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9.21 17:29최종 업데이트 22.09.2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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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1차 의료 강화 위해 의사 증원하고 원격의료·성과연동지불제 도입 권고”

OECD 2022 한국경제보고서 발간…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부담 해결방안 제시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OECD가 한국의 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지출 부담을 우려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1차 의료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 OECD는 우리나라 1차의료에 원격의료를 도입하고 의사 수 확충 및 수가제 개선 등의 방안을 제안했다.
 
19일 OECD가 발표한 ‘2022 한국경제보고서(OECD Economic Surveys: Korea 2022)’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OECD는 2년 주기로 해당 보고서를 발간하고 회원국의 경제동향‧정책을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하고 정책을 권고하고 있다.
 
올해 OECD는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예측하는 한편,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의료비 지출 등 재정부담의 문제를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원격의료의 도입, 의대 정원 확충과 성과연동지불제 도입 등을 권고했다.
 
우리나라 입원 진료와 전문의에 과도하게 의존…고령화 대비해 1차 의료 강화 필요

 
자료=OECD '2022 한국경제보고서'

OECD는 한국 의료시스템이 코로나19에 잘 대응했고, 보장성 강화 정책 등 지속적인 노력으로 공공의료의 비중도 늘어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과도한 의료비 지출과 병원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약점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료비 자부담율은 약 30%로 OECD 국가 중 5번째로 높았고 평균보다 10% 높았다. OECD는 “자부담은 도덕적 해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과도한 자부담은 의료 접근성을 줄이고 재정적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OECD는 한국 정부가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라 MRI와 초음파 등의 급여화, 재난적 의료비 지원 등의 정책을 시행했으나, 2020년 총의료비에서 건강보험이 차지하는 비율은 여전히 65.3%로 목표치인 70%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OECD는 “이것은 왜 한국 인구의 7.5%가 의료비 지출이 가구 소득의 40%를 초과하는 재난적 의료비 지출에 노출돼 있느냐를 설명한다”며 “이는 OECD 평균보다 2% 높은 수치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우리나라 환자들이 병원 입원 진료와 전문의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상도, 국내 의료비 증가 문제를 부추긴다고 설명했다.
 
자료=OECD '2022 한국경제보고서'

실제로 2020년 우리나라 1인당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4개로 OECD 국가 중 일본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병상 증가율로 따지면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았다. 급성질환 치료를 위한 병원 체류 기간도 7.3일로 OECD 국가 평균 6.6일보다 높았다.
 
OECD는 ”이렇게 우리나라 환자의 병원 입원에 대한 과도한 의존의 책임이 문지기(gatekeeper)로서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한 1차 의료에 있다“고 밝혔다.
 
1차 의료는 가장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제공하고, 상급병원 전문의를 소개하고 입원을 의뢰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OECD는 ”한국은 OECD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인구가 다양한 만성질환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저소득 노인층의 관리를 통한 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도 1차 의료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차 의료 강화 위해…원격의료 도입, 의사 증원, 성과연동지불제 도입 제안
 

OECD는 1차 의료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원격의료의 도입을 제안했다.
 
OECD는 ”과학기술의 혁신과 원격의료를 도입하면 병원 밖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들의 불필요한 입원을 줄여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건강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우리나라 1차의료 부실의 문제가 일반의(GP)의 부족에서 기인한다며 의사 증원도 권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GP의 숫자는 전체 의사의 6%에 불과하며 이는 OECD 평균 23%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또 2019년 우리나라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2.5명인 점을 지적하며, OECD 평균 3.5명과 비교해 한국의 의사 수 부족이 미래에 더 극심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OECD는 “2006년 의대 입학자 수가 3058명까지 감소했고, 이는 지금까지 변한적이 없다. 의사의 숫자를 늘리기 위해 정부는 다음 10년동안 해마다 400명까지 의대생 입학정원을 늘리려고 결정했지만, 코로나19와 의사협회의 반대로 지연됐다. 이러한 정책은 급속한 고령화에 비춰 더 이상 미뤄져서는 안되며, 의사 중 일반의의 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OECD는 현재의 행위별수가제가 우리나라 환자가 일반의를 찾지 않도록 부추긴다고도 지적했다.
 
OECD는 행위별수가제에서 환자들은 일반의보다는 전문의의 진료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며 행위별수가제는 고령화로 인해 증가하는 만성질환 케어에 적합한 접근법이 아니라며 성과연동지불제 도입을 제안했다.
 
성과연동지불제는 성과를 달성한 의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네덜란드, 포르투갈, 영구 등의 나라에서 낮은 비만율, 금연, 만성질환 관리라는 목표 성취를 위해 적용하고 있는 제도다.
 
OECD는 “영국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과연동지불제 도입이 1차 진료의 품질 개선과 일반의의 직업 만족도 증가, 일반의 숫자 증가와 연결된다”고 밝혔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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