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6.25 15:21최종 업데이트 24.06.2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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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휴진 철회했지만 재개 가능성 열어놔…"정부, 정책 추진 시 재정 지원 필수"

강희경 비대위원장 "국민 위협으로 휴진 철회…바뀐 것 없는 상황에서 전공의 돌아오라고 못해"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강희경 위원장.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서울의대 교수들이 휴진을 철회했지만, 휴진 재개 가능성은 열어놨다. 이들은 전공의가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의대증원과 관련해 정부가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강희경 위원장은 25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개최된 '의료개혁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주제로 한 긴급대담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강 위원장은 "지금까지 아무리 외쳐도 변화가 없었기에 가장 강력한 방법(휴진)을 쓸 수밖에 없었다. 중환자나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들의 진료는 유지하면서 목소리를 냈고, 휴진을 결의했다. 이는 정부를 향한 외침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어떠한 변화도 보여주지 않았다. 여러 유화책을 내놨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휴진 철회에 대해 "하지만 갑자기 발생한 응급환자와 휴진으로 인해 피해 환자가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 또 서울대병원이 닫혀있다는 풍문 자체가 국민에게 위협이 될 수 있겠다는 사실을 알았다. 휴진은 정부를 향한 외침이었으나 (휴진의) 칼끝은 결국 국민을 향했다"고 설명했다.

강 위원장은 "무기한 휴진이 국민과 환자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더 이상 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전공의는 교수에게 환자는 맡기고 떠날 수 있지만 교수는 그러기 어렵다. 게다가 서울대병원 의사만이 할 수 있는 술기와 지식이 있다"며 휴진 철회 배경을 전했다.

이날 강 위원장은 휴진 철회에 대한 배경을 설명하면서도 휴진 재개 가능성은 열어놨다.

그는 휴진을 또 할 것이냐는 질의에 "모든 노동자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저항은 하던 일을 멈추는 것이다. 의사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의사는 환자 안전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할 수 없는 것은 맞다. 중환자실과 응급실은 당연히 열려있어야 한다. 하지만 다시는 휴진을 안 하겠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상황이 너무 나쁘다. 가만히 있으면 우리 의료가 무너지게 생겼다"며 "교수들은 4개월간 병원을 지켰지만 너무 지쳐가고 있다. 하루도 못 버티겠다는 연락도 오고 있다"고 호소했다.

강 위원장은 이번 의-정 갈등을 통해 병원 내부 시스템과 의료체계의 허점도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여전한 수련환경을 지적하며, 교수가 전공의에게 돌아오라고 말할 자격도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전공의를 의료계 밖에서는 책무를 저버리고 떠난 파렴치한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이 아니면 이렇게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없다. 교수는 이미 자기 환자가 있어 쉽게 현장을 떠날 수 없지만 전공의는 인계한 뒤 떠날 수 있다"며 "전공의와 학생이 지금까지 현장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마음을 생각하면, '어떻게 하면 돌아올 수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 위원장은 "수련환경이 전혀 바뀐 게 없다. 전공의가 돌아오면 다시 말도 안 되는 근무를 서야 하고, 당직을 서야 한다. 전공의가 덜 일 해도 되는 시스템을 만들려면 3~4년은 더 필요하다. 하지만 시범사업은 아직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며 "달라진 게 없는데 어떻게 돌아오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정책을 추진할 때 재정 지원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정부는 얼마 전 전공의 연속 근무시간 시범사업 참여 여부에 관한 공문을 보냈다. 전공의 연속 근무시간을 제한하려면 이들이 퇴근한 이후 업무를 커버할 인력이 필요하고, 이들을 채용할 재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는 재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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