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집행위원회,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촉진 조치계획 발표…규제 간소화 및 국제 파트너십 구축 등 담겨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유럽판 '미국 바이오 행정명령'이 발표됐다. 바이오기술과 바이오제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규제를 간소화하고 시장을 확대하며 동맹국과도 더 많이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EU 경제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EU 바이오경제 전략을 검토한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집행위원회(EC)가 유럽연합(EU)의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biotechnology and biomanufacturing)'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계획을 공개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2022년 9월 행정명령을 통해 2030년까지 약 30조 달러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질 수 있는 바이오기술과 바이오제조 역량강화를 위해 기술개발, 인력양성, 규제간소화, 데이터접근, 시장확대, 생태계조성, 동맹국협력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했다.
이번에 EC가 유럽의회, 유럽이사회 등에 보낸 통신문을 보면, 미국처럼 특별히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를 육성하기 위해 취해야 할 세부조치계획이 담겼다. 이 계획은 EU가 중장기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EU 바이오경제 전략'에도 연계돼 더 강한 EU 바이오경제를 이룰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C는 통신문에서 "디지털화와 인공지능(AI)이 지원하는 바이오기술 발전과 바이오 기반 솔루션이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으로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는 금세기 가장 유망한 기술분야 중 하나가 됐다"면서 "이러한 기술은 EU가 농업, 임업, 에너지, 식품, 사료 부문과 산업을 현대화하는데 도움될 수 있다. 또한 시민들에게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친환경 및 디지털 전환에 성공해 더 경쟁력 있고 탄력적인 EU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EU의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부문은 연구와 시장으로의 기술 이전, 규제 복잡성, 금융 접근성, 기술, 가치사슬 장애물, 지적재산권, 대중 수용성, 경제 안보 등 여러 과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것이 위원회가 일련의 조치를 취하는 이유다"고 덧붙였다.
EC가 취할 세부 조치사항은 ▲연구 활용 및 혁신 촉진 ▲시장 수요 촉진 ▲규제 경로 간소화 ▲공공 및 민간 투자 촉진 ▲생명공학 관련 기술 강화 ▲표준 정교화 및 업데이트 ▲협업 및 시너지 효과 지원 ▲참여 및 국제 협력 촉진 ▲AI와 생성형 AI 활용 ▲바이오경제 전략 검토 등 9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EC는 혁신과 기술 채택의 동인과 병목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 다른 글로벌 리더들과 비교해 EU의 위치를 조사하는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 인프라를 보다 생산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산업 생명공학 혁신 및 합성생물학 액셀러레이터(EU IBISBA)'를 신뢰할 수 있는 디지털 저장소 및 서비스 네트워크로 개발, 사용을 가속화할 방법을 모색할 계획이다.
시장 수요 촉진 측면에서 특정 제품 범주와 공공 조달에서 바이오 기반 함량 요건의 타당성에 대한 심층적인 영향 평가를 실시한다. 바이오 기반 제품의 라벨링으로 바이오 제조 비식품이 더 잘 드러나는 방법도 찾는다.
규제 파편화를 줄이고 혁신 제품의 시장 출시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규제 장애물을 평가하며, 이 연구를 바탕으로 'EU 바이오기술법(EU Biotech Act)'을 제정한다. 바이오 기업이 규제 프레임워크를 탐색하고 스케일업에 대한 지원을 확인할 수 있는 'EU 바이오텍허브(EU Biotech Hub)'도 2024년 말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더불어 규제 당국의 감독 하에 제한된 기간 동안 통제된 환경에서 새로운 솔루션을 테스트할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 설립을 촉진한다.
EU는 순환 바이오 기반 유럽 공동 사업(CBE JU), 혁신적 건강 이니셔티브 공동 사업(IHI JU), EU4Health, 혁신 펀드, 유럽 전략 기술 플랫폼(STEP) 등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를 지원하기 위한 여러 자금 조달 수단을 가지고 있다. 이 외 공공투자 확대를 위해 유럽혁신위원회(EIC) 엑셀러레이터 워킹 프로그램 2025에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를 포함시킬 예정이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관련 지역 혁신 밸리를 통해 EU 지역 전체에 바이오기술 공정 및 바이오제조 관련 기술 보급을 장려한다.
또한 미국과 인도, 일본, 한국 등 주요 국제 파트너와 국제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파트너십을 구축해 연구 및 기술이전을 협력하고, 규제 및 시장 접근 관련 주제에 대한 전략적 협력 가능성을 찾는다.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주요 보건 제품의 부족을 극복하며, 전 세계 질병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아프리카와 라틴 아메리카, 카리브해 지역과 보건 제품 제조에 관한 기존 파트너십을 발전시킨다.
마지막으로 2025년 말까지 EU 바이오경제 전략을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사회적, 인구통계학적, 환경적 도전 과제를 고려해 바이오경제의 산업적 측면과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와의 연계성을 강화해 EU 경제 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세부 계획에는 특히 EU 회원국마다 파편화된 규제를 단순화하고 시장 출시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EU 바이오기술법'을 제정추진을 검토하고, 기업의 규제 및 스케일업을 지원할 수 있는 'EU 바이오허브'를 설립하며, 새로운 솔루션을 테스트할 수 있는 '규제 샌드박스' 설립을 추진하겠다고 하고 있어 효과적인 단일시장의 규제 및 시장접근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내용이 핵심 과제로 제시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EU가 올해 말까지 미국, 인도, 일본, 한국 등 4개국과의 '국제 바이오기술 및 바이오제조 파트너십' 출범을 목표로 우리나라에도 참여가능성을 타진해 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바이오 강대국들과의 연구 및 기술 이전, 바이오의약품 및 바이오 플라스틱 등의 바이오제품에 대한 인증 및 허가 상호인정 등을 통한 규제 조화와 시장 진출 등에 있어 상호 협력 시너지 창출방안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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