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몇몇 쇼닥터 한의사들이 말 같지도 않은 치료법을 소개해 무당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판국에…"
D대학 한의대 학생이 한약으로 '소두증'을 치료한다는 K한의사에게 던진 말이다.
한방병원을 운영중인 한의사 K씨는 최근 '인지탕'이라는 한약으로 지카바이러스로 인한 '소두증'을 치료한다는 글을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올렸다.
소두증 환자가 유럽, 아시아로 확산되고 있지만 지카바이러스 치료제나 예방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이를 치료할 수 있는 K한의사가 혜성같이 등장한 것이다.
K씨의 주장은 이렇다.
소두증 환자에게 인지탕을 투여한 결과 유효성을 보였고, 아이들의 인지발달에 효과적이었다는 것이다.
K씨는 "인지탕은 어린이 '두뇌보약'이며, 이 보약을 먹으면 아이들의 키가 자라듯 뇌도 성장하고, 대뇌피질이 더 두꺼워지며, 시냅스가 더 왕성해져 유전적인 한계치까지 최고로 뇌가 성장할 때 아이들의 지능도 최대치에 근접해 간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K씨의 블로그에는 질타성 댓글이 쏟아졌다.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K씨는 28일 해명의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K씨는 "소두증 아이들의 인지개선에 유효성을 보이는 의미있는 치료법"이라고 했다가 "인지개선에 기여하는 치료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의 글"이라고 한발 빼더니 "소두증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소두증 아이의 발달지연 증세 치료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그러면서도 그는 "인지개선의 효과는 나타난다"거나 "치료를 진행한 경우 거의 대부분 유효반응은 있다"고 소비자들을 현혹했다.
K씨의 해명은 논란을 확산시켰다.
특히 자신을 D대 한의학과 2학년이라고 밝힌 'coolwarm'이라는 네티즌은 "근거가 있느냐"고 K씨를 몰아붙였다.
한의대생은 "만약에 근거가 없다면 이런 식의 말도 안되는 광고는 없어져야 한다"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고 질문했다.
K씨의 답변은 가관이었다.
한의사 K씨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
그는 "자네가 공부해서 근거를 찾아서 날 좀 도와주시게. 그럼 자넨 공부가 돼서 좋고, 나는 자네 같은 학생에게 쓸데없는 걱정 끼치지 않아서 좋고"라고 답했다.
이에 한의대생은 "본인이 근거가 없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 아니냐"면서 "이 근거를 선배 한의사가 후배 한의사(도 아닌 학부생)에게 넘겨주기에도 모자란 터에 약을 팔면서 근거를 후배보고 찾으라고 하다니요, 어불성설 아니냐"고 질타했다.
D대 한의대생이 K원장에게 던진 질문
또 한의대생은 "지금 하시는 것은 허가 받지 않은 임상시험이라고 밖에 볼 수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따졌다.
한의대생은 "이런 물음에 제대로 된 답을 못한다면 이는 한의학의 수치일 것이며, 앞으로 후배 한의사들에게 험난한 길을 하나 더 터주신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의대생은 "지금도 몇몇 쇼닥터 한의사들이 말 같지도 않은 치료법을 소개해 무당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판국에, 결국 명문대의 과학을 전공하신 분이 pseudo science(사이비 과학)를 교묘히 이용해 돈벌이에 이용하고 계시는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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