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류마티스학회서 초기 임상 결과 다수 공개…대부분 CRS나 ICANS 같은 안전성 문제 없어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그동안 혈액암에서 사용돼 왔던 CAR-T 세포 치료제가 자가면역 질환 분야로 치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14~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국류마티스학회 연례학술대회(ACR 2024)에서 CAR-T 치료제가 루푸스와 루푸스 신염(LN) 치료에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초기 임상 데이터가 다수 발표돼 관심을 모았다.
흔히 루푸스로 알려진 전신 홍반 루푸스(SLE)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으로 전신에 염증을 일으켜 심장, 신장, 뇌, 신경계 문제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루푸스 진단을 받은 성인의 약 40%가 LN으로 발전하며, LN 환자의 60% 이상이 표준 치료 및 승인된 치료법을 사용한 치료에 실패한다.
현재 치료법은 효과가 미미한데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및 기타 강력한 면역억제제를 만성적으로 투여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LN 환자의 최대 30%는 신부전으로 발전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을 필요로 한다.
초기 단계지만 이번에 발표된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CAR-T 치료를 받은 환자는 면역억제제 치료를 중단하고 임상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트, 플루다라빈 무치료 후 사용하는 완제품 CAR-T FT819로 눈길
페이트 테라퓨틱스(Fate Therapeutics)는 중등도~중증 루푸스 환자를 대상으로 완제품(off-the-shelf) CAR-T 치료제 1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내용은 연구에서 치료받은 첫 번째 환자의 초기 임상 및 중개 데이터다.
FT819는 기억 표현형과 조직 이동을 촉진하는 높은 CXCR4 발현을 가진 CD8αβ+ T 세포로 구성된 완제품 CD19 표적 1XX CAR-T 후보물질이다. CAR-T 치료 전 림프구 감소 화학요법의 일부로 일반적으로 투여되는 약물인 플루다라빈 없는 컨디셔닝과 함께 투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첫 번째 환자는 10년 전 LN을 진단받은 27세 여성으로 플루다라빈 무치료 후 FT819를 단일 용량으로 투여받았다. 6개월 추적 관찰 시점에서 DORIS(SLE의 관해 정의) 임상 관해와 LLDAS(낮은 루푸스 질환 활성도 상태)에 도달했다. 데이터 컷오프 기준 모든 면역 억제 요법을 중단하고 임상 관해 상태로 연구를 계속하고 있으며, 3등급 이상의 이상 반응, 심각한 이상 반응(SAE), CRS, ICANS, 이식편대숙주질환(GvHD)을 경험하지 않았다.
연구 책임자인 미국 네브라스카대병원(University of Nebraska Medical Center) 제니퍼 메들린(Jennifer Medlin) 교수는 "환자는 약물 없이 임상적 관해에 도달했을뿐 아니라 치료를 통해 개선하기 어려운 피로감도 해결했다"면서 "다른 환자에서도 허용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로 유사한 결과가 계속 확인된다면, 완제품 CAR-T 치료제는 가장 아픈 루푸스 환자들에게서 완전히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카발레타 CABA-201, B세포 고갈 후 다시 채워져 면역 체계 재설정 가능성 시사
카발레타 바이오(Cabaletta Bio)는 진행 중인 1/2상 RESET-Myositis, RESET-SLE 및 RESET-SSc 임상시험에서 8명 투약 데이터를 공개했다.
카발레타가 개발한 CABA-201은 4-1BB를 함유한 완전 인간 CD19-CAR T 치료제 로, 1회 주입 후 CD19 양성 B 세포를 일시적으로 고갈시키도록 설계됐다. 현재 류마티스와 신경학, 피부과 등 광범위한 치료 영역에서 평가 중이다.
임상 결과 CABA-201은 일관되고 완전한 B세포 고갈을 유도했으며, 초기 나이브(naïve) B세포가 다시 채워져 면역 체계 재설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활동성 및 난치성 자가면역질환 환자에게 강력한 초기 효능 징후를 보이면서 면역억제제 없이도 임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28일간 추적 관찰 결과 8명 중 5명에게서 모든 등급의 CRS 근거가 관찰되지 않았다. 3명에서 1~2등급 CRS가 관찰됐으나 모두 표준 치료 후 회복됐고, 토실리주맙은 투여되지 않았다. 잠복 감염 가능성을 시사한 첫 번째 LN 환자 이후 어떤 환자에서도 모든 등급의 ICANS의 근거가 관찰되지 않았다.
