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CAR-T 치료제는 말기 혈액암에서 획기적인 치료 효과를 증명했으며 향후 고형암에도 적용하기 위한 기술 개발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치열합니다. 큐로셀은 대한민국 최초의 CAR-T 치료제 상업화를 시작으로, 차별화된 차세대 CAR-T 기술과 글로벌 수준의 연구개발 역량을 앞세워 세계 시장에서 혁신적인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전문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습니다."
큐로셀 김건수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계획과 기업 비전을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큐로셀은 2016년 차세대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설립됐다. CAR-T 치료제는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인 T세포를 분리하고 유전자 조작을 통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도록 한 세포유전자치료제다.
CD19 타깃하는 CAR-T 치료제 안발셀(Anbal-cel, 성분명 안발캅타진 오토류셀)을 개발해 국내 최초로 2021년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안발셀은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일반 CAR-T 치료제의 약효를 개선하기 위해 추가로 ‘PD-1’과 ‘TIGIT’라는 2종의 면역관문수용체 발현을 억제시키는 OVIS 기술이 적용됐다.
5월 기술특례상장을 신청하고 9월 7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총 공모주식수는 160만주로, 주당 공모 희망가는 2만9800~3만3500원이다. 이번 공모를 통해 약 536억원(공모가 상단 기준)을 조달한다.
20일부터 26일까지 5영업일 동안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31일과 11월 1일 일반 청약을 받은 뒤 11월 중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주관회사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공동으로 맡았다.
T세포 유전자 조작으로 말기 암 치료…면역항암제 시장 26년 1269억달러 성장 전망
항암제에 대한 연구는 1세대 세포독성 항암제를 시작으로, 약효는 증가시키되 부작용을 줄여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꾸준히 발전해 왔다. 세포독성 항암제는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도 구분 없이 공격해 인체에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암세포의 특정 단백질 발생이나 유전자 변화를 감지해 암세포의 성장을 차단하는 2세대 표적항암제 역시 유전적 다양성 및 종양 미세환경의 변수로 약물 저항이라는 한계에 부딪혔다.
이러한 기존 항암제의 단점을 보완하고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개발된 것이 3세대 면역항암제다. 면역항암제는 약물이 아닌 인체의 면역세포를 강화해 암세포를 공격하는 치료제로, 대표적으로 CAR-T 치료제와 면역관문억제제가 있다. 면역항암제 시장은 2026년 1269억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면역세포를 이용해 암세포를 사멸하기 위한 시도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인체에서 추출한 면역세포를 단순히 대량으로 증식해 재주입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는 체외에서 면역세포를 유전자조작해 직접적으로 암세포를 제거하도록 재프로그래밍하는 유전자조작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특정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환자의 T세포에 유전자를 조작한 뒤 체내로 주입하는 CAR-T 치료제가 이에 해당한다.
인체의 면역세포 가운데 하나인 T세포는 표면의 T세포수용체라는 부위로 암세포를 감지한다. CAR-T 치료제는 T세포수용체를 대신해 특정 암세포를 인식하는 단백질(CAR, Chimeric Antigen Receptor)을 유전자 조작으로 T세포 표면에 생성해 T세포수용체 역할을 하게 한다. CAR 단백질이 암세포를 인지하면 T세포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면역기능이 활성화돼 암세포를 제거한다.
CAR-T 치료제는 현재까지는 암세포에 특정 단백질이 균일하게 발현되고 혈액 내에서 표적 암세포까지 쉽게 도달할 수 있는 혈액암 분야에서 획기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재발성·불응성 환자를 대상으로 단 1회 투약만으로 높은 반응률 및 완전관해율(CRR)을 확인하면서, 201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첫 CAR-T 치료제를 허가받은 뒤 기업 간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CAR-T 치료제를 혈액암뿐만 아니라 고형암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관련 연구가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큐로셀만의 차세대 OVIS 기술로 CAR-T와 면역관문억제제 효과 동시 작용 ‘차별화’
큐로셀이 자체 개발한 OVIS 기술은 CAR-T 치료제와 면역관문억제제의 장점만을 동시에 구현한 융합 기술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반적인 T세포가 암세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T세포 표면에 면역관문수용체라는 단백질의 생성이 증가하고 이 단백질이 암세포의 특정부위(리간드)와 결합하면 T세포의 암세포 사멸 능력이 크게 떨어진다. 이러한 면역관문수용체의 기능을 차단하는 것이 면역관문억제제다.
CAR-T 치료제 역시 T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암세포 사멸 과정에서 CAR-T세포 표면에 면역관문수용체의 발현이 증가하게 된다. 큐로셀은 OVIS 기술을 통해 T세포에 유전자 조작으로 CAR 발현과 함께 2종의 면역관문수용체인 PD-1과 TIGIT의 발현을 동시에 억제하는 데 성공했다.
안발셀은 실제 임상시험 시료를 분석한 결과 CAR-T 치료제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PD-1의 발현을 70% 억제, TIGIT의 발현을 90% 억제시키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일반 CAR-T 치료제 대비 치료성적을 크게 개선하는 결과를 얻었다. 6월 국제림프종학회(ICML, 2023)에서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2상 중간결과에서 완전관해율 71%를 기록, 노바티스 킴리아의 완전관해율 40%를 크게 뛰어넘었다.
큐로셀은 안발셀을 통해 입증한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적응증을 확대 및 신규 프로젝트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혈액암 분야에서는 기존 CD19 외에 T세포 림프종 등 총 6개 질환, 고형암 분야에서는 전립선암, 폐암 등 총 6개 질환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안발셀 임상 2상 연내 마무리…신속검사법, 상업용 GMP 등 강점으로 빠른 시장 점유 목표
큐로셀은 올해 안에 안발셀 2상을 마무리하고 내년 하반기 신약허가(NDA) 신청을 통해 본격적인 상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생산된 CAR-T 치료제의 출하를 위한 품질검사 과정에서 기존 30일이 소요되던 검사법을 7일로 단축시키는 신속검사법을 개발해 식약처로부터 국내 최초로 승인받았다. 신속검사법에 따라 안발셀은 환자의 면역세포 채취로부터 총 16일 만에 투여가 가능하도록 공급 기간을 단축시켰다. 이는 악화 속도가 빠른 말기 암환자의 상황을 감안했을 때 또 하나의 큰 시장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또한 2020년 삼성서울병원 미래의학관 내 국내 최초 임상용 의약품 생산을 위한 GMP 설비를 구축한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의 상업용 GMP 생산시설을 완공하고 허가를 위한 밸리데이션(품질 검증 자체 점검)을 진행 중이다. 이 시설은 글로벌 수준으로 구축돼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의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다.
큐로셀은 비상장 기업 단계에서는 국내 매출을 통해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창출할 기반을 마련하고자 노력해 왔다. 이 과정에서 기초연구, 동물시험, 공정개발, 분석법 확립, IND 신청, 임상용의약품 생산, 임상시험수행, 신약허가, 상업용 제품 생산까지 모든 과정의 역량을 성공적으로 확보했다. 상장 이후 차세대 CAR-T 기술의 글로벌 사업을 추진해 면역세포항암제 분야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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