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R음성 아닌 증상으로 완화해야...재양성은 불활성화 바이러스, 무증상 감염 표본검사 필요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경증 환자가 증중으로 악화된 비율은 0.7%에 불과하다. 그런데 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지 않았다고 몇 달씩 병상에 누워있는 사례도 보고된다. 불필요한 병원 입원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1868명의 축적 관찰 분석 결과를 발표 했다.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여유병상 확보 방안이 핵심이다.
4월 29일 중앙임상위원회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 코로나19 환자임상정보시스템에 등록된 환자 중 1868명을 추적 관찰한 분석 결과, 환자군의 연령(중앙값)은 43세였다. 증상 발생에서 진단 확진 후 입원까지는 5일 정도가 소요됐다. 입원 당시 무증상 소견은 200명(10.7%)였으며, 산소치료가 필요했던 환자는 132명(7.1%)였다.
입원 2일째, 즉 증상 발생일에서 약 7일째까지 경증이었던 환자군 1737명(93.0%)의 경우 입원 2주 경과 시 임상적 중증도가 악화된 비율은 0.7%였다. 입원 2주 경과시 산소 투여가 필요하게 된 경우는 9명(0.5%), 인공호흡기나 에크모가 필요했던 경우는 3명(0.2%)이다.
폐렴성 침윤이 있었던 경증 환자군은 1.7%에서, 65세 이상 고령자인 경증 환자군은 약 4.4%에서 중증도가 악화되었다. 이런 중증도 악화 비율은 입원 후 20일 경과를 살펴보았을 때도 큰 차이가 없었다.
입원 2일째까지 산소 투여가 필요했던 환자군 96명(5.1%)과 인공호흡기나 에크모(ECMO)가 필요했던 중증 환자군 35명(1.9%)의 경우는 입원 2주 경과시 중증도가 악화된 비율이 각각 10.4%, 2.9%였으며, 반대로 중증도가 완화된 비율은 각각 74.0%, 60.1%였다.
기존 PCR 검사 통한 퇴원 기준 문제 많아…“여유병상 확보 위해 변화해야”
방지환 중앙감염병병원운영센터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존 퇴원 기준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치사율이 높았던 메르스 당시를 기준으로 퇴원기준을 마련하다보니 지나치게 엄격한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방 센터장은 "초기 산소투여가 필요 없는 경증 환자는 의료기관 입원 후 3일째나 첫 증상발생 후 8일째 경과 진행이 없을 경우 병원이 아닌 생활치료센터 등 격리 시설에서 경과를 관찰하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뗐다.
방 센터장은 "분석 환자군의 재원기간 중앙값이 17일이다. 의료기관 외에서 진료할 경우 병상 회전율이 약 5-6배가 된다”며 “그만큼 중증환자 치료를 위한 여유병상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임상기준 충족 시 PCR 검사가 24시간 간격으로 2회 음성이 나오지 않아도 퇴원이 가능하도록 퇴원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은 "PCR 검사는 죽은 바이러스의 유전자(RNA)도 검출되기 때문에 검사상 오류가 나올 수가 있고 음성과 양성의 경계가 불분명할 때도 있다"며 "코로나19 치사율은 0.2%로 이정도 치사율로 이렇게까지 엄격하게 퇴원기준을 유지할지는 향후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오 위원장에 따르면 스위스는 우리나라처럼 PCR 검사를 통해 퇴원기준을 삼지 않고 발열 증상이 지난 뒤 10일 이후, 임상증상을 판단해 급성감염 증상이 없다고 판단되면 퇴원시킨다. 미국의 사례도 발열 증상 이후 7일이 지나면 퇴원시키고 있다.
바이러스 재검출 발생, PCR 검사 한계 때문…무증상 감염 확인, 항체검사 필요성도
중앙임상위원회는 PCR 검사의 한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도 이어갔다. 바이러스 검출을 위한 PCR 검사가 매우 민감한 진단법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검출과 미검출 결과를 해석함에 있어 기술적 한계가 분명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감염과 증식은 호흡기 상피세포 내에서 발생한다. 이 때문에 바이러스가 불활성화된 후에도 바이러스 RNA 조각은 상피세포 내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완치 후에도 호흡기 상피세포가 자연 탈락함에 따라 PCR 검사 상 바이러스 RNA는 검출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중앙임상위원회는 코로나19 환자의 바이러스 재검출이 재활성화나 재감염보다는 이미 불활성화된 바이러스의 RNA 검출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오명돈 위원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숙주세포 핵으로 들어가지 못해 만성감염을 일으키지 못한다"며 "또한 동물 실험을 통해 면역 중화항체가 생기면 코로나19 재감염이 예방된다는 것이 증명됐다. 다만 코로나19가 나온지 4개월 밖에 되지 않아서 예방효과의 기간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는 향후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항체 형성과 관련해서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검출은 중증은 1~2주 사이, 경증은 2~3주 사이에 이뤄진다. 메르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는 중화항체 검출이 감염 후 1년 후에도 가능했다"며 "요르단 자료에 따르면 감염 후 34개월까지 지속 검출되기도 했다. 사스 코로나바이러스 중화항체는 무려 720일까지도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항체검사를 통해 우리나라 인구집단의 무증상 감염 정도를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금까지 알려진 치사율은 증상을 보인 환자를 분모로 계산한 치사율이다. 그러나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을 보이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가 많다는 것이 알려져 있고 무증상 감염자를 확인하는 검사법이 항체검사법이다.
지금까지 외국에서 발표된 연구결과, 인구집단의 항체 양성률이 2~3%에서 높게는 20%로 보고되고 있다.(뉴욕시 20%/뉴욕주 14%, 독일 한 마을 14%, 제네바 5.5.%)
코로나19의 질병부담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서 우리나라에서도 인구 집단의 무증상감염자 비율을 평가해 감염 치사율을 파악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게 중앙임상위원회의 지론이다.
오명돈 위원장은 "현재 개발된 항체검사법은 신뢰도, 정확도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면서도 "이런 문제가 해결되고, 인구 집단을 대표할 수 있는 표본 추출을 제대로 해서 우리나라 인구집단의 무증상 감염 정도를 파악한다면, 향후 방역 대응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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