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와 비슷한 기술력에 기기∙유지보수 비용 절반 수준...로봇수술 이점 많지만 전 세계적 보급율 낮아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외국 기업이 철옹성을 쌓아 놓은 복강경 수술로봇 시장에 국내 기업인 미래컴퍼니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비슷한 성능에 경쟁사 대비 절반 수준의 기기 가격, 유지보수 가격 등을 무기로 국내와 해외시장을 두드린다는 계획이다.
미래컴퍼니는 지난 1984년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사로 출발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기업들에 장비를 판매하는 수주 사업의 특성상 해당 산업의 업황에 따라 매출의 부침이 컸고, 사업의 지속성∙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2007년 수술로봇 개발에 뛰어들었다.
개발 착수 11년만인 2018년, 세계에서 두 번째이자 국내 최초의 복강경 수술로봇 '레보아이'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국내에서는 총 3개 병원이 ‘레보아이’를 도입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최초로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인 원자력병원이 레보아이를 도입해 외과는 물론이고 다양한 과에서 고난이도 수술에까지 활용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국내병원에서 쌓이고 있는 임상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은 물론 아직 수술로봇 보급률이 낮은 국가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전 세계적으로 복강경 수술로봇은 6730대가 보급돼 있는데 이중 60%가 북미 대륙에 몰려있어 여전히 개철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미래컴퍼니 김준구 대표는 8일 열린 의료기기산업기자단과 간담회에서 “한국 시장은 전 세계 시장 대비 크지 않지만 병원과 외과 전문의들 수준은 최고라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한국에서 우수한 의료진들과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게 중요한 목표다. 상급종합병원, 전문병원 등 다양한 국내 병원들을 타깃으로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해외 시장진출도 중요한 사업 목표다. 수술로봇의 침투율이 낮은 시장부터 발자국을 넓혀갈 예정”이라며 “최근에는 아세안 시장에서 수술 건수나 의료 질 측면에서 탑 중 하나인 태국과 유통 계약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복강경 수술로봇의 수요는 꾸준히 늘 것으로 전망했다. 전통적인 개복 수술이나 최소침습 방식의 복강경 수술 등에 비해 수술로봇을 이용했을 때 환자, 의사, 병원 모두에게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이 말하는 장점을 보면 타 수술 방식에 비해 회복 속도가 빠르며 의사들은 마스터콘솔(조종석)에 앉아서 고화질의 화면을 보며 편안하고 정확하게 수술이 가능하다. 병원 입장에서는 인력 운영의 효율성을 꾀할 수 있다.
이런 수술로봇의 강점에도 불구하고 기존 외국산 기기는 수십억에 달하는 높은 기기 가격과 유지보수 비용이 걸림돌이 돼 병원들이 도입을 결정하는 데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미래컴퍼니의 분석이다. 이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미래컴퍼니의 레보아이가 강점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컴퍼니 이호근 전무는 “독과점 구조로 장비∙소모품∙유지보수 비용 등이 모두 고가로 책정돼 있다보니 도입 후에 적자가 나는 병원들이 많았다”며 “이런 비용적 부분들 때문에 여러 장점에도 수술로봇이 가져다주는 이점을 환자나 의사들이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반면 레보아이는 장비, 유지보수 비용 등이 경쟁사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믿을 수 있는 제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미래컴퍼니가 판매하는 것은 단순히 제품이 아니라 ‘서지컬 솔루션(Surgical solution)’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기기를 판매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의사, 간호사 등 직종별로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며 “또한 오픈 R&D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의 니즈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며 제품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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