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12.27 06:17최종 업데이트 23.12.27 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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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의료인 문신 시술 손 들어준 법원∙여당, 부담 커지는 의료계

법원 잇따른 무죄 판결에 여당 조명희 의원 “문신 합법화 범사회적 숙원”…의료계는 반대 고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최근 법원에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이 가능하다는 판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여당에서도 문신 합법화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 건강을 위해 문신 합법화에 반대해 온 의료계의 부담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조명희 원내부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비의료인의 반영구 화장 시술에 대한 법원의 무죄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며 관련 입법 필요성을 주장했다.
 
올해 들어 청주지법, 부산지법이 연이어 비의료인의 눈썹 문신 시술에 대해 불법이 아니라는 판결을 내놓은 만큼 국회도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與 조명희 의원 "문신 시술 규제는 우리나라가 유일"
 
조 부대표는 “올해 재판에 앞서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의 의견 제시와 헌법재판소 소수 의견에서도 현실과 제도 간 괴리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국회의 입법 역할이 대두됐다”며 “그런데 관련 법안은 진전되지 못한 채 사장될 위기에 처해있다. 21대 국회 임시회마저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여전히 보건복지위에 계류돼 소위조차 통과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입법절차를 진행시키기 위해 당국의 협조와 여∙야간 합의가 절실하다. 특히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반대로 소위 상정이 두 차례나 불발된만큼 궤도 수정 및 제반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1600만명이 경험하고 200만명이 종사하는 반영구화장, 타투의 합법화는 범사회적 숙원”이라고 했다.
 
이어 “전 세계에서 관련 시술을 의료행위로 규제하는 국가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미국, 영국, 프랑스와 같이 자격 규정과 교육 제도를 확립한다면 시술 전문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건 물론 청년 일자리 창출과 K-뷰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뀌는 법원 분위기 "과거 대비 위험 감소했고 사회 상황도 달라져"
 
실제 1992년 대법원이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지 30여년이 지난 지금 법원의 분위기는 크게 변하고 있다.
 
지난 8월 청주지법이 눈썹 문신 시술 등을 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미용학원 원장에 대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내렸고, 지난 22일에는 부산지법도 눈썹 문신 시술을 해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부산지법 재판부는 판결을 통해 기술 발달과 규제 강화로 문신시술 방식과 염료의 위험성이 감소했고, 대법원 유죄 판결 이후 30년이 지나며 반영구 화장시술 경험 인구가 크게 느는 등 사회 상황과 인식이 달라졌다고 했다.
 
또 비의료인의 모든 문신 시술을 불법이라고 보는 건 현실과 괴리된 것으로 직업 선택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의료계 "위험 여전하고 지우기도 어려워…반영구화장∙문신 분리 입법은 말장난"
 
하지만 의료계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간이 흘렀다고 해도 문신 시술이 국민들의 보건 위생에 미칠 수 있는 위험성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국회 일각에서 나오는 반영구화장과 문신을 분리해 반영구화장부터 합법화 하자는 주장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대한의사협회 황지환 기획이사는 “문신 시술은 침습적인 행위로, 검증되지 않은 화공약품을 피부 내에 주입하는 거다. 나중에 후회하고 없애고 싶어도 레이저로도 지우기가 쉽지 않고 색소가 빠지더라도 흉터가 남는다”며 “이런 걸 국회에서 권장한다는 건 심히 유감”이라고 했다.
 
이어 “꼭 하고 싶다면 지우기 쉬운 스티커형 문신도 있다”며 “그런 식으로 하면 침습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의료행위에 해당할 염려도 없다”고 덧붙였다.
 
황 기획이사는 반영구화장과 문신의 입법 분리에 대해서는 “의학적으로 보면 반영구화장이나 문신이나 같은 행위로 구분이 안 된다”며 “그 둘을 법적으로 분리하겠다는 건 말장난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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