카이버나 KYV-101, eGFR 안정화하고 신장기능 보존하며 임상적 개선
카이버나 테라퓨틱스(Kyverna Therapeutics)는 KYV-101 목표 용량으로 치료받은 중증 루푸스 신염(LN) 환자의 6개월 추적 관찰 데이터를 보고했다.
KYV-101은 B세포 중심의 자가면역질환에 사용하기 위한 완전 인간 CD19 CAR-T 후보물질이다. KYV-101의 CAR는 내약성을 개선하기 위해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설계했고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한 종양학 1상 임상시험에서 테스트됐다. 현재 미국과 독일에서 류마티스와 신경염증성 자가면역 질환에 대한 1/2상 및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학회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KYSA-1 및 KYSA-3 임상시험에서 목표 용량으로 치료받은 환자 6명의 데이터를 조명했다. 치료 후 6개월 추적 관찰한 환자 모두 여러 주요 임상 지표에서 지속적인 효능과 지속성을 보여줬다. 높은 등급의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RS)이나 면역 효과 세포-관련 신경 독성 증후군(ICANS)은 관찰되지 않았다.
독일 프리드리히-알렉산더대(Friedrich-Alexander-University) 게오르그 셰트(Georg Schett) 교수는 "이번 데이터는 KYV-101 치료가 LN 환자에서 심각한 B세포 고갈을 유도하고 면역 체계를 재설정하며 eGFR을 안정화하고 신장기능을 보존하며 임상적 개선을 가능하게 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면서 "특히 이러한 임상적 혜택은 면역억제제를 중단하고 글루코코르티코이드를 생리적 수준으로 낮추면서 관리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탭메드 T 세포 이중항체 A-319, 빠른 B세포 고갈 및 자가면역 재설정
CAR-T는 아니지만 새로운 T 세포 기반 치료법인 T 세포 이중항체(T cell engager, TCE) 요법도 루푸스에서 자가면역을 빠르게 재설정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중국 아이탭메드(ITabMed)가 개발한 A-319는 B 세포(CD19)와 T 세포(CD3)의 항원을 표적하는 항체로 구성된 이중항체로 B 세포를 고갈시킬 수 있는 CAR-T와 유사한 메커니즘을 가진다. TCE는 조작된 세포가 아니기 때문에 CAR-T보다 더 편리하고 저렴하다.
이번 학회에서는 중등도~중증 불응성 루푸스 환자 6명 데이터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첫 일주일 동안 빠른 B 세포 고갈이 관찰됐다. 환자 1에서 2주째와 4주째 CD19+ B 세포가 기준치의 10% 이상으로 회복됐고, 8주째에는 자가항체 수치가 현저하게 줄었다. 15일째에는 C4 및 IgE 수치가 정상화되고 8주째에는 C3 및 요 총 단백질 수치가 정상화됐다.
모든 환자에서 치료 중 약물 관련 1~2 등급 발열이 발생했으나, CRS, ICANS, 골수 독성, 저감마글로불린혈증 또는 감염을 포함한 다른 약물 관련 이상 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중국 통지의대(Tongji Medical College) 치우바이 리(Qiubai Li) 교수팀은 "A-319는 중증/불응성 루푸스 환자에서 내약성이 우수하며 CRS, ICANS 또는 T 세포 매개 B 세포 고갈 요법에서 흔히 나타나는 기타 안전성 문제 없이 잘 견디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A-319 치료는 빠른 B 세포 고갈, 자가항체 감소 및 장기 기능 개선을 2주 초에 입증했다. 부분적인 B 세포 회복의 근거는 2주째에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A-319가 루푸스 환자의 B 세포 레퍼토리를 정상화해 자가 면역을 빠르게 재설정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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