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스태프 의사∙의대생 1000여명 대상 설문 결과 공개…"필수의료 살리려면 수가 및 법적 처벌 문제 개선"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사, 의대생 10명 중 7명이 의대정원 대규모 확대가 강행될 경우 지지 정당을 바꿀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정원 확대가 필수의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데는 대부분의 의사와 의대생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
메디스태프는 5일 회원들을 대상으로 ‘의대정원 확대’를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조사했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총 1077명(의사 720명, 의대생 357명)이 참여했다.
설문 결과, 응답자 중 76%가 의대정원 1000명 증원 시 지지 정당을 바꿀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한 회원은 “정부는 포퓰리즘 정책으로 급한 불을 끄겠다는 생각인 거 같은데, 그나마 유지시켜주던 지지층이 떨어져 나가 오히려 지지율은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응답자의 92%는 필수의료가 현재 위기에 직면했다고 답했으며, 필수의료가 위기에 놓인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필수 의료행위에 대한 낮은 수가(94.6%) ▲의료사고나 의료분쟁의 위험성(90.2%) ▲필수의료에 대한 사회적 존중의 감소(56.8%) ▲과도한 업무 부담(44.2%) ▲미용 시장의 성장(12.4%) ▲의사 인력 부족(5.3%) 순으로 답변이 많았다.
또 응답자의 96%는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정책이 필수의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조건으로 ▲필수의료 행위에 대한 수가 제도 개편(92.7%) ▲필수의료 사고에 대한 현실적 법률 체계화(89.2%)를 선택했다.
이어서 ▲전공의의 제대로 된 수련 환경 조성(21%) ▲지역의사제 등 지역이나 필수의료 종사를 유인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19.9%) ▲의료취약지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 확대(18.8%) 등이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A 회원은 “매년 1% 정도 인상되는 수가, 이는 인플레이션도 따라가지 못하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의사들의 희생과 봉사로 명맥을 유지해온 게 한국 의료계”라며 “이번 정책 추진으로 낙수효과가 타나지 않는다면 결국 정권 탓만 할 것이다. 의전원 실패, 서남대 폐교 등이 그 사례고 이번 의대증원도 또 하나의 실패 사례가 될 것”이라고 했다.
B 회원은 “정원 문제가 아닌 필수의료, 지방의료와 같은 의료인 분배 문제”라며 “정부가 전체 의사 수 부족을 문제로 삼는 건 가장 비용이 덜 들고 손 쉬운 해법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 추진 시 우리나라 의료에 미칠 악영향과 관련 응답자들은 ▲건강보험 재정 악화(77.7%) ▲의료서비스의 질 하락(73.4%) ▲국민 의료비 증가(77.7%) ▲의과대학 쏠림 현상 심화(59.5%) 등을 꼽았다.
C 회원은 “지금의 높은 의대 커트라인으로 학업능력이 좋은 학생들을 뽑아도 커리큘럼 못 따라가고 뒤처지는 유급생들 발생한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의료의 질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의대 정원 확대는 결국 의료 민영화로 가는 길을 가속화한다는 의견도 있다. D 회원은 “의료비의 상승으로 건강보험료가 증가하고 결국 국가 재정으로는 감당이 불가능해 가까운 미래에 의료 민영화가 대두될 것이다. 국민 의료비 부담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라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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