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1.25 15:21최종 업데이트 25.01.2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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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대 예정 사직전공의가 국방부 앞 1인시위 나선 이유…"날치기 개정안에 지역의료 붕괴"

지금도 40% 가까운 보건지소에 의사 없는데 국방부 개정안으로 공보의 더 준다…의무사관 후보생 서약서 다시 수령해야

1월 15일 국방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송하윤 사직전공의(성남시의사회 정책이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군대에 입대해야 하는 사직전공의가 25일 직접 국방부의 '현역 미선발자' 개념 도입을 비판하고 나섰다. 의료대란 사태 와중에 정부가 젊은의사들을 필요한 노동력으로만 써먹기 위해 훈령을 '날치기'로 개정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 15일 국방부는 '의무·수의 장교의 선발 및 입영 등에 관한 훈령' 개정을 행정예고했다. 

해당 행정예고는 의무장교 선발대상자 중 초과인원에 대해 ‘현역 미선발자’라는 개념을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의무사관후보생 입영대상자가 돼 퇴직 직후 의무장교로 입영해야 함에도, 훈령 개정안에 따라 국방부가 임의로 분류할 수 있게 되면 개인별로 입영시기가 최대 4년까지 연기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의무장교 초과 인원 관리라는 명목 아래 군의관뿐만 아니라 공중보건의사 충원도 지연돼 지방 의료 공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송하윤 사직전공의(성남시의사회 정책이사)는 이날 오후 2시 용산 국방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면서 "현재 정부는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에 지원하려는 의사들을 막고 있다. 몇몇 공무원의 행정적 편의를 위해 공공복리를 위해서도, 법적으로도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송 사직전공의는 "이번 의료대란 사태가 일어나기 전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당장 그럴 수 없다면 젊은의사들이 공보의를 선택할 만한 메리트를 주는 것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그런데 오히려 정부는 우리를 최대한 자신들이 필요한 노동력으로만 써먹기 위해 정책을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련병원에 입사하지 않은 의대생 등은 전부 복무 기간이 짧은 현역으로 입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히려 지방의료는 붕괴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정부는 지방의료를 살리겠다고 항상 말해오지 않았는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로, 지방의료를 더 망가뜨리겠다는 것이 정부의 이번 정책"이라며 "공보의는 지난 10여년 동안 2400명에서 1200명까지 줄었다. 현재 보건지소 중 의사가 없는 곳이 40%나 있다. 올해부터는 보건지소 절반에 의사를 배치하지 않겠다는 취지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훈령 개정에 따라 의무사관 후보생 서약서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송 사직전공의는 "지금까지 의무사관 후보생 서약서를 쓴 전공의들은 당연히 개정 전 훈령이 유효할 때 서명을 했다. 만약 개정된 훈령을 적용하고 싶다면, 기존의 서약서는 무효이며 새로운 서약서에 서명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송하윤 사직전공의와 나눈 일문일답 내용이다. 

Q.올해 군 입대를 어떻게 할 계획이었나?

- 군대를 갈 생각이 있었고, 사실 작년 국방 보건복지부나 병무청에서도 사직서가 수리되면 군대를 가야만 한다고 이렇게 말을 했었는데, 막상 가야 할 때가 되니 본인들 수급을 위해서 바로 바꾸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는 올해 입영할 의향이 있다.

Q. 일반 현역병으로 입대하는 방법은 없는가?

- 전공의로 수련병원에 들어가기 전이라면 가능했겠지만, 전공의가 됐을 때 미필인 남자들은 한 가지 서류에 더 서명을 한다. 의무사관 후보생 서약서로, 앞으로 현역은 가지 않고 전공의를 모두 마치든 중간에 나오든 간에 공보의나 군의관으로만 가야하는 서약서에 사인을 한다. 그렇기에 현역으로 입대를 할 수 없다.

Q. 현역 입대가 불가능해서 불만있는 젊은의사들이 많나.

- 일반병들의 복무기간이 줄어드는 등 근무조건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만, 군의관이나 공보의는 그런 것이 없기에 항상 불만이 있다.

Q. 공보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국방부 훈령 개정안으로 더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정책이 어떻게 개선돼야한다고 보는가?

- 현역병 복무기간이 줄어들면서 현역으로 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의사들도 알고 있다. 그래도 의사이니 군의관이나 공보의를 했던 것이다. 의료사태가 일어나기 전으로 돌아가는 방법이 가장 좋겠지만, 그 것이 아니라면 군의관이나 공보의를 선택할만한 메리트를 주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필요한 노동력으로만 젊은의사들을 쓰려는 정책을 펼치다보니, 수련병원에 들어오지 않은 의대생들은 모두 현역으로 가는 실정이다. 앞으로도 군의관이나 공보의 수급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Q. 이번 훈령 개정으로 인해 지역의료 붕괴가 더 가속화될 것이라 생각하나?

- 그렇다. 지방 보건지소에서 근무하는 의사가 줄어들고 있어, 40% 가까이 되는 보건지소에는 의사가 없다. 한 명의 의사가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면서 근무하고 있는다. 어떤 날에는 보건지소에 의사가 없어서 환자가 보건소에 왔다가 돌아가는 일이 발생하고 있는데, 앞으로는 이게 더 심해질 것이다. 이로 인해 병원이나 의원이 없는 군이나 면 단위의 주민들은 많은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Q. 오늘 1인 시위에 나설 용기를 내게 된 계기는?

- 얼굴을 드러내고 직접 발언하는 것에 부담이 있었다. 다만 국민들도 알아야할 것은 알아야한다고 생각해서 나서게 됐다. 우리나라는 법치주의 국가지만 법치주의도 국민을 위한 것이다. 이 모든 과정에서 국민들이 동의했다면 할 말이 없지만, 정부는 국민들에게 설명조차 하지 않고 날치기로 법을 개정하려고 한다. 이에 대해 의견을 내야한다는 생각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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