질적인 업무가 시작되기 전에 결정해야 한다. 국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International Committee of Medical Journal Editors, ICMJE)는 저자 자격(authorship)에 대해 아래 4가지 기준을 권고했고, 이전부터 의학계의 많은 학술지가 해당 기준을 따라왔다.(3)

저자 기준은 매우 중요하므로 ICMJE 권고와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가 번역한 문구를 그대로 인용한다.(4) 아래에 열거하는 4가지 항목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1. Substantial contributions to the conception or designof the work; or the acquisition, analysis, or interpretationof data for the work; AND (연구의 구상이나 설계에 실질적인 기여, 또는 자료의 획득, 분석, 해석)
2. Drafting the work or revising it critically for importantintellectual content; AND(연구결과에 대한 논문 작성 또는 중요한 학술적 부분에 대한 비평적 수정)
3. Final approval of the version to be published; AND (출판되기 전 최종본에 대한 승인)
4. Agreement to be accountable for all aspects of the work in ensuring that questions related to the accuracy orintegrity of any part of the work are appropriately investigatedand resolved (연구의 정확성 또는 진실성에 관련된 문제를 적절히 조사하고 해결할 것을 보증하며 연구의 모든 부분에 책임을 지는 것에 동의)

제약회사가 진행한 연구에 회사 직원이 저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는데 Good Publication Practice(GPP3)에 해당 이슈(Company- or sponsor-employed authors)를 언급했다.(5)

회사 직원이 저자가 되면 논문 결과의 신뢰성이나 비뚤림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출판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저자 기회를 얻고 저자 기준에 따라 동등하게 평가돼야 함을 강조했다. 의학논문 출판윤리 가이드라인도 유령 저자(ghost author)를 설명하면서 ‘유령 저자는 저자 자격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저자 리스트에서 누락되는 경우로 제약회사 후원 논문 등에서 많이 관찰된다’고 했다.(5)

출판윤리(publication ethics)란 연구 결과를 널리 전파하기 위해 논문 작성 및 게재 과정에서 연구자가 알고 실천해야 할 윤리를 말한다. 부당 저자 표시와 이중 게재가 주요 이슈인데, 출판 윤리에 대해 고려사항이 매우 많으므로 ICMJE 권고안, 의학논문 출판윤리 가이드라인 및 GPP3를 참고하기 바란다.(3~5)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에서 몸짓과 꽃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데이터가 ‘몸짓’이라면 근거는 ‘꽃’이다. 그의 이름을 불러주면 몸짓이 꽃이 되듯이 출판을 하면 데이터가 근거가 되는 것이다. 더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publish or perish’로 의학 연구에서 출판은 그만큼 중요한 과정이다.
 
참고 문헌
1.Consensus Statement on Medical Affairs Activities. Japan Pharmaceutical Manufacturers Association (JPMA). April 1, 2019.
2. Communicating the value of medical affairs: A MAPS white paper. Medical Affairs Professional Society. May 28, 2020. 
3. Recommendation for the conduct, reporting, editing and publication of scholarly work in medical journal. Updated December 2019. International Committee of Medical Journal Editors. Accessed at www.icmje.org/recommendations
4. 의학논문 출판윤리 가이드라인.제3판.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
5. Wendy P. Battisti, et al. Good publication practice for communicating company-sponsored medical research: GPP3. Ann Intern Med. 2015:163;461-464.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바이엘코리아나 KRPIA 의견을 대변하지 않고,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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