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9.01 07:12최종 업데이트 22.09.0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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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키스탄 의료진 눈에 비친 '한국'…선진 의료 시설과 장비 갖춘 부러운 나라

보건행정과 화상치료 연수 받은 의료진 18명...현대화된 건물과 시설, 효율성과 전문성 갖춘 시스템에 감명

보건복지부 응급의료와 국제협력부 아사툴로 샤라포브(Asatullo Sharapov) 수석전문위원.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공적개발원조(ODA) 중점협력국가로 선정된 중앙아시아 국가, 타지키스탄 의료진의 눈에 비친 한국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변모한 한국은 이제 선진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다른 국가가 선망하는 국가가 됐다.

최근 타지키스탄 의료진이 재단법인 베스티안재단의 ‘선진 보건행정과 화상치료 연수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코이카(한국국제협력재단, KOICA)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연수는 8월 22일부터 9월1일까지 10박 11일 동안 진행됐다. 

베스티안재단은 2020년부터 타지키스탄 의료진을 위한 3개년 교육 계획을 세웠으나, 2020년은 코로나19로 취소됐고, 2021년은 비대면 온라인 연수로 대체됐다.

3년 만에 한국에 직접 방문할 수 있게 된 타지키스탄 의료진은 타지키스탄 보건복지부 응급의료와 국제협력부 아사툴로 샤라포브(Asatullo Sharapov) 수석전문위원, 두산베 3병원 드자하세드 마드자히토브(Dzhamshed Madzhitov) 병원장 등 타지키스탄 보건복지부, 도시병원, 지역병원 등에서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 총 18명이었다.

처음 한국을 방문하게 된 타지키스탄 의료진은 한국의 뛰어난 의료 술기뿐 아니라 한국의 현대화된 의료 시설과 시스템에도 큰 감명을 받았다며, 고국에서 한국식 의료시스템을 시험해보고 싶다고 감사를 전했다.​

타지키스탄 의료진 중 아사툴로 전문위원과 함께 카지키스탄 의료수준의 현재와 이번에 교육을 받은 내용 등에 대해 알아봤다. 

소련 독립 후 내전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 겪어 코이카 지원받아 베스티안 재단 병원 연수
 
베스티안 병원으로부터 연수를 받고 있는 타지키스탄 의료진. 사진=베스티안재단

우리나라 사람에게 아직은 생소한 나라인 ‘타지키스탄’은 한반도의 1.4배의 영토를 가지고 있는 중앙아시아 국가로,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공화제 국가다.

독립 이후 의료분야에서도 개혁이 이뤄졌지만, 1992년 내전 등으로 개혁은 더디게 진행됐다. 이런 상황에서 타지키스탄은 경제 규모 세계 157위(2022년 기준)로, 구소련에서 독립한 나라 중 가장 가난한 나라라는 오명을 얻었다.

아사툴로 전문위원은 이런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최근 타지키스탄은 정부 중심으로 의료 분야에 민간 분야의 개방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지키스탄은 2021년 우리나라의 ODA(공적개발원조) 중점협력국가로 선정됐고, 최근에는 타지키스탄에 코이카 사무소가 개설되며 양국간의 협력이 급물살을 탔다.

베스티안재단은 국내 선진 의료시스템을 배우고 싶어하는 타지키스탄 의료진을 위해 서울, 오송, 부산 3곳에 위치한 화상전문병원을 방문하는 일정을 통해 화상치료 교육과 보건분야 교육, 산업시찰과 문화탐방을 준비했다. 문덕주 병원장과 김정태 센터장을 중심으로 급성기 화상치료 분야와 화상재건 분야의 교육을 진행했고, 전후완 진료부장은 화상치료 실제경험을 위주로 강의를 진행했다.

환자 위한 입지와 디자인 갖춘 병원, 효율성과 전문성 갖춘 의료 장비와 시스템에 감명
 
베스티안 병원으로부터 연수를 받고 있는 타지키스탄 의료진. 사진=베스티안재단

아사툴로 전문위원은 한국 의료진의 훌륭한 의료 술기를 배울 수 있는 기회가 굉장히 유익하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과 오송, 부산 3개 병원을 탐방하며 부러움을 느꼈다고 했다.

아사툴로 전문위원은 “병원 위치에서부터 인상이 깊었다. 한국은 환자의 접근성이 좋은 곳에 병원이 있어 환자를 빨리 이송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병원을 지을 때부터 환자 이송을 고려한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자체가 모두 환자를 중심으로 편리하고 안전하게 디자인돼 있었다. 병원 어느 곳을 가도 깨끗하고 깔끔했다. 환자를 위해 자동으로 침대 높낮이와 각도를 조절하는 시스템을 우리나라에도 도입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아사툴로 전문위원은 환자 진료에 효율성과 전문성을 더하는 각종 의료 장비와 시설, 시스템도 기억에 남는다고 꼽았다.

그는 “중환자실 간호사 스테이션에서 간호사들이 여러 명의 환자를 한 번에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면서, “우리나라는 의료진이 부족해도 의료 장비나 시스템이 없어서 간호사 1명이 1명의 환자밖에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사툴로 전문위원은 “한국의 전자차트도 기억에 남는다. 환자나 가족에게 물어보지 않아도 여태껏 환자의 진료 상황을 알 수 있어 효율적이었다”며 타지키스탄에는 없는 한국의 선진 시스템에 대한 부러움을 숨기지 않았다.

이제 한국에서는 당연한 의료 시설과 시스템이 개발도상국인 타지키스탄에게는 새롭고, 부러운 선진 시스템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이다.

타지키스탄, 지속적인 한국과의 교류 협력으로 의료 선진화 기대
 
타지키스탄 의료진 초청 연수 수료식. 사진=베스티안 재단

아사툴로 전문위원은 이렇게 보고 느낀 것들을 타지키스탄에 적용하기 위해 한국과의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환자 안전을 위한 시설과 장비들을 생산하는 업체와도 관계를 맺어 국내에 도입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번 연수가 베스티안 병원에서 이뤄진 만큼, 아사툴로 전문위원은 타지키스탄의 화상 치료를 개선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화상과 재건을 치료하는 시스템이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새로운 병원을 건설하거나 오픈할 때 한국의 병원 구조 시스템을 많이 참조할 것이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방적으로 원조를 받는 것에서 나아가 한국과의 의약품 생산에서 협력 가능성도 언급했다. 아사툴로 전문위원은 “우리나라는 높은 산이 있어서 고도가 낮은 지역에서 자라지 않는 천연 약초들이 많다. 이런 약초 리스트를 한국에 보내면, 새로운 의약품 개발 연구 등에서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제안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한국과의 교류 협력을 통해 타지키스탄의 의료 수준도 선진국가 수준으로 도달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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