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3.04 18:14최종 업데이트 25.03.04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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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원로들 "의료 붕괴 심각…내년 정원 동결하고 의정 대화해야"

4일 호소문 발표…"2027년 이후 정원은 의료계와 협의해 구성한 기구서 결정하고, 의학교육 전폭적 지원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료계 원로들이 2026년 의대정원 3058명 동결을 통해 의정 갈등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정부와 의료계에 호소하고 나섰다.
 
대한의학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한국의학교육학회 등의 회장, 이사장을 지냈거나 의대 출신 대학 총장을 역임한 의료계 원로들은 4일 ‘의학교육 정상화를 바라는 의료계 원로들의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정부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 정책에 따른 대규모 학생 휴학과 전공의의 사직으로 인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붕괴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로 세계 수준의 대한민국 의학 학문 발전과 연구가 심각하게 위축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가의 의료 경쟁력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위기를 느낀다”며 “지금까지 어렵게 쌓아온 대한민국 의료의 성과는 의료계와의 소통 부재 속에 과학적 근거를 무시하고 추진된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이라는 일방적 정책으로 인해 급격히 추락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2025년에도 학생과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는다면 2년째 의사 배출이 이뤄지지 않게 되며, 증원과 휴학으로 누적된 학생들로 인해 정상적 의대 교육이 불가능해질 우려가 크다”며 “이미 이 위기는 현실이 돼가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정책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더 이상 미루게 되면 이는 단순한 의사 수급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근본적 의료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한다”며 “우리는 조속히 정부와 의대, 의료계가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충심으로 당부한다”고 했다.
 
이에 원로들은 ▲2026년 의대정원 3058명으로 설정 ▲2027년 이후 의대정원은 의료계와 협의해 구성된 합리적 기구에서 결정 ▲정부의 의학교육에 대한 전폭적 지원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이미 시스템 붕괴의 길로 들어선 대한민국 의료를 제자리로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더 이상 지체할 여유가 없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정부와 의료계가 합심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의학교육 정상화를 바라는 의료계 원로들의 호소문[전문]
 
우리는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정책에 따른 대규모 학생 휴학과 전공의의 사직으로 인한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의 붕괴에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대한민국 의료는 전 세계에서 손꼽히는 높은 수준을 자랑하며, 그동안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며 국민의 건강을 지켜왔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도 헌신적인 의료진의 노력과 그동안 쌓아온 학문적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 바로 대한민국 의료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세계 수준의 대한민국 의학 학문 발전과 연구가 심각하게 위축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국가의 의료 경쟁력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큰 위기를 느낍니다.
 
의료는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국가의 근본이며, 정책은 긴 안목으로 수립하고 추진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어렵게 쌓아온 대한민국 의료의 성과는 의료계와의 소통 부재 속에 과학적 근거를 무시하고 추진된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이라는 일방적인 정책으로 인해 급격히 추락하고 있습니다. 2025년에도 학생과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는다면 2년째 의사 배출이 이뤄지지 않게 되며, 증원과 휴학으로 누적된 학생들로 인해 정상적인 의대 교육이 불가능해질 우려가 큽니다. 이미 이 위기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정책의 결정을 미루고 있습니다.
 
더 이상 미루게 되면 이는 단순한 의사 수급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근본적인 의료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조속히 정부와 의과대학, 의료계가 긴밀히 협력하고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충심으로 당부합니다.
 
1. 2026년 의과대학 정원을 2024년 정원(3,058명)으로 설정하고, 진정성 있게 의료계와 적정 의대정원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2. 2027년 이후 의과대학 총정원은 반드시 의료계와 협의하여 구성된 합리적인 기구에서 결정되어야 합니다.
3. 의학교육과 의사 수련의 질을 유지하고 향상시키기 위해 정부는 의학교육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책을 즉시 마련해야 합니다.
 
이미 시스템 붕괴의 길로 들어선 대한민국 의료를 제자리로 되돌리기 위한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더 이상 지체할 여유가 없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정부와 의료계가 합심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실 것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요청드립니다.
 
2025. 3. 4.
 
대한의학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한국의학교육학회 역대 회장, 이사장 및 의대 출신 역대 대학 총장 일동
 
- 김건상, 김동익, 김병길, 김성덕, 김한중, 박정한, 서덕준, 이영환, 이윤성, 임정기, 장성구, 전우택, 정남식, 정명현, 정성택, 정지태, 한희철 -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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