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권역외상센터에서 겪는 가장 큰 문제는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님을 대체할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외상 환자가 북한에서 오거나 부산에서 와도 대체할 사람이 없습니다. 그저 의사 본인의 삶을 희생해가며 고군분투하는 상황입니다.”
외과 전공의인 대한전공의협의회 박지현 부회장은 29일 대전협 페이스북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들께’라는 게시글을 통해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권역외상센터 전공의 파견 시범사업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박 부회장은 “정부 대책은 외상센터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외과 전공의를 외상센터에서 경험하도록 하고, 수개월씩 필수적으로 파견을 돌게 하는 데 있다”라며 “하지만 전문의가 할 일을 외과 전공의가 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박 부회장은 “전공의 연차별로 역할이 있고 자신있게 할 수 있는 수술이 있다”라며 "수련 과정을 거쳐 전문의가 되고 통합적으로 환자를 볼 수 있을 때 비로소 전문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중증외상센터에서는 중증외상환자가 왔을 때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도록 외상을 전공한 세부전문의가 있어야 한다”라며 “현재 외상센터의 열악한 환경을 알고도 지원할 전문의는 많지 않으며, 그들에게 선택을 강요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외상센터에 전공의 파견 의무화는 힘 없는 전공의들을 강제로 구겨넣는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박 부회장은 “전공의 파견 대책은 외과 전공의를 실력있는 외과 전문의로 양성하겠다는 것이 아니다”라며 “당장 병원에서 이용할 수 있는 값싼 노동력으로 쓰겠다는 의미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외과는 인턴 수련 과정 중에서 필수 진료과”라며 “인턴들이 이미 외과를 충분히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과 지원이 미달인 데는 이유가 있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학문이라도 외과 전공의의 삶과 미래를 생각하면 쉽게 지원할 수 없다”고 했다.
박 부회장은 “중증외상센터의 근무환경과 처우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누군가를 강제로 일하게 만들 수는 없다”라며 “전공의를 강제로 외상센터에서 일하게 만든다고 해서 외상센터 지원률이 늘어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부회장은 “복지부가 미래의 외상 전문의를 만들고 싶다면 권역외상센터를 외과 의사의 좋은 선택지로 만들어야 한다”라며 ”현실적인 준비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2, 제3의 이국종 교수를 만들겠다는 욕심은 소용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잠 못자면서 1인당 200명이 넘는 환자를 보는 외과 전공의들은 탁상공론에 힘이 빠진다“이라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보여주기식의 정책으로는 무너져가는 의료계를 바꿀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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