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가이드라인 제시한 김호중 교수, 국가 차원 시스템 도입과 전용기 도입 등 대책 강조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국가 차원에서 코로나19 환자의 항공 이송 등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할 때가 됐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김호중 응급의학과 교수는 1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우리 국민의 해외 이송 등 사례가 늘어나면서 국가가 나서 감염병 환자 이송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오스트리아 원정 평가전에 나섰다가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국가대표 축구팀의 국내 이송을 총괄했던 인물이다. 당시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감염자와 비감염자를 동시에 항공으로 이송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앞서 우리나라는 일본, 이란, 스페인, 이탈리아, 중국 우한 등에서 많은 환자들을 전세기로 이송시키고 있다. 해당 이송들은 진단이 확정되지 않은 이들을 주 대상으로 했으며 장거리 수송은 군이 주도해왔다.
김 교수는 "이번 사례는 지난해 초 우한에서 무작위로 재외국민을 실어나르던 방식과 전혀 다르다"며 "확진자와 비확진자를 구분하고 비행기에 막을 설치해 장소를 구분짓는 등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김 교수는 비행기를 A, B, C 구역으로 나눠 대응팀과 승무원, 접촉 비감염자, 감염자를 배치하고 탑승구와 화장실도 따로 마련했다.
각 구역은 이중 구조 스크린으로 철저히 분리됐고 완충 구역(Buffer Zone)에서 보호복을 갈아입도록 조치됐다. 2명의 응급 의료 전문가로 이뤄진 대응팀은 승객 지침을 마련하고, 응급 상황에 대비해 승무원 교육을 진행했다.
또한 승무원 1명과 의료진 1명이 팀을 이뤄 2시간마다 교대근무를 서며 30분 간격으로 승객들의 증상을 관찰했다. 착륙 후 모든 탑승자는 레벨D 보호복을 착용하고, 준비된 구급차와 운송 차량으로 각 지역 응급의료기관 및 격리장소로 이동토록 조치됐다.
식사시간도 엄밀히 준수됐다. 탑승자들이 먹을 수 있는 밀키트가 준비된 상태에서 물은 허용하되 음식은 정해진 시간과 장소에서만 섭취할 수 있도록 했다.
김 교수는 "해외에서 코로나19 확진이 되는 사례로 국내로 이송되는 사례는 먼 얘기가 아니라 현실"이라며 "그 전까지 감염예방 조치를 여객기에 적용시킨 사례가 없었지만 이번 연구를 계기로 국가 차원에서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정책적 지원과 관련해 그는 감염병 질병별 이송 가이드라인 구축, 전용기 도입, 전문인력 양성 등을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제대로 된 시스템이 갖춰지지 못하다 보니 지금도 인도네시아 등 교민을 이송하는 사례를 보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괜히 에어 앰뷸런스 등을 도입한다고 또 다른 비용 지출을 하지 말고 기존 민항기에 적용시킬 수 있는 감염예방 지침을 현장에 적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재외국민 이송이나 감염과 비감염자를 이송하기 위한 전용기도 꼭 필요하다"라며 "언제든 코로나19의 위험성이 치솟을 수 있는 상황에서 전용기가 없다면 외국 비행기를 쓰면서 가격 등의 부분에서 불리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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