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8.26 06:02최종 업데이트 22.08.26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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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의협, 비대면 진료 플랫폼 '인증제' 등 규제 강화 공감대

의협 공공 플랫폼 제안엔 복지부 회의적 반응...일차의료기관 한정 두고선 의협∙환자단체∙대학병원 이견

복지부 고형우 보건의료정책과장,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문석균 연구조정실장. 사진=쿠키건강TV 유튜브 중계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인증제 등을 통해 비대면 진료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지난 2년 6개월 동안 우후죽순 늘어난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이 기존 의료 질서를 무너뜨리고 국민건강을 해치는 일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복지부 의료정책과 고형우 과장은 25일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국민일보∙쿠키뉴스 미래의학포럼에 참석해 정부가 플랫폼 업체들에 대해 가졌던 생각과 향후 규제 방법 등에 대해 설명했다.

복지부 "가이드라인 넘어 플랫폼 인증제 및 법적 근거 마련"

고 과장은 “사실 비대면 진료와 관련해 정부가 조금 덜 걱정했던 부분이 플랫폼이다. 처음에는 플랫폼 없이도 (비대면 진료가) 가능할 것으로 봤었다”며 “그런데 플랫폼이 없으면 의사, 환자 모두 불편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단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현재는 플랫폼이 어느정도 기여하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플랫폼의 순기능 뿐 아니라 부작용도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에 고 과장은 최근 발표한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플랫폼 업체를 처벌하는 한편, 향후 입법 과정에서도 플랫폼 업체들에 대한 규제 관련 내용들을 법안에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 과장은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전문의약품을 환자가 선택해서 처방받도록 한다거나 배송비 무료 정책을 통해 환자를 유인하는 등 여러 문제가 나오기 시작해서 최근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게 됐다”며 “가이드라인은 단순한 권고사항이 아니라 현행 의료법, 약사법상 불법 소지가 있는 것들에 대한 내용으로, 어길 시에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가이드라인 형태지만 나중에 법적 근거가 되면 지금보다 더 효과적으로 플랫폼 업체들을 규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발의한 법률안을 기초로 제도화를 준비하고 있는데 거기에 관련 내용들을 추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고 과장은 또 “현재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가 정확하게 몇 개인지도 잘 모르는 상황”이라며 “그걸 정확히 파악하고 관리하기 위해 인증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의협 "정부 공공플랫폼 개발∙의협 운영...어려우면 가이드라인 강화"

대한의사협회는 정부가 비대면 진료 공공 플랫폼을 만들고 의협이 이를 운영∙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면 최소한 현행 가이드라인을 의협의 참여 하에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문석균 연구조정실장은 “정부가 플랫폼을 만들어주면 의사도 국민도 모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라며 “공공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정부가 만들고 의협이 운영 및 관리를 하면 어떻겠느냐”라고 했다.

이어 “물론 이미 시장이 어느정도 형성돼 있어 민간에 넘겨야 한다면 가이드라인을 지금보다 엄격하게 만들고 인증제로 가야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의협도 적극적으로 관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놨다. 고 과장은 “우선 비대면 진료 시장 규모 자체가 굉장히 작은데다, 정부가 공공플랫폼을 개발하는 건 시장 발전에 방해가 될 수 있다”며 “공공 플랫폼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크게 인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 이미 많은 업체가 들어온 상황에서 그걸 무시하고 정부가 나서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 분당서울대병원 백남종 병원장. 사진=쿠키건강TV 유튜브 중계

의협 "일차의료기관 한정"...환자단체∙대학병원 "대형병원 필요한 경우 있어"

비대면 진료를 일차의료기관에 한정해서 허용할 것인지를 두고선 포럼 참석자들 간 의견이 갈렸다.

의협은 종별 제한 없이 비대면 진료를 풀면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며 환자가 거주하는 지역 내에 일차의료기관에 한해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실장은 “지금과 같은 자유방임형 의료전달체계 하에서는 비대면 진료가 활성화되면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환자쏠림이 가속화할 수 있다”며 “가뜩이나 지방의 필수의료체계가 망가지고 있는데 상황이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형병원은 의료기관 간 협진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대면진료가 불가능항 상황에만 예외적으로 의료기관 종별 제한을 해제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비대면 진료 전담 기관도 금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수술이나 항암치료 이식 등의 치료가 종료된 후 환자가 추적관찰이나 단순한 검사결과 통보를 받기 위해 병원을 방문해야 할 때 불편을 겪곤 한다”며 “이때 2, 3차 의료기관도 제한적으로 포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분당서울대병원 백남종 병원장(재활의학과)은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대형병원도 비대면 진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백 병원장은 “사실 대학병원 교수들은 내원 환자 진료만으로도 힘든 상황에서 시간을 내서 비대면진료까지 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진료패턴에 따라 비대면 진료가 진료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고 말했다.

이어 “진료의 절반 이상을 환자 보호자만 상대하고 있다. 그럴 바에 환자 얼굴을 화면으로도 보고 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며 “심장질환의 경우도 심전도 등 여러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면 잠깐 와서 진료받는 것과 진료의 질이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백 병원장은 의료전달체계 붕괴 우려에 대해선 “대학병원 입장에서는 수술을 잘하는 병원이 되려고 하지, 비대면 진료를 활성화해서 전국 환자들을 다 모으겠다고 하는 병원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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