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12.07 23:41최종 업데이트 23.12.08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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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 된 30대 의사…5명에게 새 생명 주고 떠났다

지난 3일 뇌출혈로 뇌사상태 빠진 순천향대부천병원 이은애 교수…가족들 어렵게 장기 기증 결정

고(故) 이은애 교수 장례식장. 사진=서울성모병원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갑작스레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의사가 장기 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7일 의료계에 따르면 순천향대부천병원 이은애 교수(34)는 지난 3일 여의도 근처에서 친구들과 식사를 하던 중 갑작스런 두통과 구토 등의 증상을 겪었고 이후 인근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구급차 안에서는 의식이 있었으나 두통과 구토 증상이 다시 시작됐고, 응급실 내원 후 경련이 일어나며 의삭도 저하됐다. 검사 결과 뇌출혈(지주막하출혈)이었다.
 
이 교수의 보호자는 수술 후에도 예후가 나쁠 수 있다는 전문의의 소견을 듣고, 중환자실에서 보존적 치료를 받기로 결정했다.
 
이 교수는 중환자실 치료 중 경과가 호전되지 않고, 자발호흡 및 뇌간반사 소실 등 뇌사소견을 보였다. 이 교수의 상태 설명을 들은 보호자는 장기이식센터에서 면담 후 뇌사자 장기기증을 어렵게 결정했다.
 
지난 6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이식 수술이 진행됐고, 심장, 폐장, 간장, 신장(2개)의 뇌사자 장기 기증으로 총 5명의 환자에게 새 생명을 나눠줬다.
 
고인은 중앙대 의대를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수련을 받은 후 순천향대부천병원 가정의학과 임상조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가족들은 아픈 환자를 돌보기 위한 사명감으로 의사가 된 고인의 뜻을 받들고, 마지막까지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이들을 살리기 위해 어렵사리 기증 결정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인의 부친은 “결혼 후 7년 만에 어렵게 얻었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됐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지켜주지 못한 죄스런 마음에 딸의 친구들 외에는 주변에 부고 소식도 알리지 못했다”며 “실낱 같은 희망을 부여잡아보려 했지만, 생명을 살리는 일을 업으로 살던 딸이 생의 마지막까지 의사의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어렵게 장기기증을 결정했다”고 했다.
 
서울성모병원 박순철 장기이식센터장은 “의사라는 직업으로 최선을 다했던 딸이 끝까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는 고인 가족의 숭고하고 뜻깊은 의지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별을 의미하는 ‘스텔라’가 가톨릭 세례명인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21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8일 오전 6시 45분이다. 장지는 천주교 용인공원묘원이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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