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올리타정'에 이어 19일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정'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에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환자를 위한 2차 치료제로 국내 허가를 획득했다.
이로써 지난 4월과 5월 각각 허가받은 면역항암제 '옵디보(니볼루맙)',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와 함께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 지도를 완성했다.
의사와 환자는 치료 대안이 많아졌고, 제약사들은 박 터지는 경쟁 체제에 돌입한다.
이들 4개 혁신 신약 중 '올리타정(성분명 올무타닙)'과 '타그리소정(오시머티닙)'은 비소세포폐암의 30%에 해당하는 EGFR(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양성 환자를 타깃한다.
EGFR 양성 환자는 1차적으로 '이레사', '타쎄바', '지오트립' 등의 EGFR-TKI 제제를 쓰지만, 이 중 60%는 T790M 내성 변이에 의해 재발한다.
'올리타정'과 '타그리소정'은 바로 이들을 위한 치료제로, T790M 내성 발현으로 더 이상 치료방법이 없던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대안이 될 전망이다.
'올리타정'은 기존 EGFR TKI 치료에 내성을 보인 T790M 양성 환자 대상 글로벌 2상 임상(HM-EMSI-202) 결과, 환자 62%에서 객관적 반응이 나타났으며, 환자 중 46%는 확진된 종양 감소 효과를 보였다.
91%에서는 질병조절 효과가 관찰됐다.
'타그리소정'은 411명 대상 2개의 AURA 2상 임상 결과, 객관적 반응률(종양 위축 정도)이 59%로 나타났으며, 63명의 환자에 대한 보충 1상 임상 시험에서 객관적 반응률 51%, 반응기간 중간값 12.4개월의 성적을 거뒀다.
면역항암제 '옵디보주(니볼루맙)'와 '키트루다주(펨브롤리주맙)'는 EGFR 유무와 상관없이 쓸 수 있지만, EGFR 양성 환자에게는 표적 치료제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올리타정' 및 '타그리소정'과는 타깃 환자군이 다르다.
두 약물은 백금 기반 화학요법제 치료에 실패한 진행성 환자의 2차 치료에 쓰인다.
면역항암제는 기존 항암제와 작용기전이 완전히 달라, 이 약물에 반응하는 환자에서 드라마틱한 효과를 보인다.
'옵디보'는 전이성 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도세탁셀과 비교한 임상 결과, PD-L1 발현 여부와 상관없이 사망률을 41% 감소시켰으며, 전체 생존기간 중간값은 9.2개월(도세탁셀 6개월) 이었다.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 50% 이상 환자의 전체 생존기간을 도세탁셀에 비해 50% 개선시켰고, 무진행 생존기간도 개선했다.
관찰기간 중앙값은 13.1개월 이었다.
다만, 두 약물의 진단기준이 전혀 달라 바이오마커의 신뢰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치열한 상황이다.
'옵디보'는 PD-L1 발현율과 상관없이 쓸 수 있지만,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 50% 이상 환자를 선별해야만 쓸 수 있다.
또 PD-L1 발현율을 보기 위한 진단 키트를 '키트루다'와 동반 허가된 제품만 써야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해 한국임상암학회는 논의 TF팀까지 구성했다.
이와 관련 19일 '키트루다' 허가 기자간담회에서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조병철 교수는 "EGFR처럼 70~80% 환자를 찾으면 좋겠지만, (면역항암제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런 상황에서 PD-L1 발현율은 가장 현실적인 바이오마커"라며 PD-L1 발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교수는 "특히 진단이 간단하고 신속해 우려는 없을 것"이라며 "EGFR 양성 30%를 제외한 70%의 환자 중 PD-L1 발현율이 50% 이상인 환자는 약 30%에 해당할 것이다. 바이오마커가 있으면 좀 더 비용효과적으로 환자를 선별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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