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진단업체들 "자칫 절차상 혼선 발생 가능성, 씨젠 등은 이미 실험실 인증으로 미국 수출중"
국내에서 개발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사전승인'을 받아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상 이는 정확한 표현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일부 업체들은 이미 실험실인증을 통해 활발히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지난 28일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코로나 19 국산 진단키트 3개 제품이 FDA의 사전승인을 획득했다고 발표했다.
외교부는 "FDA 사전승인이 이례적으로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진 것은 지난 3월 24일 한미 정상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우리 국산 진단키트의 지원의사를 표명하면서 FDA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즉시 승인되도록 관심을 가지겠다고 한 데 따른 후속조치의 결과"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양 정상통화의 후속조치 이행을 위해 외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가 해당 업체들과의 협조를 바탕으로 미국측과 긴밀하게 협의해왔다"면서 "향후 미국 측의 구매기관과 우리 기업들간 협의가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진단업계에 따르면 일부 국내 업체가 이미 미국 등에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으며, '사전승인'이라는 절차가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업체 씨젠은 FDA 허가를 받지 못했지만, 미국실험실표준인증(CLIA·Clinical Laboratory Improvement Amendments) 인증을 받은 연구소를 통해 미국에 수출 중이다. CLIA는 미국 내 임상 검사에 쓰이는 모든 진단기기 및 실험실이 필수적으로 받아야 하는 것으로, 질병의 진단, 예방, 치료를 목적으로 임상검사를 수행하는 실험실에 대해 검사의 정확도, 신뢰성, 적절성 등을 검증하는 미국의 표준인증제도다.
또한 일부 업체들은 EUA를 신청했지만 아직까지 미국으로부터 결과를 통보받지 못했으며, 외교부의 사전승인 발표가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단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국내 진단업체들이 받은 것은 사전 승인이 아닌 'pre-EUA'번호이다. EUA는 긴급사용승인(Emergency Use Authorization)으로, 기존 검사기간과 절차를 줄여 진단키트를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라고 말했다. pre-EUA 번호는 EUA로 가기 위한 절차상 사전에 부여되는 것으로, FDA 사전승인이 아니라 국내 3개 업체가 미 연방정부에 제품을 조달하는 절차에 돌입했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한편 우리나라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제품은 코젠바이오텍, 씨젠, 솔젠트, SD바이오센서, 바이오세움 등이며, 식약처로부터 코젠바이오텍, 씨젠, 에스디바이오센서, 솔젠트, 피씨엘, 랩지노믹스, 캔서롭 등 국내업체가 개발한 코로나19 진단시약이 수출용 허가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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