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증여세를 줄이기 위하여 여러 가지 방법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만족스런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증여세를 줄이는 방법 중 하나로 ‘부담부증여’를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증여재산에 담보된 증여자의 채무를, 수증자가 인수하는 형태의 증여를 부담부증여라고 한다. 예를 들어 시가 5억5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성년 자녀에게 증여하는 경우에는 약 8600만원의 증여세를 부담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이 아파트에 담보대출 2억원이 있고 이를 증여하면서 자녀에게 승계시키면, 수증자인 자녀 입장에서는 2억원의 부채를 떠안았기 때문에 순수한 증여가액은 3억5000만원이 되고 이때 증여세는 약 4800만원이다. 증여세가 3800만원 줄어드니 절세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은 아니다. 증여자 쪽에서는 부담부증여를 통해 없어진 부채 2억원은, 대가를 받고 양도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에 이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만약 해당 아파트의 양도가 1세대 1주택에 해당한다면 양도소득세는 비과세가 적용될 것이고,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 양도에 해당한다면 중과세가 적용될 것이다. 또한 아파트가 아닌 토지로서 비사업용토지에 해당한다면 일반세율에 10%p가산된 비사업용토지에 대한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즉, 부담부증여는 증여와 동시에 부채를 승계함으로써 일부는 증여, 일부는 양도가 이루어지는 복합적인 형태의 거래이고, 세법도 그 거래의 실질에 따라 증여부분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양도부분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게 되는 것이다.
부담부증여를 통한 증여세 감소분만을 보고 부채의 승계가 없는 단순증여와 비교하여 절세라고 표현하기는 어렵다. 그 실질을 따져보면 증여규모가 줄었기 때문에 증여세가 줄어든 것에 불과하며, 줄어든 증여규모만큼 증여자에게 양도소득세 부담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단순증여의 증여세와 부담부증여의 (증여세+양도소득세)를 비교해 그 세액의 크기 비교로 유불리를 판단하는 것도 오류라고 할 수 있다. 증여와 양도는 그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증여를 하면 그 시점까지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세가 면제되는 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1억원에 취득한 부동산을 5억원이 된 시점에서 증여하게 되면, 자산차익 4억원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담은 사라지게 된다. 증여받은 부동산을 양도할 때에는 증여당시평가액을 취득가액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부담부증여의 양도 부분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0원’이 아니라면 증여를 통한 양도소득세 생략 효과를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부담부증여가 유리한 부분도 살펴보자. 먼저 증여대상 부동산의 가치가 상승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3억원을 증여한 후 10% 가치상승이 발생하면 수증자는 3000만원의 가치상승을 누리게 되는데, 똑같은 3억원을 증여하되 위 사례와 같이 5억원짜리를 부담부증여한 후 10%의 가치상승이 있게 되면 동일한 증여세를 부담하고도 수증자는 5000만원의 가치상승을 누릴 수가 있기 때문이다.
부담부증여를 선택할 때 유불리에 대한 내용을 제대로 알고 선택한다면, 뒤늦게 후회하는 일들은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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