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 가천대 이길여 총장 의대생들에 학업 복귀 호소…정작 가천대 의대생들 반응은 '싸늘'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산부인과 의사 출신인 가천대학교 이길여 총장이 의대생들에게 학업 복귀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길여 총장은 8일 가천대 의과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의대증원에 반대해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을 향해 ‘사랑하고 자랑스러운 가천의 아들, 딸들에게’라는 제목의 공지글을 올렸다.
이 총장은 “지금 길을 잃고 고뇌하고 있을 여러분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며 학생들에게 강의실로 돌아와 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의사라는 직업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에 정말 숭고하다. 선망의 대상인 동시에 사회의 존경과 사랑을 받지만, 무거운 사회적 책임 또한 뒤따른다”며 “여러분은 그 숭고한 의사의 길을 선택했고,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라도 환자를 포기해서는 안 되며 환자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나의 희생도 감수하는 것 또한 의사의 숙명이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의 상황이 너무 혼란스럽고 고통스럽겠지만, 6.25 전쟁 당시 포탄이 날아드는 교실에서도, 엄중한 코로나 방역 상황에서도 우리는 책을 놓지 않았다”며 “그 어떤 상황에서도 배움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이번 사태는 정부와 의료계 선배들이 지혜를 모아 최선의 결과를 도출할 것이다. 그것을 믿고 여러분은 이럴 때일수록 학업이라는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강의실로 돌아와 학업을 이어가면서 여러분의 의견을 개진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오늘의 상황은 우리나라의 의료환경을 한 걸음 더 도약시키는 의미있는 성장통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이 강의실로 돌아올 때 지금 하루하루 위급상황에서 노심초사하며 절망하고 있는 환자와 그 가족, 국민 모두 작은 희망을 품게 될 것이다. 여러분을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이 총장 명의의 공지에 대해 의료계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가천의대는 전국 의대 중 2025학년도 정원 증가율이 충북의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데다, 가천대가 이같은 사실을 홈페이지를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가천대는 지난달 20일 정부의 대학별 의대정원 배정 발표 직후 홈페이지에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배정 수도권 1위”라며 다른 수도권 소재 의대들의 정원과 가천의대 정원을 비교하는 팝업을 올렸다.
실제 가천의대 정원은 기존 40명에서 2025학년도부터 130명으로 90명 늘어난다. 수도권에서 가장 큰 증원 폭(증가율 225%)으로, 전국적으로 살펴봐도 충북의대(49명→200명·증가율 308%)에 이어 증감률이 위에서 두 번째다.
이 총장의 복귀 호소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가천대 의대생은 “학생들 반응은 대체로 차가운 것 같다. 대부분 보자마자 어이가 없었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며 “의료계의 큰 어른으로서 사태 해결에 앞장 서주지 않는 게 너무 서운하고 화가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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