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3.26 11:36최종 업데이트 24.03.2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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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수협 임정묵 회장 "정부, 필요 의사 수 재추계 응할 아량은 있어야"

의대증원 부작용에 대해 이공계도 목소리 낼 때…입시 중심 교육 시스템도 개혁해야

서울대교수협의회 임정묵 회장. 사진=임정묵 회장 페이스북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대정원 2000명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 교수협의회가 의대증원 규모와 시기 등에 대한 재추계 필요성을 제안하고 나섰다.
 
갑작스런 대규모 의대증원이 교육 부실화와 입시혼란, 이공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5년 1만명 증원의 의대증원 정책 보완, 교육·입시 개혁 위한 협의체 구성 등을 주장했다.
 
임정묵 서울대 교수협의회 회장(서울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교수)은 26일 메디게이트뉴스와 통화에서 의대증원 정책 보완의 의미에 대해 “개인적으로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 모두 존중한다”면서도 “필요한 증원 규모를 재추계하자는 의미”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가령 어떤 의료시스템을 택하는지에 따라 의사 수요가 달라질 수 있다. 영국으로 대표되는 사회주의적 의료시스템, 미국식 영리주의 시스템에서 필요로 하는 의사 숫자는 다르다”며 “원격진료가 활성화되면 오히려 필요한 의사 수가 줄 수 도 있다”고 했다.
 
이어 “어떤 숫자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다. 재추계를 한 결과 2000명 보다 증원 규모가 커질 수도 있고 줄 수도 있다”며 “다만 정부가 모든 요인들을 고려해 필요 의사 수를 재추계할 정도의 아량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임 회장은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이 이공계 육성 정책과 충돌한다는 점도 우려했다. 수험생을 넘어 전 사회적으로 의대선호 현상이 뚜렷한 상황에서 대규모 의대증원에 따른 이공계 인재 이탈은 불을 보듯 뻔하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과 재학생들이 의대로 옮겨가고 직장인들도 의대를 준비한다고 한다”며 “정부가 이공계를 강화하기 위해 했던 무전공을 비롯한 모든 정책들이 (의대증원으로) 무력화 될 수 있다. 1~2년 다니다가 다 의대로 빠져버리면 이공계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이공계 교수들도 우려가 크지만 지금까지 조용하고 있었던 건 어쨌든 의대정원은 의료계 문제로 이공계가 당사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입시 문제로까지 번지면 정말 종합적으로 문제가 된다. 그래서 이제는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입시·교육 개혁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데 대해서는 “유·청소년 교육이 이렇게 입시 중심으로 가는 게 정말 좋은지부터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의대쏠림 현상의 근본 원인은 보다 나은 직장이나 정년이 없는 직장을 원하는 심리 때문”이라며 “이건 사회 문제, 고등교육 문제와도 연결된다. 그런 부분에 대한 최소한의 청사진은 만들 놔야 한다. 지금 만들지 않으면 사후약방문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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