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료정보가 30년 역사를 지나면서 단순히 원무관리와 보험청구를 하던 시절에서 벗어나 환자가 스스로 개인 건강관리를 하는 시대를 열고 있다."
대한의료정보학회는 16~17일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에서 열린 30주년 기념 추계학술대회 기간 중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의료정보학회는 1987년 창립한 이후 정보통신기술(ICT)의 급격한 발전과 함께 의료정보 분야의 학술적, 산업적 성장을 주도해왔다.
학회는 모든 정보가 하나로 연결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의료정보에 기반한 빅데이터가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유희석 회장(아주대의료원장)은 “빅데이터는 단순히 대용량 데이터를 의미하지 않는다”라며 “병원에서 생성되는 각종 데이터와 일상에서 환자를 중심으로 생성되는 라이프로그(일상 건강기록)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해 가치있는 결과를 분석하고, 이를 질병 예방 진단과 치료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 회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빅데이터에 기반한 보건의료 분야가 가장 유력한 산업으로 떠오를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데이터 중심으로 국가, 지역, 계층을 뛰어넘는 연구가 가능해지면서 연구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롱민 조직위원장(분당서울대병원 연구부원장)은 “의료정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헬스케어산업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좋은 계기를 만든다”라며 “병원이 가진 의료정보를 통해 인류가 더 건강하고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도록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 위원장은 “환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환자 스스로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 치료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데이터 활용 가능성을 열어야 한다”라며 "앞으로는 환자가 건강정보를 활용해 의료비용을 줄이는 가치 중심 의료시스템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의료정보학회 박현애 회장은 "1990년대 학회 설립기에는 보험 청구부터 시작해 2000년대 성장기에는 전자의무기록 (EMR), E헬스가 논의됐다“라며 ”2000년대 후반기에 병원들에 EMR 도입이 완료된 이후 스마트헬스케어, 모바일헬스, 디지털헬스케어, 인공지능 등의 시대까지 왔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막혀 환자 스스로 건강관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병원이 가지고 있는 EMR 등 의료정보는 환자의 동의없이 외부에서 접근할 수 없다.
박래웅 이사장(아주의대 의료정보학교실)은 "세계적인 흐름은 환자의 유전체 정보나 영상정보가 통합되고 병원 EMR과 개인건강기록(PHR)이 통합되는 과정“이라며 ”우리나라는 개인정보보호라는 고유의 특성 때문에 데이터 활용 가능성이 막혀 있다“고 말했다.
박 이사장은 “환자 스스로나 기업들이 병원의 EMR에 접근할 수 없고 데이터 활용 가능성이 막혀있지만 3년 이내로 세계적인 흐름을 쫓아가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완벽한 보안은 없더라도 철저한 준비를 토대로 개인 건강관리에 대한 이득이 크다는 국민 합의를 얻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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