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체험에서 길어올린 슬픈 서정의 비망록, 최준렬 시인의 시집 '손끝'이 출간됐다. 최준렬 시인은 전북 부안 출생으로 전북의대, 가천의대 대학원을 졸업한 산부인과 전문의다.
최준렬 시인은 '순수문학'에 수필, '문학세계'에 시로 등단해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산문집 '세상을 임신한 남자', 시집 '너의 우주를 받아든 손'(2018), '당신이 자꾸 되돌아보네'(2020), '기척 없는 것들'(2021), '손끝'(2022)을 출간했다. '시흥YMCA' 초대 이사장과 '시흥시민뉴스' 초대 발행인을 역임했으며 현재 시흥시 중앙산부인과 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양병호 문학평론가는 "최준렬 시인은 일상에서의 소소한 체험을 작시의 원천으로 삼는다. 그는 일상의 다양한 체험을 섬세하고 진지하게 관찰한다. 그는 일상 혹은 체험을 통해 포착된 삶과 세계를 가공 없이 직접적으로 묘사하는 특성을 지닌다. 그의 시는 편한 독해를 제공함으로써 독자와 친밀성을 확보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는 소소한 일상을 차분하게 응시하며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시적 정수를 포착하는 데 능숙하다. 그가 포착하는 일상, 체험의 시적 정서는 희미하고 가녀린 슬픔이다. 그 슬픔은 인간 본질에 내재돼 있는 근원적인 것이다. 예컨대 인간 본연의 순수 서정적인 슬픔에 대한 동정과 연민의 특징을 담고 있다"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최 시인은 의료현장에서 체험하는 다양한 사건을 서정적 필치로 즐겨 시에 담았다. 예컨대 시인이 산부인과에서 경험하는 출산은 생의 희열과 숭고함이라는 생의 보편적 감각으로 승화된다. 의료현장 체험을 소재로 한 시편들은 생명에 대한 외경심, 출산과정에서 겪는 고투, 인간과 인간 사이의 소중한 만남의 관계 등을 형상화한다.
최 시인은 "팽창에서 소멸로 가는 길이다. 그러나 응축의 삶을 살아간다고 나는 말한다"라며 "견고하고 미려한 옹이 같은 글을 쓰고 싶지만 매번 내 시는 푸석푸석하기만 하다"라며 출간 인사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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