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혁신 신약, 블록버스터 약물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의 중요성이 조명됐다.
10월 31일 고려대의료원 고영캠퍼스에서 개최된 '기초의과학 포럼'에서 서울의대 약리학 신현우 교수는 '기초 연구를 통한 임상 난제 극복전략 제시'를 발제하며, 인재 양성과 제도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 교수에 따르면 바이오헬스 혁신을 선도하고,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인재 양성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산업계부터 의학계까지 모든 분야에서 첨단·융복합 연구인재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신 교수는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재정 지원, 인력·데이터 확보, 성과물 도출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능한 인재를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할 인적 자원의 감소로 인적 자원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 인공지능(AI) 등을 제시했다.
이어 임상 난제 해결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기초 연구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연구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서울의대와 연대, 카이스트 등 많은 학교가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노력하고 있다"며 "기초의학에 종사하려는 사람을 학부 때부터 모집해 스스로 독립적인 연구자가 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의대는 ▲학부생 연구지원 ▲대학원생/전공의 연구지원 ▲박사 후 연구지원 ▲신진 의사과학자 지원 등으로 구성된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SPST 프로그햄)을 통해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있다.
신 교수는 학계의 노력뿐 아니라 사회적 관심과 제도 마련도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신 교수는 "투자하면 성과가 생기는지 의심이 많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야 얻을 수 있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의사과학자 프로그램에 연간 최대 200명을 지원했다. 이후 NIH에서 수련받았던 의사과학자 중 10명이 노벨상을 받았다"며 "기회를 열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면 성과는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라고 밝혔다.
유한양행 김열홍 R&D 총괄사장은 '국내 혁신신약 개발과정에서 기초연구의 중요성'을 통해 블록버스터 개발이 중요한 이유를 소개했다.
김 사장은 "신약 개발은 어렵다. 1만개의 후보 물질 중 실제 신약 개발 성공으로 이어지는 건 1~2개에 불과하다. 기간은 10년 이상 걸리고, 약 3조원이 투입된다"며 "투입된 원가를 신약에서 얻기 위해서는 블록버스터쯤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상위 20개사 글로벌 제약사가 36개의 블록버스터 제품을 만들었는데, 이 약물은 총매출의 70%를 차지한다"며 "블록버스터 약물은 제약사의 매출 기여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저매출 약물의 손실을 메꿀 뿐 아니라 위험도가 높은 신약 개발을 지속할 수 있게 한다. R&D 투자의 연속성을 만들지 않으면 제약사의 역할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많은 제약사가 블록버스터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글로벌 블록버스터의 전제 조건으로 ▲혁신성 ▲임상현장 수요 ▲기술의 고도화 ▲허가·시장 확대 등을 제시했다.
김 사장은 "출시 순서와 임상적 효과에 따라 상업 성공 확률이 올라간다"며 "퍼스트인클래스(First in class)를 통해 최소 40%에서 최대 100%의 시장을 점유하거나, 후발주자로 최대 58%의 시장을 점유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개발 착수 1년 차이는 시장 점유율 2배 차이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출시 순서와 짧은 개발 기간이 중요하다. 하지만 병용요법의 우월성을 입증해 베스트 트리트먼트 옵션(Best treatment option)으로 진입하면 이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2028년까지 항암과 비만 치료 분야가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렉라자를 언급하며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도 확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외에도 흑색종, 요로상피암, 위암, 자궁경부암, 담도암, 만성 골수성 백혈병 등의 허가·시장 확대를 전망했다.
김 사장은 "임상 현장에서 규모를 이야기할 때 해당 분야 질환에 어떤 의약품이 얼마나 판매되는지를 이야기 하지만, 이는 계속 변한다"며 "렉라자의 사례를 보면 리브리반트와 병용할 때 약 7조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폐암 환자 수는 정체돼 있지만, 환자를 치료하면서 수명이 증가하고 이들이 복용하는 기간이 늘어난다. 이에 시장 규모는 커졌다. 그만큼 매출 규모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사징은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소개했다. 유한양행은 초기 학계 이노베이션을 지원해 초기 파이프라인과 유망 플랫폼 기술을 발굴한다.
김 사장은 "유망한 후보물질을 라이센싱 인 하는 것도 좋지만 아카데미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에 기초 연구 지원 과제를 만들었다. 유한양행의 최종 목표는 좋은 후보물질 혹은 기술을 발굴하고 나아가 스핀오프해 유한양행과 공동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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