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7.01 16:24최종 업데이트 24.07.01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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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월급 못받는 전공의들에게..."3개월간 4대 보험료 150만원 내라"?

3달치 쌓인 보험료만 150만원 넘어…전공의 이탈 사태 벌어지기 전 달 보수월액 기준으로 보험료 산정

사직 전공의 A씨는 최근 병원에서 매월 4대 보험료 납부 요청을 받고 있다. 보험료는 몇 달치가 쌓여 150여만원을 넘긴 상태다. 사진=독자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전공의들이 사직을 요청한 수련병원으로부터 사직 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임금은 전혀 지급받지 못하고 있는 반면 고용에 따른 보험료 납부 요청은 이뤄지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사직서 수리 금지로 인한 여러 법률·금전적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전공의 복귀 가능성은 점차 묘연해지고 있다. 

1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에 따르면 한 수련병원 사직 전공의 A씨는 최근 병원에서 매월 4대 보험료 납부 요청을 받고 있다. 사직서 제출 이후 병원을 출근하고 있지 않지만 정부의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으로 인해 근로자 신분이 유지되면서 고용에 따른 납세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A씨는 "보험료는 몇 달치가 쌓여 150여만원을 넘긴 상태다. 넉 달째 사직서 미수리로 경제활동 조차 어려운 상황에서 A씨는 계속되는 보험료 납부가 부담스럽다"고 호소했다. 

법조계는 임금이 미지급된 상황에서 보험료 납부만 강제되는 것이 법률 해석에 따라 위법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봤다. 

건강보험법상 보험료 부과의 기준이 되는 직장가입자의 보수월액은 직장가입자가 지급받는 '보수'를 기준으로 해 산정하는데, 현재 전공의들은 지급받는 보수가 없다. 

이 때문에 근로를 제공하고 지급받는 금품이 없다면 보수가 없다고 봐야 하고 보수가 없다면 보수월액에 근거해 보험료를 부과할 수 없다.

반면 현재 상황을 '휴직이나 그 밖의 사유로 보수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지급되지 않는 경우'로 본다면 보험료 부과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경우엔 보수월액보험료는 사유가 생기기 전 달의 보수월액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즉 현재 지급받는 보수 기준은 없지만 사태가 벌어지기 전 달의 보수월액을 기준으로 보험료가 산정될 수 있는 것이다. 

전성훈 변호사(법무법인 한별)는 "병원 측은 사직처리가 되지 않아 근로자로서의 지위가 유지되므로 4대보험은 납부의무가 있으나, 무노동무임금 판례에 따라 임금은 지급할 수 없다고 보는 상황"이라며 "보수가 없다면 보수월액에 근거해 보험료를 부과할 수 없지만 현 상황을 휴직이나 그 밖의 사유로 보수가 지급되지 않는 경우로 보면 이전의 보수액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공의들이 제출한 사직서의 효력 발생시점 역시 향후 다퉈봐야 할 부분이다. 정부의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의 효력 여부에 따라 전공의들의 근로 신분이 달라져 보험료 납부 문제도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조진석 변호사(법무법인 오킴스)는 "사직의 효력 발생시점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또한 병원이 전공의에게 입금을 요청한 금액이 4대 보험 본인부담금 대납 금액인지 회사부담금인지 등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 회사부담금은 고용관계 유지에 따른 회사의 의무를 수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피용자인 전공의에게 요청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전했다. 

한편 사직서 수리 금지 등과 관련된 여러 법률·금전적 문제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공의 복귀는 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부는 9월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미복귀 전공의들에 대한 처분 여부를 이르면 이번 주 내로 결정할 예정이다. 전공의들은 의대증원 재논의 등 전공의 요구는 무시한 채 정부가 전공의 사이를 갈라치기하고 사직서 수리 금지 등과 관련된 여러 법률·금전적 문제가 여전한 상태에선 더욱 병원으로 더 돌아갈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일부 전공의들은 정부의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이 위법하다는 이유로 퇴직금을 포함한 경제활동을 하지 못한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전공의 관계자는 "정부의 사직서 수리 금지 등으로 파생된 여러 금전적 문제가 발생하고 해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법률적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며 "이렇듯 서로 신뢰관계가 완벽히 깨진 상황에서 병원 공백만 메우기 위해 전공의를 복귀시키려는 시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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