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경북의대 전신인 대구의학강습소로부터 개교 100주년이 되는 해다. 경북의대는 한 세기 동안 훌륭한 의료인과 의학자를 배출한 한국의 대표적인 명문 의학 교육 기관으로 자리매김했으며, 지금까지 배출된 9000여명의 졸업 동문은 환자 진료 및 의학 연구에 매진해 국내외 의료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북의대는 2023년 8월 27일부터 9월 3일까지 100주년 기념주간으로 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메디게이트뉴스는 경북의대 100주년 기념사업 준비위원회와 함께 지나온 100년을 기념하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릴레이 칼럼을 게재한다.
경북의대 100주년 준비위원회 행사위원장을 맡은 안과학교실의 박동호입니다. 기념비적인 경북의대 100주년 행사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경북의대는 1923년 9월 1일 관립 대구자혜의원 부속 사립대구의학강습소의 문을 연 후, 학교는 대구의학전문학교와 대구의과대학을 거쳐 영광스러운 대한민국 국립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으로 성장해 한 세기동안 한국의료의 큰 산이 됐습니다. 경북의대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고 새로운 100년의 첫 시작을 여는 시점에서 많은 행사들을 준비해왔는데 그 중에 8월 31일(목)에 개소식을 가지는 경북의대 100주년 기념관은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를 설립하기 위해 많은 동문들은 물론 씨젠의료재단과 삼광의료재단에서 고액의 발전기금을 내주셨고, 로디자인에서 설계 및 공사를 열성적으로 맡아 해주셨으며, 의료인문·의학교육학 교실 최은경 교수께서 내용 구성을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주셨습니다.
100주년 기념관의 핵심 키워드는 “경북의대, 한 세기를 걷다” 입니다. 1923년 대구의 중심부에 의학강습소가 수립되면서 한강 이남에 근대의학교육의 첫 씨앗이 뿌려졌습니다. 내과, 외과 등 임상의학뿐만 아니라 해부, 병리 등 기초의학을 교육받았고 1927년 한국인 22명을 포함한 첫 졸업생을 배출했습니다. 1933년 완성된 학교 본관에서 체계적인 의학 교육과 실험 연구의 전통이 수립됐습니다. 해방 이후 전쟁의 혼란 속에서도 선진의학기술을 부지런히 익히고 도입하며 성장했고, 한강 이남 최고의 의학교육과 연구의 중심으로 우뚝 섰습니다. 2010년대에 이르러 칠곡에 학정동 캠퍼스를 엶으로써 다시 한 번 도약할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여기에 학교 구성원과 9100여 명의 동문, 그리고 대구경북 지역민이 함께 엮어낸 한 세기, 그 기억을 펼칩니다.
100주년 기념관은 크게 4개의 전시실로 구성돼 있습니다.
제 1 전시실은 ‘한 세기, 기억 속으로(A Century-Long Journey Toward Excellence)’이란 제목으로 영상과 사진으로 입체적으로 구성하고 있습니다.
제 2 전시실은 ‘한 세기, 길이 되다- 경북의대가 걸어 온 길(A Century’s Extraordinary Journey of KNU School of Medicine to a Dream)’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이 한 세기 동안 걸어온 길을 함축적으로 보여주고자 합니다.
전시는 크게 세 기간으로 나눠져 있는데, 첫째는 도립의학교육기관의 시작 (1923~1945년)입니다. 1923년 7월 23일 대구자혜의원 부속 사립의학강습소가 강습기간 3년으로 설립 인가되고 같은 해 9월 1일 개소함으로써 한강 이남에서 근대의학교육의 터전이 시작됐습니다.
이듬해 경상북도립 대구의학강습소로 승격됐고 1926년 4년 과정으로 개편됐으며, 1927년 7월 9일 한국인 22명을 포함한 29명을 첫 졸업생으로 배출했습니다. 학교 건물 신축을 위한 기부금 모집 등 지역민들의 도립의학전문학교 승격 운동에 힘입어 1933년에 마침내 도립대구의학전문학교로 승격됐습니다. 1931년 11월 21일 먼저 건평 92평의 목조건물인 해부실과 건평 48평의 강의실이 준공됐습니다. 본관건물은 1932년 11월 20일 착공식을 거행한 후 1933년 10월 31일 준공됐으며, 12월 17일 낙성식을 거행했습니다. 도립대구의학전문학교로 승격되고 본관이 신축되면서 여러 교실이 출범했고 독자적인 연구 실험 교육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둘째,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으로 새 출발하는 시기(1945~1979년)입니다. 광복 후, 1945년 11월 대구의학전문학교는 도립 대구의원을 부속의원으로 하며 공식 개교했고, 1946년 9월 단과대학으로 승격해 대구의과대학이 됐습니다. 1952년 5월 28일, 도립 대구의과대학과 국립 대구농과대학 및 대구사범대학이 합쳐지며 국립 경북대학교가 개교했고, 부속병원은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으로 명칭이 변경됐습니다. 1953년 4월 의과대학 의예과가 문리과대학 의예과로 이관습니다. 이로써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의 기본 토대가 완성됐습니다. 또한 1954년부터 UNKRA(유엔한국재건단), 스위스 적십자사 의료사절단, CMB(China Medical Board) 등에서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지원했으며 이는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의 전후 복구와 성장의 기틀이 됐습니다.
