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05.15 06:26최종 업데이트 17.05.15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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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의사가 새 정부에 소망하는 것

의료인이 자존감을 가지고 진료할 수 있기를

[칼럼] 김효상 재활의학과 전문의

사진: 더불어민주당 제공

새 정부가 출범하고 사회 각계의 여러 분야에서 기대하는 바들이 매우 클 것이라 생각된다. 평범한 의료계의 일원으로서 새 정부에 바라는 작은 소망들을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의사들이 자존감을 가지고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를 소망한다.

자고 일어나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의사 관련 규제와 법안에 환자를 보면서도 규제를 받기 위해서 의학 공부를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곤 한다.

의사들이 뭘 그렇게 잘못 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의사들이 기득권이라는 인식 아래 규제와 처벌하는 법안들만 난무하는 현실 속에서 자존감과 진료에 대한 열의는 떨어져만 간다. 의사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진료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라는 당연한 사실을 한번 더 말하고 싶다.
 
의료 시스템을 합리적으로 정비하고 국가의 책임과 역할이 커지기를 소망한다.

우리나라는 전국민 의료보험제도를 실시하면서 낮은 의료수가로 인해 많은 환자들을 보아야 의료기관이 적자 경영을 면할 수 있다. 많은 환자를 진료하고 처치하다 보니 환자들에게 충분히 설명할 시간은 부족하게 되는 반면 일반 국민들의 눈높이는 높아지고, 의료진이 그런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이 되었다.
 
환자들이 제대로 존중을 받고 제대로 된 설명을 들으려면 설명할 시간을 의료진에게 주어야 한다. 그러한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을 의료진 개개인의 도덕성이나 봉사정신에만 바랄 수는 없다. 외국처럼 그렇게 보아도 가능하도록 의료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의료수가와 시스템을 당장 개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정부가 국민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설명하고, 이런 열악한 환경을 감내하는 의료진을 격려하고 환경 개선 노력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
 
보건의료 정책을 관장할 수 있는 국가 사령탑이 세워지기를 소망한다.

보건과 복지를 분리해 보건의료만을 담당하는 보건부가 성립되었으면 좋겠다. 국가 정책 중에서 보건의료분야 및 복지분야는 모두 중요하면서도 챙겨야 할 부분으로, 각각의 영역에 맞게 전문성을 살리도록 나누는 것이 어떨까 한다. 메르스 사태를 겪어서 다들 공감하겠지만 보건의료의 사령탑이 바로 서서 작동해야 국가에 의료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
 
의료 정책에 대한 중장기적인 연속성 있는 논의가 이루어지길 소망한다.

그러려면 위에서 언급한 대로 보건부의 설립도 중요할 것 같고, 제대로 된 전문가를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육성했으면 좋겠다. 역량 있는 인재 육성에 국가 재원을 아끼지 말고 투자하면 더욱 커다란 성과로 돌아오지 않을까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의료정책의 방향성이 바뀌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일 것 같다.
 
언제나처럼 소망이 바람으로만 끝나지 않기를 기대하며 의사들이 한국에서의 기나긴 의학 공부를 마치고 나서도 미국이나 일본 의사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사이트에 붐비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책입안자들이 조금이나마 진지하게 고민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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