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의 시대', 미래에는 통합하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만들기 어렵다는 예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의학의 폐쇄성과 정체성을 개선해야 융합의학의 미래가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융합의학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학문과의 연계, 다학적 교류뿐 아니라 의학 내 세부분과 간에도 협업이 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는 11일 '융합의 시대,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다가오는 융합의 시대를 맞춰 의학 분야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미래를 대비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고려대의대 안덕선 교수(사진)는 "융합의 시대가 다가오며 관심이 고조되고, 의학에서도 성장 동력으로 융합의학을 논의하고 있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폐쇄성은 융합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임상, 기초, 의국, 교육, 연구 등 모든 부분에서 분절화가 분명하며, 병원과 대학 간에도 분리된 사고를 하고 진료에서도 분절현상이 있다고 것이다.
더불어 직종 내 종족주의가 크고, 서로가 융합하기보다는 분절돼 있어 의학을 다른 학문과 융합하기도, 의학 내에서 융합을 이루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안덕선 교수는 "이런 폐쇄성은 반근대화, 탈근대화와는 먼 이야기처럼 보여 융합의학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세대의대 송시영 교수도 "우리 문화적 측면에서 봐도 그룹 활동은 잘 안되는 것 같다"면서 "융합의학도 혼자 하는 것보다 함께 같이 하는 것이 결실이 크다는 것에 믿음을 두고, 고지식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함께 융합의 의미로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가 적고, 편협한 시각에서 각자의 분야에서의 학문적 연구만 시행하는 점, 연구비 확보를 위해 타 학과나 분과와 갈등을 겪고 서로 감정이 상하는 일이 잦은 점 등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송시영 교수는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우리끼리의 경쟁, 병원이나 대학 안에서 과별로 경쟁 하지 않고 세계 속에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융합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융합의학을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도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덕선 교수는 "의사의 교육 또한 융합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지만 분절되고 정체된 교육과정은 협력과 협동에 취약한 좁은 시야의 의사를 만들고 있다"면서 개선의 필요성을 환기시켰다.
이에 안덕선 교수는 정부에서 전공의를 교육할 만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현재 우리 전공의나 전문의만 봐도 너무 임상에만 몰두해 있다"면서 "융합의학을 위해서는 기초의학 등 여러 교육이 필요하지만 이를 정부에서는 전혀 지원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병원에서 월급을 주는 형식으로는 전공의가 임상에만 얽매이게 되지만 실제로는 교육과 같은 비임상적인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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