셋째, 세계로 도약하는 시기(1980~2023년)입니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신관 건축은 1981년 학생회관 건설, 1986년 신관 북편 완성 등으로 크게 시설 개선이 이뤄집니다. 또한 1991년 국립대학교병원 설치법이 제정됨에 따라 임상교수요원을 둘 수 있게 되어 교수 역량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1996년부터 시작된 칠곡캠퍼스 신설은 2011년 칠곡경북대학교병원 개원, 2013년과 2017년에 학정동 캠퍼스 의생명과학관 1호관과 2호관 건설 등으로 결실을 보았습니다. 한편 전국적인 의학전문대학원 개편 움직임에 따라 경북의대도 2006년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를 도입했으나 애초 취지에 맞지 않아 2017년 경북의대로 복귀하였습니다. 교과중심교육과정이 아닌 학생중심교육과정으로의 개편이 강화된 것 역시 이 시기입니다.
제 2 전시실에는 이 같은 시기 구분에 따른 내용과 사진, 영상 자료, 그리고 주요한 물품을 전시하고자 합니다. 현재 전시 준비 중인 주요한 물품으로는 1935년 대구의학전문학교 병리학교실 소장 현미경, 1945년 해방 후 대구의학전문학교 인계서, 1949년 소조직학 교과서, 1956년 조준승 교수님 졸업증서, 1960년대 CMB 지원 생리학교실 소장 조직분쇄기 등이 있습니다.
제 3 전시실은 ‘한 세기의 발자취, 교육 연구 학생(A Century’s Footprints in Education, Research, and Students)’의 제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크게는 교육, 연구, 학생의 세 영역을 다룹니다.
‘교육’ 부분에서는 1931년부터 시작된 기초의학 실험실습과 해부제, 학용환자 실습으로 시작된 임상실습과 PK, 교과중심교육과정에서 학생중심교육과정으로의 변화, 신축강의동, 임상수기센터, 의학교육센터 신설 등 교육 인프라 및 환경의 확충에 관한 내용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연구’ 부분에서는 중앙전자현미경실과 기초의학연구소 등 초창기 의과대학 연구소, 생명의학연구소(원)의 설립과 대규모 첨단 의생명과학연구 선도에 관한 이야기, BK21 사업 수행 및 연구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학원 의과학과 개설 등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학생’ 부분에서는 대표적인 학교 축제라 할 수 있는 행운제, 1959년부터 이어져 온 의과대학 교우지 행운과 행연의 이야기, 시대별로 주안점이 달라진 채 설립된 학생동아리, 무의촌 진료봉사활동으로 시작돼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의료봉사 전통을 다루고 있습니다.
제 3 전시실은 교육, 연구, 학생의 다채로운 면모를 보여줄 수 있는 전시 물품을 전시할 예정이며 1950년 생화학실습서, 김두희 교수님 해부학수업 노트, 조준승 교수님 자습서, 2001년 PBL 교재, EXIM 지원 현미경, 1970년대 도입 전자현미경 조직절편기, 1999년 경북의대-하마마쯔 의대 협약 증서, 행운-행연 창간호, 반야회 40주년 기념 CD 등이 있습니다.
그 외 동문들의 저서를 진열하는 ‘행림(杏林)이 만든 또다른 숲, 서림(書林)’ 코너, 이번 백주년 사업에 흔쾌히 중요한 자료와 기금을 쾌척하신 따님의 뜻을 기린 김덕용(대구의전 3회) 기념 코너, 한국의 격동기에 교문을 지킨 대구의과대학 교문석을 전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제 4 전시실은 ‘명예의 전당: 당신을 기억합니다(The Greatness of Hall of Fame-Being a Part of Something Greater!)’라는 제목으로 화사한 창호지 곳곳에 명예로운 이름을 수놓을 예정입니다. 역대 안행대상 수상자, 6.25 참전 전몰 학우, 경북의대 100주년 기념 발전/후원 기금 기부자 명단 등이 전시실 벽에 채워질 것입니다.
지나온 한 세기의 발자취를 뒤돌아보고 미래 100년을 꿈꾸는 기념행사에 준비위원회 일원으로서 직접 참여할 수 있어 경북의대 동문으로서 가슴 벅차고 대단히 자랑스럽습니다. 자랑스러운 경북의대 100주년을 기념하고자 8월 27일부터 '경북의대 100주년 기념주간'이 시작되고 9월 2일(토)에는 개교기념식 및 동문의 밤 행사가 있습니다. 특히 8월 31일(목) 오후 4시 30분에는 ‘경북의대 100주년 기념관 개소식’이 열리니 역사적인 한 발짝 디딤에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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