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하버드대학교(Harvard University)의 브로드연구소(Broad Institute) 연구팀이 지정된 DNA 사이트에 새로운 유전자 정보를 직접 작성하는 다목적화 및 정밀화된 유전자 편집 방법을 개발했다.
'프라임 편집(prime editing)'이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정확하고 효율적이며 다양한 방법으로 인간 세포를 직접 편집할 수 있어 유전자 편집 범위와 능력을 확대시키고, 알려진 질병 유발 유전자 변이의 89%까지 교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버드대학교 데이비드 류(David R. Liu) 교수팀의 논문 '이중가닥절단(double-strand breaks) 또는 기증자 DNA 없이 찾아 바꾸는 유전자 편집' 초기 버전이 과학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최근 공개됐다.
이 논문에서 연구팀은 이중가닥절단 또는 기증자 DNA 템플릿(templates) 없이 표적 삽입과 결실, 12가지 유형의 점 돌연변이(point mutation)를 포함해 인간 세포에서 175개 이상 편집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분자생명과학의 주요 목표는 어떤 위치에서든 유전자를 정확하게 변경할 수 있는 능력이다. 우리는 프라임 편집이 그 목표에 더 가까워질 수 있게 만들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이렇게 적은 부산물(byproducts)로 이 정도의 다목적성과 정밀성을 제공하는 포유류 세포에 대한 편집 기술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프라임 편집은 RNA를 사용해 인간 세포에서 새로운 DNA 시퀀스(sequences) 삽입을 지시한다는 점에서 이전의 유전자 편집 시스템과 차이를 가진다.
브로드연구소와 MIT, 하버드가 인간 유전자 세포 편집을 위해 활용한 첫 번째 CRISPR(크리스퍼) 도구는 Cas9 단백질이었다. Cas9은 각 DNA 가닥 인근을 절단해 원하는 부위의 DNA를 완전히 절단한다. 특정 위치에서 표적 유전자를 잘라낸 뒤 세포 자체에 의해 지시되는 새로운 DNA를 부위 내로 재조합해 새로운 서열을 추가할 수 있게 한다.
류 교수팀 실험실에서 처음 개발한 베이스 유전자 편집 시스템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Cas9을 화학반응을 일으켜 단일 문자 DNA를 다른 문자로 바꿀 수 있는 단백질과 융합시킨다. 현재 베이스 편집으로 C-to-T, T-to-C, A-to-G, G-to-A 네 가지 유형의 싱글 베이스를 효율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
반면 새롭게 개발된 프라임 편집 시스템은 Cas9을 역전사효소라 불리는 다른 단백질에 결합시킨다. 이 분자 복합체는 편집된 유전자 정보를 유전체에 직접 쓰기 위해 표적 DNA 부위의 한 가닥을 사용한다.
pegRNA라 불리는 새로운 유형의 조작된 가이드 RNA는 프라임 편집기를, 수정된 Cas9이 DNA 한 가닥을 절단하는 대상 부위로 안내한다. pegRNA는 새로운 편집된 서열을 부호화하는 RNA 뉴클레오티드를 추가로 포함하는데, 이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역전사효소는 RNA 확장을 읽고 해당 DNA 뉴클레오티드를 대상 지점에 쓴다.
네이처 논문에서 연구팀은 프라임 편집을 통해 겸상적혈구빈혈증과 테이새스크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를 정확하게 교정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전자에서는 특정 T를 A로 변환하는 것이 필요하고, 후자에서는 유전자의 정확한 위치에서 DNA 문자 4개를 제거해야 한다.
또한 연구팀은 하나의 DNA 문자를 다른 DNA 문자로 대체하거나 최대 44개 DNA 문자 길이까지 새로운 DNA 세그먼트(segments)를 삽입하고, 최대 80개까지 DNA를 정확하게 삭제고, 서로 다른 유형의 편집 방법을 결합하는 것을 포함해 다양한 성공 사례를 보고했다.
류 교수는 "프라임 편집으로 겸상적혈구빈혈증 변이를 정상 서열로 직접 교정하고, DNA를 완전히 절단하거나 DNA 템플릿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서 테이새스크병을 유발하는 4개의 추가 DNA 염기를 제거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 시스템의 장점은 편집된 서열에 제한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추가된 뉴클레오타이드는 pegRNA에 의해 특정되기 때문에 하나의 문자만으로 원래 가닥과 다르거나 이러한 변화의 다양한 조합인 서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구팀과 브로드연구소는 비영리단체 애드진(Addgene)을 통해 벡터를 공유하는 등 학계 및 비영리단체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들 그룹은 라이센스가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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