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수가 8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확산세가 지속·확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독감치료제 품귀현상을 우려하고 있으나 제약업계는 생산 확대, 제네릭 출시 등으로 대응하고 있어 공급에 어려움이 없다고 설명했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유행 이후 주춤했던 독감 유행이 매년 지속·확대되면서 독감치료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제네릭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시장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8년만에 최고치 경신한 '독감' 환자…제네릭 출시 등으로 품귀현상 대응
질병관리청의 10일 발표에 따르면 의원급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99.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주 전(73.9명) 대비 35% 증가한 수준이며, 표본감시체계가 구축된 2016년 이후 약 8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환자 수는 모든 연령층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청소년층 전파가 유행을 주도하고 있다.
절기 독감 유행기준도 한참 넘었다. 2024~2025년 절기 유행기준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는 8.6명으로 11배 이상 늘었다.
이에 독감치료제 처방이 증가했다. 유비케어에 따르면 의약품 분류 코드 '인플루엔자 치료제'를 처방한 의료 기관 수는 10월 250처에서 11월 589처, 12월 5267처로 급증했다.
독감 환자에게 처방하는 대표적인 항바이러스제로는 한국로슈의 '타미플루캡슐'(성분명 오셀타미비르)과 GC녹십자의 '페라미플루주'(페라미비르수화물)가 있다. 타미플루는 5일간 하루에 2번씩 총 10번 복용해야 한다. 페라미플루는 15~30분간 1회 투여만으로 치료가 가능하며, 6개월 이상 소아부터 사용 가능하다.
독감 확산세에 일각에서는 독감치료제 품귀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복용 편의성 등으로 주사제 선호가 높아지면서 품귀현상을 가세했다. 독감 유행이 가장 심한 소아·청소년 층의 주사제 수요도 늘었다. 하지만 공급사들은 환자 증가에 따른 물량 확보와 제네릭 등장 등으로 공급 부족 현상이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환자 증가세에 이어 제네릭 출시…독감치료제 시장 확대
독감 수액으로 일컫는 페라미비르 성분의 독감치료제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소멸 위기에 처했지만, 2022년부터 회복했다. 또한 제네릭 출시가 이어지면서 페라미비르 독감치료제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페라미비르수화물을 주성분으로 품목허가 받은 제품은 총 21개 품목이다.
오리지널 페라미비르 성분 독감치료제는 GC녹십자의 '페라미플루주'로 2006년 미국 바이오크리스트로부터 도입해 국내 개발한 신약이다. 2010년 8월 허가받았으며, 2019년 9월 '정맥내 항바이러스 치료' 특허(2027년 2월 만료)를 받았다. 하지만 2021년 4월 제네릭사와의 특허무효심판에서 일부성립, 일부각하 심결을 받았으며, 2022년 7월 특허 분쟁에서는 패배했다. 이후 GC녹십자는 대법원 상고를 포기했으며, 특허는 2022년 10월 무효처리 됐다.
특허 장벽이 무너지면서 특허심판을 청구한 제약사뿐 아니라 다른 제약사 역시 제네릭 발매가 가능해졌다. 이에 2021년부터 제네릭의 품목허가가 이뤄졌으며, 새로운 제형의 독감치료제 출시도 이어졌다.
프리믹스 제형은 투여 전 생리식염수와 혼합해 조제해야 하는 페라미비르 단일 성분의 기존 제품과 달리 조제 과정 없이 바로 투여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페라미플루 제네릭 중 품목허가를 가장 먼저 받은 기업은 노바엠헬스케어와 종근당으로 2021년 1월 28일 '메가플루주'와 '페라원스주'를 허가받았다.
페라미비르 주사제의 새로운 제형인 프리믹스를 가장 먼저 허가받은 기업은 녹십자와 종근당으로, 5월 '페라미플루프리믹스주'와 '페라원스프리믹스주'가 나왔다. 7월에는 JW생명과학이 '플루엔페라주'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2022년에는 동광제약의 '페라온플루주', 펜믹스의 '펜믹스페라미비르수화물주', 알보젠코리아의 '알보젠페라미비르수화물주', 대웅제약의 '페라미빅트주', 제뉴원사이언스의 '페라미트리주', 한국유니온제약의 '유니페라미비르주', 하나제약의 '하나페라미비르프리믹스주', 신풍제약의 '바로페라주', 큐엘파마의 '큐엘플루주', 제뉴파마의 '플루라미주', 코오롱제약의 '코미플루원스주' 등 가장 많은 제품이 허가받았다.
식약처의 품목허가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대웅제약과 대한뉴팜은 '페라미빅트프리믹스주'와 '엔피플루프리믹스주'를 허가받았으며, 동국제약과 경동제약은 '페타플루주사'와 '경동페라미비르주'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제네릭이 많이 출시됐지만, 페라미비르 시장에서 오리지널의 강세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제네릭 출시로 인한 매출 감소 우려에 "일부 우려가 있었지만, 독감이 유행하고 제네릭이 출시되면서 시장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움츠러드렀던 매출이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 41억원, 2021년 2억원으로 급감했지만, 2022년에는 30억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2023년에는 프리믹스를 포함한 페라미플루 매출이 153억원으로 집계됐다.
제네릭 시장에서는 종근당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라원스의 매출은 2022년 출시 당시 5100만원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36억원을 달성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페라원스 등 제품은 특정 시기 매출이 발생하는 시즌 제품이다.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에는 매출이 올랐다가 평소에는 잠잠하다. 유행 시기 매출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오리지날 제품이 있지만, 유행시기에는 많은 물량이 공급돼야 하는 상황인 만큼 제네릭 처방도 증가하는 편이다"라며 시장 자체가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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