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국내 연구진이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신경심리검사로 치매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치매 임상연구 인프라 구축 학술연구용역 사업(연구책임자 삼성서울병원 서상원 교수, 과제명 코호트기반 아밀로이드병리관련 생체지표 분석연구)을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 대상으로 치매 발병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연구진(서상원 교수, 장혜민 임상강사, 의생명정보센터)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신경심리검사 결과만으로 개인별 치매 발병위험지수를 산출해 3년 이내 치매 진행 여부를 75%까지 일치하도록 만들었다.
경도인지장애는 인지 기능의 저하가 관찰되지만 일상생활능력의 저하가 동반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정상에서 치매로 진행되는 중간단계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에서 매년 10~15%가 치매로 진행되는 치매 고위험군이다.
신경심리검는 치매환자에서 인지기능 평가를 목적으로 실시되는 검사를 말한다. 예측모델은 나이, 기억장애의 양상(시각기억, 언어기억), 기억장애의 정도(초기, 후기), 인지장애의 영역(단일영역, 다중영역) 등 4가지 위험요인을 기초로 만들었다.
연구팀은 국내 31개 병원의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에서 신경심리검사를 시행하고 3년 이상 추적 관찰한 338명 환자의 데이터를 토대로 개인별 치매발병위험지수를 산출했다. 그 다음 치매전환 예측모델(노모그램)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3년 이내 치매로 전환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고려하기 위해 병원 방문 시점의 신경심리검사를 이용했다. 기억장애의 양상 (시각기억, 언어기억), 기억장애의 정도 (초기, 후기), 인지장애의 영역 (단일영역, 다중영역), 나이 등에 따라 분류해 위험도를 구하고 개인별 치매발병위험지수를 산출했다.
연구팀은 산출된 치매발병위험지수로 최종값을 계산해 치매진행 확률을 얻었다. 치매진행 확률은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3년 이내 실제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 결과, 언어기억력 혹은 언어기억력과 시각기억력이 같이 저하되거나 기억장애의 정도가 심할 때 치매 발생 확률이 높았다. 다발성 인지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치매 발생 확률이 올라갔다.
연구팀은 개발된 치매전환 예측모델을 외부 데이터에 적용했을 때 실제 치매전환 확률과 예측모델에 의한 치매전환 확률이 75%이상 일치했다고 밝혔다. 3년 이내 치매 전환 확률을 75%의 정확도로 예측한 것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개인별 치매발병위험지수를 산출해 치매 예후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고비용의 영상 검사, 영상 전처리 과정, 분석 과정 등을 거치지 않고 신경심리검사만으로 진료실에서 쉽고 간단하게 치매를 예측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서상원 교수는 “환자 개개인에게 적용 가능한 치매발병 예측모델을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있다”라며 “치매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선별하고 운동요법 및 인지증진프로그램 등 예방적 개입을 도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심리검사를 이용한 치매 발병 예측 방법 및 예측 시스템’으로 국내 특허 출원을 올해 8월 완료했다. 또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온라인판에 11월 7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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