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1.24 16:22최종 업데이트 18.01.24 16:22

제보

감염 학회들 "이대목동병원, 여러단계 감염 예방체계 작동하지 않아 발생"

대한감염학회 등 4개 학회 "제도 마련하지 못한 정부 책임도 있어"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 집단 사망사건은 주사제를 나눠서 사용하는 문제나 주사제 준비·투여 과정에서 무균(無菌)의 중요성, 손 위생과 환경 관리의 중요성 등을 알게 됐다. 이 사건은 신생아 중환자실의 충분한 인력과 장비 확보, 격리실 확충, 중환자실의 과밀화 해소 등 여러 단계에서 의료관련감염을 예방하는 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발생했다."

감염관련 주요 4개 학회가 24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사건은 여러 단계에 걸친 의료관련감염 관리 시스템의 취약한 부분이 드러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감염관리는 병원의 모든 구성원들 각자 지켜야 할 의무도 있지만, 감염관리를 위한 올바른 제도를 마련하는 정부의 책임도 있다고 강조했다. 4개 학회는 대한감염학회와 대한화학요법학회, 대한소아감염학회,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등이다.  
 
지난 12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의 사망사건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의한 패혈증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감염경로는 스모프리피드라는 수액제제를 준비하거나 투여하는 과정에서 오염된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학회는 "의료관련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기관이 감염 예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어느 의료기관도 완전한 감염 예방은 가능하지 않으며 감염관련 사고 최소화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감염관리는 어느 한 사람, 하나의 과정, 한 가지 요인이 아닌, 의료 행위의 전반적인 과정과 관련 분야에서 제도적·행정적 지원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 학회는 "감염관리는 병원의 모든 구성원들 각자가 지켜야 할 의무와 함께 감염관리를 위한 올바른 제도를 마련하는 정부의 책임도 있다"면서 "이번 사건은 이러한 의료관련감염 발생을 방지하는 여러 체계가 적절히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학회는 "개별 의료기관에 감염관리를 위한 체계는 있으나 실제 이를 시행하기 위한 제반 비용의 문제점을 알 수 있다"면서 "의료관련감염에 특히 취약한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그동안 발생해온 우리나라 의료관련감염 관리 시스템의 미비한 부분이 드러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학회는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언급하며, 의료관련감염 관리를 위한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정부에 감염과 관련해 적극적인 투자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들 학회는 "앞으로 의료관련감염을 줄일 수 있는 선진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려면 정부와 각 의료기관이 경제적 논리가 아닌 환자 안전 측면에서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며 "감염관리 전문 인력 양성과 의료인의 의료관련감염, 예방에 대한 교육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에 대한 감염 전문학회 입장

먼저 무엇보다 소중한 어린 생명들의 명복을 빌며, 말할 수 없는 큰 슬픔을 겪고 있는 유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표합니다. 지난달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숨진 신생아 4 명의 사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발표를 종합하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의한 패혈증이고, 감염경로는 스모프리피드라는 수액제제를 준비 또는 투여하는 과정에서 오염되어 생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저희 대한감염학회/대한화학요법학회/대한소아감염학회/대한감염관리 간호사회 회원들은 전문가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며, 감염병 및 감염관리 전문가로서 이번 사건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자 합니다.

의료관련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기관에서 감염 예방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어느 의료기관에서도 의료관련감염을 완전히 예방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 을 최소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질환의 중증도가 높고 침습적 시술이 많을수록 의료 관련감염의 위험은 더욱 커집니다. 특히 중환자실은 이러한 환자들이 입원하므로 의료관련 감염에 가장 취약한 곳이고, 따라서 더욱 철저한 감염관리가 필요합니다.

이와 같은 감염관리는 어느 한 사람, 하나의 과정, 한가지 요인이 아닌, 의료 행위의 전반적인 과정과 관련 분야에서 제도적, 행정적 지원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감염관리는 병원의 모 든 구성원들 각자가 지켜야 할 의무가 있고, 감염관리를 위한 올바른 제도를 마련해야 하는 정부의 책임도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이러한 의료관련감염 발생을 방지하는 여러 체계가 적절히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주사제의 다회 사용에서 생길 수 있는 오류를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주사제 일회 사용, 주사제 준비 및 투여 과정의 무균적 술기, 손위생과 환경 관리, 이를 위한 충분한 인력과 장비 확보, 격리실 확충, 중환자실의 과밀화 해소 등 여러 단계에서 의료관련감염을 예방하는 체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생긴 사례입니다.

또한, 감염관리를 위한 체계는 있으나 실제 이를 시행하기 위한 제반 비용의 문제점도 여기에 기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므로 이번 사건의 본질은 의료관련감염에 특히 취약한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그동안 내재되어 있던, 우리나라 의료관련감염 관리 시스템의 취약한 부분이 드러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는 국가적으로 10조원이상의 경제적 손실과 국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당시 여러 감염전문 학회에서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의료관련감염 발생에 취약한 문제점과 병원감염 관리를 위한 시스템 보완을 지적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주장하였습니다. 일부 사항이 개선되고 있으나, 그 양적, 질적 속도는 우리 의료진과 국민이 느끼기에 아직 미진합니다. 이번 사건도 메르스 사태 이후 아직 개선되지 않은 의료관련감염 관리에 대한 우리나라 의료기관의 취약점을 보여준 연속선상의 사례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면역기능이 미숙한 소아 및 신생아가 병원 내 감염이 되지 않도록 예방하고 관리할 필요성이 시급합니다.

앞으로 의료관련감염을 줄일 수 있는 선진적인 시스템이 정착할 수 있도록, 정부와 각 의 료기관에서 경제적 논리가 아닌 환자 안전 측면에서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절실히 필요합니 다. 또, 감염 및 감염관리 전문 인력 양성과 의료인의 의료관련감염 및 예방에 대한 교육도 더욱더 강화되어야합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전문가 단체로서 우리나 라 의료기관의 감염관리 발전과 제도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2018년 1월 24일
대한감염학회/대한화학요법학회/대한소아감염학회/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대한감염학회 # 대한화학요법학회 # 대한소아감염학회 #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 이대목동병원 # 신생아 # 사망 # 의료감염 # 감염 # 정부 # 책임 # 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jhhwang@medigatenews.com)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