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의사 수입 정확하지 않은데 모교수의 선동...과거 캄보디아처럼 고소득·전문직 모두 처단하자는 건가
[칼럼] 안덕선 고려의대 명예교수·전 세계의학교육연합회 부회장
[메디게이트뉴스] 의사 수입에 관한 자료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정부나 좌파 학자가 즐겨 인용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는 불완전 자료로 나라별 비교로는 자료간 동등성이 전혀 없어 불가한데도 자료 배경과 한계를 생략한 채 선택적 자료로 국민을 호도하고 있다.
의사의 소득이 가장 높아 보이는 미국을 위시해 중요한 몇 나라는 OECD에 자료 제출도 하지 않고 있다. OECD 국가에 소속되지 않은 중동의 나라들도 빠져 있다. 우리보다 국민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룩셈부르크, 스위스, 미국, 오스트리아, 호주, 캐나다 그리고 일본은 아예 의사 수입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제출한 나라들도 일반의, 전문의, 개원의, 봉직의 등 직군별로 모든 자료가 아닌 편리성에 근거를 둔 몇 개의 직군을 선택적으로 제공하고 있어 OECD 자료는 국가별 의사 수입 비교는 거의 불가능하다.
의료사회주의, 무상의료로 알려진 캐나다 사례를 한번 살펴보자. 캐나다는 국민에게 공신력 있는 보건의료 관련 자료제공을 위해 공적 기구를 설립, 운영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발달된 나라답게 사회적 공적 전문기구인 캐나다건강(의료)정보원(Canadian Institute for Health Information)을 설립해 국민에게 양질의 정보 공개에 앞장서고 있다. 기구를 관장하는 이사회는 연방, 주, 준주 정부와 비정부 보건 단체를 연결하는 16명으로 구성된 이사로 구성됐다. 이사회 구성원은 캐나다의 모든 보건 부문과 지역을 대표하고 있다. 더 좋은 데이터, 더 좋은 결정, 더 건강한 캐나다인이 비전이다.
보건의료에 관련된 모든 의료 시스템의 기능, 그리고 국민 건강의 개선을 가속화하기 위해 실제로 비교와 사용 가능한 알찬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구의 재원은 캐나다 연방정부의 보건부(Health Canada)와 주(Province) 및 준주(Territory) 보건부가 포함된다. 비록 공공재원이 투입되나 기구는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캐나다 보건의료 시스템의 정책 입안자에게 적절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와 분석을 제공하나, 정책에 대한 입장은 내지 않고 철저히 객관적이고 중립성을 강조한다. 국민에게 제공되는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자료는 정권의 눈치를 보며 자료 제한을 하거나 왜곡된 해석도 서슴지 않는 것과 매우 다르다. 공적 기구로서 이데올로기와 증오에 충실한 자료는 얼씬도 할 수 없다.
한 개인의 소득을 정확히, 그리고 정직하게 밝히고 수집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구나 소득은 축소하고 학력은 부풀리고 싶어한다. 소득공개에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부분도 조심해야 한다. 캐나다의 의료는 조세를 바탕으로 국민 모두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다. GDP의 10%이상을 의료비로 사용하고 의사 수는 인구 1000명당 2.7명이다. 개원의는 소규모 자영업의 형태를 취하고 있고 행위별수가제도 혹은 대체지불(Alternative Payment Plan)제도 방식에 대한 선택은 의사의 자유다.
대체지불제도는 월급제(salary), 세션별 지불(시간 또는 일 단위), 등록 환자수당 집단관리제와 임상 이외의 교육, 연구, 행정 서비스에 대한 묶음지불(Block funding) 모두를 포함한다. 여하튼 총임상지불금(Gross Clinical Payment)은 정부가 의사에게 지불하는 금액인데 자영업 의사는 간접비(예: 임대료, 직원 급여, 장비, 보험) 및 기타 공제를 제하고 나머지가 의사의 순 임상 수익이다.
의사 수입에 대한 신뢰할 만한 캐나다 공적기구(CIHI)의 자료는 임상과목별, 지역별, 그리고 전일제환산, 소득 분포 자료를 아주 자세히 제공하고 있다. 자료 수집에 대한 노력과 정확도가 놀랄 만한 수준이다. 이 자료를 이용해 인베스티드 엠디(Invested MD)가 분석한 과목별 평균은 아래의 도표와 같다.
캐나다 의사들의 평균 수입
정신과
319
산부인과
473
가정의학
332
정형외과
508
재활의학과
341
성형외과
514
신경과
357
이비인후과
523
소아과
362
외과
540
피부과
457
비뇨기과
572
내과
465
신경외과
602
소화기내과
493
흉부외과
671
심장내과
532
안과
880
2021년 캐나다 의사 연봉 평균 38만7756캐나다달러 (한화 3억8054만원)
자료=인베스티드 캐나다, 안덕선 교수 재가공
각 전문과목은 세부 전문과목까지 포함하지 않았고 외과계, 내과계 각 10개과가 표본이 됐다. 실제 캐나다 의사 수입에 대한 매우 근접한 자료일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의료 외 부수입은 제외된 금액이다.
2021년 캐나다 전체 1인당 의사 평균소득은 한화 3억 8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과 계열보다 외과 계열이 높고 안과는 8억원대 소득이다. 필수의료 붕괴 조짐은 없다. 마취과는 너무 적은 수의 의사가 있는 지역적 불균형으로, 소수 의사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자료 제공을 하지 않았다.
캐나다 의과대학은 전문대학원제도이고 가정의학은 2년이다. 전문의 과정은 4~6년 정도로 빠르면 30대 초반부터 연 수입 3억8000만원이 넘을 수 있다. 이 자료에도 기본적 의료형태인 공보험에 의한 의료 이외의 다른 업무에 의한 부수입은 포함되지 않았다. 개인정보 침해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의사 개인으로서 소득은 더 높을 수 있다. 캐나다 응급의학과 의사와 통화해보니 연 40만 달러 정도의 수입에 세금 등으로 실소득은 절반 정도로 봐야 한다고 전해진다. 특이하게도 정부는 의사의 재산 보전을 위해 개원의에게 가족 단위 소법인을 만들 수 있도록 했고, 이 제도 역사 의사의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캐나다 의사는 이웃인 미국 의사에 비해 적은 소득이 불만일 따름이라고 한다.
최근 언론에 우리나라 의사 소득이 3억~4억원쯤 되는데도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의사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쳐야 한다는 기사가 실제로는 그에 훨씬 못미치는 임금을 받는 의대 교수들을 공분하게 만들고 있다. 학자가 정확한 자료가 아닌 선동적 편향적인 자료를 선택 인용하는 것은 극히 경계해야 하는데도 학구적 표준(Scholarly standards)이 의심된다. 자료 해석에 평등 민주주의 이데올로기와 증오가 단단히 담겨져 있는 듯 보인다.
좀 더 나아가면 아마도 과거 캄보디아처럼 고소득자, 전문직 모두를 처단해야 할지도 모를 지경이다. 훌륭하신 교수들의 주장대로라면 아마도 캐나다 대부분의 의사는 국민만 바라보고 고소득을 올리려는 버릇부터 고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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