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3.14 13:36최종 업데이트 24.03.14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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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떠난 전공의들 만난 이형민 회장 "가장 힘든 것 '깊은 절망'…응급실 문제 없다는 건 거짓말"

이번 사태로 한국의료 최소 5~10년 퇴보…정부는 문제해결 의지 없고 시간 끌어 지지율만 끌어올릴 생각 뿐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 이 회장은 14일 응급실을 떠난 전공의들을 위해 '응급의학 포럼'을 열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현재 의료 상황이 큰 문제 없다는 건 정부의 거짓말이에요. 응급실 병상, 일반 진료 모두 축소된 상태에서 겨우 버티고 있어요."

대한응급의학의사회 이형민 회장(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14일 '젊은의사들의 미래스케치'라는 주제로 응급의학 포럼을 열었다. 응급실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응급실 전공의들을 위한 자리다. 

포럼 개최와 관련해 이 회장은 "얘기를 들어보면 의사로서의 삶을 포기하는 전공의들도 있지만 의업을 이어가고 싶다는 전공의들도 많다. 이들을 위해 향후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의료의 방향과 현재 상황을 이해하고 혼란을 줄여주고 싶은 마음에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형민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많은 전공의들을 만났다고 했다. 금전적으로 어려운 지방 전공의들의 경우 교통비까지 지원해줄 정도로 이 회장은 이번 사태 해결에 적극적이었다. 

"전공의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심리적인 문제에요. 바로 의료시스템을 대하는 정부에 대한 실망이고 정말이에요."

그는 이번 사태로 대한민국 의료가 최소 5~10년은 퇴보했다고 평가했다. 의대정원 확대,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등과 더불어 가장 열심히 일해야 할 의사인력에 공백이 생겼고 정부가 대화를 요청한다고 해서 실망한 의사들이 현장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어떤 수를 써도 향후 5년 이내에 2024년 2월 이전으로 돌아가진 못한다고 본다. 특히 이 사태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데 안타까운 것은 누구도 뒷수습을 하지 않고 결국 다시 의사들이 수습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사고 친 사람은 따로 있는데 결국 의사들이 책임감으로 다시 복귀해야 한다는 점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응급실 현장에 대한 증언도 나왔다. '문제 없다', '의료대란이 아니다'라는 정부의 말과 다르게 실제 의료 현장은 무너지기 일보직전이라는 게 응급실 의사들의 공통된 견해다. 

현장 응급실 의사들을 대신해 이형민 회장은 "버티고만 있는 것이다. 사고만 나지 않게 버티고 있는 것이지 제대로 응급실이 돌아간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응급실 병상이 줄지 않았다는 정부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대부분의 병원들이 병상을 축소했고 병원 자체 역량도 많이 줄어든 상태다. 이대론 정말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속 정부는 문제가 없다며 일부러 시간만 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실제 의료 현장은 매우 심각한 상황인데 이런 상황은 덮어놓고 지지율이 떨어질까 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하루빨리 사태해결을 위한 액션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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