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3.11 06:19최종 업데이트 19.03.11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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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쇼크, 아이 1명도 안 낳는다"…지방 경기 살리는 해결책은 어떨까

세종시 전국 출산율 1.57로 가장 높아…지방 규제 완화하고 안정된 직장 확보를

[칼럼] 안치석 충청북도의사회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사상 처음 ‘0명대’로 떨어졌다. 최근 발표한 통계청의 ‘2018년도 출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0.98명이라고 한다. 이는 35개 OECD국가중 최저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0.76명으로 가장 낮았고 부산(0.90), 대구(0.99), 광주(0.97), 대전(0.95) 모두 ‘1’ 아래를 기록했다. 출산율이 높은 곳은 세종(1.57), 전남(1.24), 제주(1.22) 순이다. 충북은 1.17명이다. 충북의 합계출산율은 작년 1분기(1.31), 2분기(1.17), 3분기(1.18)에서 4분기 1.03명으로 낮아져 조만간 ‘0명대’로 진입할까 우려된다.

지난해 32만6900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다. 2년전 40만6200명보다 7만9300명(19.5%)이 감소했다. 충북의 경우 작년에 1만600명이 태어났는데, 2년전 1만2700명보다 2100명(16.5%)이 줄었다. 저출산 하강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가파르다. 1970년 통계작성 이래 최저치다.

결혼은 수년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이다. 지난해 25만7700건의 혼인이 있었다. 지난해 충북의 혼인건수는 7800건으로 2년전 8300건에 비해 500건이나 줄었다.

출산연령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평균 출산연령은 32.8세로 전년보다 높아졌다. 만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비중도 전년보다 올라가고 있다. 혼인감소와 출산연령 증가는 합계출산율 하락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반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29만8000명이다. 1983년 통계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급속한 고령화의 영향이다. 이대로 가면 출생아가 사망자보다 적어지는 ‘데드크로스’를 보게 될지 모른다.

우리나라를 현 상태로 유지하는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이 2.1명이라고 한다. 현재 출산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조만간 인구 감소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저출산 대응을 위해 2006년 이후 5년 단위로 3차에 걸쳐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고 있다. 일자리, 결혼, 주택, 육아, 교육 등 삶의 양과 질을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제시됐다.

충청북도도 ‘저출산 대응 종합계획(2018-2022)’을 세우고 4대 전략(행복한 결혼과 출산지원, 일 가정 양립을 위한 양육친화 환경 조성, 가족친화 정책 홍보, 머무를 수 있는 든든한 지역환경 마련)과 70개 세부 정책과제를 마련해 화려한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 옆에 있는 세종시는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에서 가장 높은 합계출산율(1.57)을 기록했다. 모두 출생아 수가 감소했는데 세종시만 유일하게 전년 대비 증가했다. 세종시의 평균 연령은 32.4세로 전국에서 제일 젊다. 중앙 행정부처의 이전으로 젊은 공무원이 많이 이사하면서 생활 인프라 등 여건이 좋아져서로 해석된다. 서울과 비교해 아파트 값이 상당히 저렴하고 육아에 필요한 경제적 부담이 적다. 공무원의 경우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법적으로 보장된다.

뚝뚝 떨어지는 출산율을 반등시킬 방법을 세종시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권 집중화를 해소하고 지역간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한 과감한 정책이 저출산을 해결할 수 있다. 서울에 몰려 있는 중앙 정부의 권한과 재정을 지방으로 이전하고 지방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푸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저출산 해법은 좋은 직장, 감당할 수 있는 집값, 육아 교육비용을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달려 있다.

얇아진 지갑과 팍팍한 삶 때문에 혼인율도 떨어지고 출산은 언감생심이다. 월평균 임금수준이 높을수록 결혼 확률이 높다고 한다. 소득 상위 출산 건수가 소득하위 출산 건수 보다 1.92배 높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야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는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7억50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결혼을 하려는 젊은 세대에게는 넘사벽이다. 지방 집값이 그나마 감당할 만하다. 안정된 직장이 지방에도 많이 필요한 이유다.

현행 입시제도 하에선 대치동보다 지방 ‘SKY 캐슬’이 가성비가 높다. 높은 교육비 떄문에 출산율이 떨어진다. 자녀에게 투자되는 비용이 많이 들수록 자녀의 수는 더욱 줄어들게 된다. 서울을 제외하고 고교 평준화를 풀거나, 지방 명문고교를 육성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본다.

그동안 저출산 극복을 위해 수십조의 예산이 투입됐다. 막대한 돈이 들어갔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된 대책을 다시 짤 수 밖에 없다. 요즘 우리나라에는 ‘칠포세대’가 산다고 한다. 젊은이가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만남, 집, 꿈과 희망마저 잡을 수 없는 세태를 말한다. 경제가 살고 지방 경기도 살고 출산율까지 올라 갔으면 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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