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6.15 08:10최종 업데이트 24.06.15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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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포드 연구팀 "CAR-T 치료제 이차 암 발생 위험 낮다"…美FDA 경고와 다른 결론

펜실베니아 연구팀 이어 스탠포드 연구팀도 같은 결과…치명적 T세포 악성종양과 CAR-T 관련 없어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승인된 BCMA 또는 CD19 표적 CAR-T 치료제 투여 이차 악성 종양 발생 사례를 확인해 조사에 들어갔다. 치료를 받았던 암과 무관한 T세포 암 진단을 받은 환자에 대한 보고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평가 결과 FDA는 CAR 양성 종양을 포함한 성숙 T세포 악성 종양이 투여 후 수 주 내에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올해 4월 CAR-T 치료제에 박스형 경고문을 업데이트 하도록 했다.

대상 약물은 ▲BMS의 아벡마(Abecma)와 브레얀지(Breyanzi) ▲존슨앤즈존슨(J&J)의 카빅티(Carvykti) ▲노바티스(Novartis)의 킴리아(Kymriah) ▲길리어드(Gilead)의 테카투스(Tecartus)와 예스카타(Yescarta) 등 승인된 CAR-T 치료제 6종 모두였다.

그러나 최근 FDA의 결론과 상반되는 대규모 연구 결과가 나왔다. CAR-T 세포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 이차 악성 종양 위험이 낮고, 치명적인 사례 발생의 경우 CAR-T 치료제와 관련된 면역 억제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스탠포드의대(Stanford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2016년부터 2024년까지 스탠포드 헬스케어에서 치료 받은 환자 72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치료 후 3년 동안 이차 암 발생 위험은 3년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중앙값 6.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암 치료를 위해 CAR-T 치료가 아닌 줄기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다.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DLBCL)으로 치료를 받은 단 1명 만이 CAR-T 치료 직후 치명적인 T 세포 림프종이 급속하게 진행돼 사망했다.

연구팀은 분자, 세포, 유전자 분석을 사용해 전체 환자의 종양, CAR-T 세포 및 건강한 세포를 CAR-T 치료 전후 여러 시점에 비교했다.

분석 결과 이 단일 사례에서 이차 암을 일으킨 T 세포가 CAR-T 치료를 위해 조작된 T세포라는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고 분자적, 유전적으로 구별됐다. 두 림프종 모두 암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엡스타인-바(Epstein–Barr)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고, DNMT3A와 TET2 돌연변이 클론 조혈과 관련 있었다. 게다가 환자는 처음 암 진단을 받기 몇 년 전 자가면역질환 병력이 있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결과는 CAR-T 세포 치료 후 발생하는 이차 암이 T세포의 유전공학 과정에서 키메라 항원 수용체 유전자가 잘못 삽입된 것이 아니라 기저 면역 억제 또는 치료의 부작용으로 인한 것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면역 체계가 손상돼 기존에 존재했지만 이전에 발견되지 않았던 암 세포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 연구의 결론이 FDA의 블랙박스 경고로 촉발된 일부 우려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동시에 이차 암 위험이 높은 치료 대상자를 식별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환자들은 치료를 받은 뒤 더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거나 CAR-T 치료를 시작하기 전 다른 암에 대해 철저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스탠포드암연구소 데이비드 미클로스(David Miklos)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연구자들이 CAR-T 세포 치료 전과 후에 발생할 수 있는 면역 억제에 집중하는 데 도움될 수 있다"면서 "CAR-T 세포 분야가 고위험, 난치성 혈액암 치료에서 위험도는 낮지만 임상적으로 중요한 자가면역질환을 포함한 질환으로 전환함에 따라 암 위험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이해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탠포드암연구소 애쉬 알리자데(Ash Alizadeh) 교수는 "이 드문 사례를 이해하고자 스탠포드에서 CAR-T 치료를 받은 모든 환자를 폭넓게 분석하고 이 단일 사례를 깊게 연구했다"면서 "여러 조직과 시점에 걸쳐 단일 세포의 단백질 수준, RNA 서열 및 DNA를 비교해 치료가 이 환자에게 림프종을 일으킨 것이 아니라 이미 매우 낮은 수준에서 체내에서 생성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알리자데 교수는 "이 치료법은 이차 암 위험이 매우 낮은 생명을 구하는 치료법이다"면서 "문제는 어떤 환자가 더 높은 위험에 처해있는지, 그리고 그 이유를 예측하는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결과는 미국 펜실베니아의대(Perelman School of Medicine at the University of Pennsylvania) 연구팀이 1월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발표한 논문과도 일치한다.

펜 메디슨에서 치료 받은 환자 400명 이상을 분석한 결과 중앙값 10.3개월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이차 암이 발생한 환자는 16명에 불과했고 대부분 피부암과 전립선암, 폐암을 포함한 고형암이었다.

CAR-T 치료 후 이차 폐 종양이 발생한 한 환자에서는 폐 종양 수술 중 제거한 림프절에서 부수적으로 T 세포 림프종도 확인됐다. 분자 분석 결과 이 T세포 림프종에는 CAR 형질전환 유전자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는 CAR 양성 림프종이 아니며 CAR T세포 치료와 명확한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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