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한방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이 11월부터 시행되는 가운데, 첩약이 표준화되지 않았고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대상은 건강보험에 가입돼 있는 외래환자가 안면신경마비, 뇌혈관질환후유증(만 65세 이상), 월경통 질환 치료를 위해 한의원에서 첩약을 처방받을 경우 적용된다. 시범기관은 규격품 한약재 사용, 조제 내역 공개 등 신청 조건을 충족하는 한의원에서 진찰·처방 후 첩약을 직접 조제하거나 약국·한약국에서 한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조제할 수 있다.
수가는 진찰비 포함 총 10만8760원~15만880원 수준(10일분 20첩 기준)으로 환자 1인당 연간 최대 10일까지 본인부담률 50%가 적용돼 환자 부담금은 5만1700원~7만2700원이다. 다만 급여범위 초과 시 전액 환자 부담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정숙 의원은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정감사에서 “한방 첩약 급여화에 무려 건보 재정 1500억원이 소요되는데,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겠다고 한다”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첩약 급여화에 무려 1500억원이나 쓰면서 시범사업을 진행하면서 검증하겠다는 것이 정상적인 약가 정책이라고 보는가. 정말 말도 안 된다고 본다”라며 “수많은 의약품과 의료기기가 안전성, 유효성, 경제성 입증하기 위해 관계당국이 많이 노력을 한다. 하지만 한방 첩약은 급여화 이후에 검증한다면 국민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서 의원은 “첩약은 일반적인 약이 아니다. 들어가는 함량은 물론이고 조제과정에 따라 유효성분이 달라질 수 있다”라며 “마황에 대한 연구자료를 보면 끓는 시간에 따라 유효성과 함량이 다르다. 한의원들끼리 사용하는 용량이 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첩약이 급여화가 된다면 과연 이것이 동일한 성분과 효능을 갖고 만들어낼 수 있을지가 의문이다”라며 “건보 급여를 위해 반드시 이를 확인해야 한다. 원외탕전실이 100여개가 있는데 보건복지부의 인증을 받은 곳은 8개에 불과해 동일한 첩약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첩약 급여화가 급해도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범의약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라며 "국민건강의 위해를 가할 수 있고 건보재정에도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무책임한 첩약 급여화 사업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첩약을 표준화해서 어떤 첩약을 처방하면 적어도 동일한 성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현실적으로 첩약 급여화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결정사항이고, 건보공단은 건정심 결정에 참여한 한 참여자로 있다. 이 문제를 다시 이야기하려면 건정심이 재결정을 해야 하는 난점이 있다”고 말했다.
심평원 김선민 원장은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탕전실 운영기준 충족 여부에 대한 점검방안을 마련하고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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