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장환 교수 "병상 늘리는데 최소 2조 4000억 필요...의대 증원 멈추고 전공의 교육 국가 지원에 대한 논의부터 필요"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충북의대 배장환 교수가 "의과대학 교육·학습 방식에는 사전교육, 임상술기·기본술기 교육, 지도전문의 등의 인력 증대, 병상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러한 기반이 준비돼야만 의대증원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배장환 교수는 4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주최한 '한국 의학교육의 현재와 미래'에서 '임상의학교육 및 수련과정의 문제점'에 대해 발제했다.
배 교수는 "논조를 바꿔서 (의대증원) '안 된다'가 아니라 '된다'는 입장에서 설명하겠다"며 "충북의대 정원이 49명에서 200명으로 약 4배 가량 늘리면 병상, 기숙사, 학생전용공간 등을 4배 늘리면 된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의과대학 강의는 법조문 강의와는 조금 다르다. 의과대학의 교육·학습 방식에는 사전교육, 임상술기·기본술기 교육, 지도전문의 등 인력 증대, 피드백 위한 장소, 교육기자재 등이 필요한 만큼 이에 대한 지원 역시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의대 교육에서는 200명을 한번에 앉혀 강의하는 일이 거의 없다. 대부분 소규모 강의를 진행한다"며 "충북의대만 봐도 최소 23%의 강의시간을 다양한 학습으로 운영하고 있다. 소규모 교습법, 문제중심 혹은 사례중심 학습, 팀 바탕 학습, 임상시연 등 교수와 조교가 많이 필요한 구조다. 학생이 늘어날수록 지도전문의가 많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배 교수는 "조교 인력을 늘리는 데도 7년이 걸렸다. 7년이 걸린 조교를 4배로 늘려주고 기숙사도 4배로 늘리면 가능하다"며 "현재 충북의대 학생 1인당 1.7개의 동아리를 가입해 활동 중인 만큼 동아리방도 4배 이상 늘려야 한다. 현재 동아리방이 12개니까 50개까지 늘려줘야 한다. 신축 건물 2호관 한 층이 동아리방인데 한 층당 약 20억원이 필요하니 80억원 정도를 지원하면 의대증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대부분의 의학과는 3학년 1학기에서 4학년 2학기 중반까지, 약 2개 학년이 병원에 상주한다. 충북의대 각 학년 정원은 49명이며, 의학과 3·4학년은 98명이다. 그리고 충북대병원 총병상은 800병상이며, 최대입원은 780병상이다"라며 "정원이 200명이라면 실습학생은 400명이고, 입원환자가 현상태의 환자대 학생비(8대1)를 유지한다면 약 3200병상이 필요하다. 학생 전용공간 역시 약 20개실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급종합병원 1병상을 늘리는 새로운 병원을 지을 때 약10억원이 소요된다. 800병상에서 3200병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약 2조4000억원만 들이면 된다"며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 추진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전공의 인건비 지급 방식 등을 언급하며 한국의 전공의 지원 방식을 지적했다.
배 교수는 "사립의료가 근간이 되는 미국에서도 모든 전공의의 인건비와 행정비용을 메디케어에서 부담한다"며 "교육기관은 전공의 수련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국가의 병원 평가에서 가산점을 받아 이득을 받는다. 하지만 한국은 수가 안에 전공의 월급이 들어있고, 정부는 병원에서 전공의 교육비용을 알아서 하라고 한다. 이 때문에 대형 병원일수록 의사 수 대비 전공의 비율이 높다. 지방으로 갈수록 전공의 숫자가 적어져 입원점담의 늘려서 간신히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일단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 프로세스를 멈추고, 의대정원 문제와 무관하게 현재 상태와 향후 전공의 교육에 대한 국가적 제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배 교수는 "전공의 수련에 관계하는 비용의 전부 혹은 상당 부분을 국가가 지불해야 하며, 수련프로그램의 다변화가 필요하다. 오히려 3·4학년의 병원실습을 강화하고, 졸업후 인턴이 아닌 1~2년의 과정으로 임상실습을 위한 교육기간을 둬야 한다. 또한 3~4년의 레지던트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고려하는 것을 제안한다"고 건의했다.
이어 "대한병원협회 외에 수련평가위원회 업무 위임과 인턴 2년제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라며 "수련기관과 지도전문의, 책임지도전문의의 수련교육에 진료 이상의 보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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