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구급대원은 확진환자 외에 일반 환자들도 다수 이송, 감염 확산 우려"...소방청, 진상조사와 시정조치 약속
“119 구급대원님, 코로나19 확진환자를 이송하는데 고글이랑 모자(후드)를 안 쓰시면 이게 무슨 레벨D급 보호구 착용인가요? 코로나19 환자가 아닌 다른 환자들은 구급차로 이송 안하시나요? 다른 일반 환자들의 감염 위험은 생각 안하시나요?” (서울 A대학병원 전공의)
서울 지역 소방서의 한 구급대원이 보호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확진환자를 이송하고 있다는 지적이 A대학병원 전공의에 의해 제기됐다. 이 구급대원은 본인의 감염 위험이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일반 환자들에도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A대학병원 전공의는 22일 제보를 통해 “요즘 병원마다 코로나19 확진환자들이 많이 체류하고 있다. 확진환자는 격리병상이 있는 타병원으로 이송하는데, 확진환자 이송은 주로 119 구급대원이 담당한다”라며 "지정병원에 격리병상이 빨리 준비되지 않아 환자들이 심하면 수십시간까지 격리병상이 확보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A전공의는 “한 확진환자가 응급실을 거쳐 타병원 격리병상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환자 이송을 맡은 119구급대원이 고글과 모자를 쓰지 않았다. 장갑도 한 겹을 썼다가 장갑을 벗은 상태로 버젓이 자기 손을 주머니에 넣으면서 걸어갔고, 장갑을 쥔 채로 차를 타는 장면까지 목격했다”고 전했다.
그는 “다른 일반 환자들에게까지 감염 위험이 있어서 이건 아닌 것 같다고 판단했다. 이에 구급대원에게 레벨D 수준의 착용을 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지만, 그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병원 내에서는 의료진이 확진환자의 소변통 하나를 건넨 사람조차 격리를 시킨다. 하지만 병원 밖에서 이렇게 허술하게 대응하면 5인 이상 집합금지가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 확진환자 이송자가 보호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으면 방역의 구멍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대응지침에 따르면 확진환자나 의사환자 이송시 이송요원은 적절한 개인보호구를 착용해야 한다. 개인보호구는 전신보호복(덧신포함), KF94 동급의 호흡기보호구, 일회용 장갑, 고글 또는 안면보호구 등이다.
구급차 운전자 역시 개인보호구인 KF94 동급의 호흡기보호구와 일회용 장갑, KF94 동급의 호흡기보호구, 일회용 장갑(필요 시 고글 또는 안면보호구 추가) 등을 착용해야 한다. 구급차 운전석이 차폐돼 있지 않거나 의사환자 및 환자 접촉의 기회가 있을 경우 반드시 고글과 안면보호부를 포함한 전신보호복을 입어야 한다.
이와 관련, 소방청 관계자는 "해당 소방서는 개인보호구 착용과 관련한 진상조사를 통해 철저히 조사하고 전 대원을 상대로 재발 방지 교육을 하기로 했다. 만약 유사한 사례가 다시 발생하면 징계 조치할 예정이라고 한다"라며 "이와 별도로 소방청 차원으로 모든 소방서에 개인보호구 착용 규정을 담은 공문을 전달해 감염 위험 차단의 중요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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