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건 지난 5월 카카오 계열사로 편입된 룰루메딕이다. 룰루메딕은 카카오 계열사인 엘케이엠에스리미티드 김영웅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지난 6월 말(안드로이드 기준) 비대면 진료∙약배송 앱 ‘룰루메딕’을 출시했다. 기본적인 비대면 진료, 약 배송과 함께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는 공시대상 기업집단이라 임직원의 지분 투자만으로 룰루메딕이 계열사로 잡힌 것일 뿐이라며 관련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국내 비대면 진료 시장 진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난 4월 모비닥을 출시한 플라잉 닥터와 5월 어디아파를 출시한 비플러스랩은 공통적으로 의사가 대표로 있다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플라잉닥터는 바른신경외과 김도연, 이우진 원장이 공동 대표다. 두 대표 모두 인하의대를 졸업하고 인하대병원에서 신경외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했다. 다른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이 전화 진료만 지원하거나 전화∙화상 진료 중 선택이 가능한 것과 달리 플라잉닥터의 모비닥은 화상진료만 가능하도록 구현했다.
비플러스랩은 인당의료재단 부민병원 정흥태 이사장의 아들인 정훈재 공동대표가 이끌고 있다. 정 대표는 인제의대를 졸업하고 인제대백병원에서 정형외과 수련을 마쳤으며, 지난 2014년부터 2021년까지 7년간 서울부민병원 병원장을 지냈다.
특정 진료과에 특화해 비대면 진료 서비스를 시작한 업체도 있다. 모션랩스의 닥터벨라는 지난 5월부터 산부인과 비대면 진료와 약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에 여성 유저들을 타깃으로 제공해오던 전문의 무료 상담, 월경 캘린더 등에 더해 비대면 진료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이 외에 일동홀딩스의 자회사 후다닥 주식회사 등 조만간 비대면 진료 서비스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 업체들도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비스를 중단한 업체들도 나오기 시작했다. 비대면 진료 앱 닥터히어를 출시했던 메디히어는 서비스 최적화를 위해 베타 테스트 차원에서 진행하던 국내 비대면 진료 플랫폼 서비스를 최근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 앞서 미국에서 사업을 시작했던 메디히어는 기존의 비대면 진료 구독 서비스 등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에 더욱 집중할 예정이다. 바로약의 비대면 진료 앱 모두약도 지난 5월 서비스가 종료됐다.
업체들 이용자 앱 방문∙체류시간 늘리려 안간힘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체들은 이용자들의 앱 방문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비대면 진료 외에도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강화하는 식이다.
닥터나우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코너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문 의료인이 이용자들의 건강 관련 질문에 5분 이내에 답해주는 서비스다. 닥터나우가 채용한 간호사가 답변을 달거나, 제휴 의료기관 의사들이 자원해서 이용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준다. 남성 타깃 비대면 진료 플랫폼 썰즈도 전문 의료인들을 통한 24시간 Q&A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헬스케어 앱의 특성을 살려 건강관리 기능을 탑재하는 플랫폼도 늘고 있다. 나만의 닥터는 매일 오전 11시 출제되는 건강퀴즈의 정답을 맞춘 이용자 전원에게 300원을 준다. 이 외에도 만보기 기능을 통해 일정 걸음 이상을 걸은 사람들은 하루 최대 100원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쌓인 돈은 앱 내에서 비급여 진료비, 배송비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굿닥은 최근 병원 예약 서비스를 더욱 강화했다. 기존에는 전자의무기록(EMR) 소프트웨어 연동을 기반으로 해 예약이 특정 지역과 과목에 한정됐지만, 지난 7월 병원 예약 컨시어지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전국 모든 병원의 예약이 가능해졌다.
업계, 수익 모델 구축 ‘잰걸음’…PB상품∙기업 구독 서비스∙맞춤 영양제 등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허용된지 2년이 넘으면서 수익 모델을 구축하기 위한 업체들의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비대면 진료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보니 PB 상품 판매부터 기업 구독 서비스까지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는 모습이다.
올라케어는 지난달 앱 이용자의 성별, 연령, 비대면 진료 데이터 등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상품을 추천∙판매하는 ‘올라케어 몰’을 오픈했다. PB 상품인 유기농 여성청결제부터 자가 검진 테스트기, 탈모환자용 상품, 아기 로션 등을 판매하고 있다.
닥터나우는 B2B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 등 다른 나라들처럼 국내 기업들도 임직원들의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부터 기업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요금제에 따라 직원 1명당 월 2만~10만원의 가격으로 주치의 1대 1 채팅, 비대면 진료 및 약 배송, 오프라인 진료 예약, 에스테틱 전문의원∙한방병원 할인, 심리상담 등을 제공한다.
바로필은 지난 2월부터 본 궤도에 오른 개인 맞춤 영양제 구독 서비스로 수익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기능의학 의료진과 상담, 신체기능 검사(모발 미네랄 검진, 유기산 검진) 등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영양제를 판매한다. 올 상반기에 영양제 매출로 1억원 이상을 기록했다.
비대면진료 업계 관계자는 "비대면진료 플랫폼 업체들이 저마다 헬스케어의 쿠팡, 배달의민족 등의 서비스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약 배송비 지원 등으로 투자금을 까먹고 이렇다할 수익모델을 발굴해내지 않으면 서비스를 접는 기업들이 하나둘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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