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4.01 10:57최종 업데이트 25.04.01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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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전공의들, 후배들에 서신 "미래 의료·환자 위한 투쟁…조금만 더 힘내자"

서울대 전공의협의회, 교수들에게도 지지 촉구…"대한민국 의료, 양심 살아있음 보여달라"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는 1일 서울의대 후배들을 향해 더 나은 미래 의료를 위해 힘을 내자는 서신을 보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들이 의대 후배들을 향해 “더 나은 미래 의료를 위해 조금만 더 힘을 내자”고 밝혔다. 의대 교수들을 향해서도 학생들에 대한 연대와 지지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서전협)는 이날 ‘서울대 의대 학생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이 싸움은 단순히 현재의 문제가 아니라, 여러분이 의사가 돼 환자들을 치료할 미래 의료 환경과 그때 여러분의 환자들을 위한 투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의대를 비롯해 다수의 의대에서 학생들이 등록으로 돌아서며 의료계 안팎에서 학생들 복귀를 기정사실화하자 학생들에 대한 격려에 나선 것이다.
 
서전협은 “정부는 의료 재정의 책임을 회피한 채, 정부의 정책 실패로 발생한 문제들을 의사 개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고 있다”며 “이는 결국 ‘필수의료를 살릴 방법이 없다’라는 무책임한 선언과 다름없다”고 했다.
 
이어 “의료인으로서 지금의 상황을 방치한다면 결국 무너지는 건 국민의 생명과 안전 그 자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전협은 학생들에게 정부의 ‘갈라치기’에 당해선 안 된다고도 당부했다. 이들은 “학생 여러분들은 지난 1년 넘게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부당한 압박에 맞서 싸워왔다”며 “우리가 견디고 있는 고통은 잘못된 정책이 초래할 더 큰 비극을 막기 위해 우리 스스로 선택한 숭고한 여정”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우리는 다시 초심을 되새기고, 함께 나아갈 길을 고민해야 할 시점에 서 있다. 갈라치기에 휘둘리거나 서로를 탓하고 반목하기보다, 우리가 진정 맞서 싸워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명확히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지난 2013년 산부인과 포괄수가제 도입, 2018년 이대목동병원 사건, 2020년 9.4 의정합의 일방 파기 등의 사례를 상기시키며 “정부는 잘못된 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해 지속해서 의사를 악마화해 왔고, 그 결과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는 더욱 악화됐다”고 했다
 
이어 “생명을 살리겠단 사명감으로 필수의료를 선택한 전공의들은 이제 수련 과정에서 소송까지 당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런 환경에선 더 이상 필수의료를 선택한 젊은 의사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결국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절망적 상황에 놓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 악순환을 지금 반드시 끊어야 한다. 현재의 정책이 지속된다면 의료 환경은 더욱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며, 미래의 필수의료 종사자는 절멸할 것”이라고 했다.
 
서전협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교수들을 향해선 “용기있게 나선 학생이 혼자가 아니란 걸 보여달라”고 행동에 나서달라고 부탁했다.
 
이들은 “의료진이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에선 국민의 건강 또한 지켜질 수 없다. 우리가 함께 지켜내고자 하는 건 정의로운 사회, 올바른 의료 환경, 그리고 국민과 의료인 간의 신뢰라는 의료의 본질 그 자체”라며 “학생들은 지금 부당한 압박 속에서도 용기 내어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정부의 일방적 지침 하에 교수님들이 계속 침묵하거나 방관한다면 학생들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교수님들의 연대와 지지는 단순한 격려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건 곧, 대한민국 의료의 양심이 여전히 살아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끝으로 후배들을 향해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주지 못해 선배로서 진심으로 미안하다”면서도 “지금 우리가 함께 걷고 있는 이 길은 결코 틀린 길이 아니란 걸 믿는다. 결과가 어떠하든 끝까지 함께 싸웠던 동료가 서로의 곁에 있었단 사실을 잊지 않는 게 진정한 승리라 믿는다”고 했다.
 
이어 “서울대병원 전공의들은 여러분의 신념과 용기를 진심으로 지지하며, 여러분의 결정을 언제나 존중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지금 우리 선택에 달려 있다. 더 나은 미래 의료를 위해 조금만 더 힘을 내자. 여러분들은 혼자가 아니다. 다시 한번 함께 나아가자”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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