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12.11 13:00최종 업데이트 20.12.1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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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3차 대유행하자 뒤늦게 백신 구하는 정부...국민 돈 아끼려고? 안전성 우려해서?

[만화로 보는 의료제도 칼럼] 배재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겸 만화가



#130화. 세계 코로나19 백신 확보 전쟁, 한국은 늑장 

지난 11월,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이 속속 들려오기 시작했다. 화이자가 임상시험 3상에 성공하고 모더나도 3상 성공의 낭보를 전했다. 이 소식에 코로나로 몸살을 앓고 있던 전 세계가 아직 사용허가가 나지 않았음에도 물량 확보에 앞 다퉈 뛰어들었다. 

화이자 백신은 미국, 유럽연합, 일본, 멕시코, 영국 등이 10억 개의 분량을, 모더나 백신은 미국이 2조원 어치, 그리고 영국, 일본, 캐나다, 스위스, 이스라엘 등이 미리 계약을 맺었다. 

영국은 총 7종, 유럽연합은 5종의 백신 공급 계약을 맺었다. 제대로 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백신에서 어떤 문제가 생길지를 예측할 수 없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국가 전체가 마비 상태이기 때문에 선진국들은 여러 종의 백신을 여유 있는 물량으로 넉넉하게 비축하려고 내년에 생산될 백신의 물량을 먼저 선점하려 달려들었다.

하지만 한국은 11월 이 백신 확보 전쟁에서 한발 물러서기로 했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국제기구인 ‘코백스 퍼실리티’에만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주로 백신 입찰에 경쟁에서 선진국들에게 이길 수 없는 개발도상국들에게도 백신을 공정하게 나눠주기 위해 설립된 기구다. 

한국이 이 백신 확보 전쟁에 뛰어들지 않은 이유는 첫째, 당시 한국의 코로나19 감염 상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심각하지 않았기 때문이고 둘째, 급하게 개발된 백신의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타국가의 접종 상황을 먼저 관찰하기 위함이고 셋째, 초반에 개발되고 공급되는 백신이 너무 비싸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한발 물러나 관찰하던 한국은 11월 말, 코로나19 3차 대유행을 맞았다. 하루 확진자 수가 600명을 넘어서고 감염자들의 감염경로 추적은 불가능해졌으며 병상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컨테이너 병실, 체육관 병실 대안이 등장했다. 결국 정부는 12월 8일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했다. 

그리고 정부가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한 같은 날, 영국은 선점한 백신의 접종을 시작했다. 백신 확보에 늑장을 부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자 정부는 12월 10일 대통령까지 나서 4000만명 분량의 백신을 확보(아직 가계약이지만)했으며 이르면 내년 2~3월부터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다수의 전문가들은 물량 선점에 실패한 한국이 국민들에게 본격적인 백신 접종을 시작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날 정부가 3월 접종이 가능할 거라고 믿고 있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임상시험에 차질이 생겨 내년 중반 공급도 불투명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급하게 만든 백신으로 인해 탈이 날 수도 있다. 정부의 신중한 판단이 국민들의 돈을 아끼고 안전성을 확보하는 묘수일 수도 있다. 올해의 혹독하고 잔인한 겨울을 버티고 지나야 하는 국민들에게 탈이 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모든 국민들과 정부의 건투를 빈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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