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12.24 07:05최종 업데이트 20.12.24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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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빅파마들은 어떤 바이오 자산을 사들였을까

길리어드, 면역항암제 개발사에 집중 투자…MSD·아스트라제네카 등 빅파마들 ADC에 관심 여전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2020년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에서도 빅파마들의 투자 열풍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을 위한 투자도 다수 있었으나 코로나19와 무관한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대규모 인수합병(M&A)은 거의 없었지만 빅파마들은 꾸준히 바이오 회사 또는 바이오 회사가 가진 파이프라인을 사들였다.

메디게이트뉴스는 24일 주요 빅파마들의 2020년 거래 현황을 살피고, 코로나19 이외 회사별로 투자가 많이 이뤄진 분야를 추렸다. 길리어드, MSD, 노바티스, 아스트라제네카 등이다. 


길리어드, CAR-T 보완할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강화에 집중

길리어드(Gilead)는 올해 1년간 여러 회사의 인수 및 지분확보 등을 통해 암 면역요법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섰다.

먼저 49억 달러에 인수한 포티세븐(Forty Seven)은 골수이형성증후군, 급성골수성백혈병,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 등 혈액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단클론항체 마그롤리맙(magrolimab)을 보유하고 있다. 이 후보물질은 CD47을 표적하는 비세포치료제 프로그램으로, 2017년 인수한 카이트(Kite)의 혈액암 세포치료 파이프라인을 보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쿠스바이오사이언스(Arcus Biosciences)와는 암 면역요법 공동 개발 및 공동 상업화를 위해 10년간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로 했다. 길리어드는 아쿠스에 선급금으로 1억 7500만 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하고, 2억 달러 상당의 아쿠스 주식을 매입해 지분 11~12% 가량을 확보하며, 마일스톤에 따라 최대 16억 달러를 R&D 펀딩으로 제공한다.

아쿠스는 암세포 성장 및 전이에 중요한 세포내인성 경로를 표적하는 약물 후보를 개발하고 있으며, 저분자제품 외 PD-1과 TIGIT를 포함한 면역관문 수용체를 표적하는 항체 제품을 파이프라인으로 보유하고 있다. 파트너십을 통해 길리어드는 아쿠스의 현재 및 미래 약물 파이프라인에 접근할 수 있다.

피오니르테라퓨틱스(Pionyr Therapeutics), 티조나테라퓨틱스(Tizona Therapeutics)와는 지분 49.9%를 먼저 인수하고, 추후 나머지를 인수할 수 있는 독점 옵션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했다.

피오니르가 가진 골수조율(Myeloid Tuning) 요법은 현재 면역관문억제제로 혜택을 받지 못하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후보물질 PY314와 PY159는 각각 종양미세환경에서 면역억제세포를 제거하거나 재프로그래밍해 항종양면역을 향상시키도록 설계된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항체다.

길리어드는 2억 7500만 달러로 피오니르의 지분 49.9%를 매입했고, 초기 임상에서 유망한 것으로 입증되면 3억 1500만 달러에 나머지를 인수할 수 있는 옵션을 부여받았다. 또한 개발 및 규제 마일스톤에 따라 피오니르에 최대 11억 5000만 달러를 지급한다.

티조나 또한 퍼스트인클래스 암 면역요법을 개발하고 있다. 후보물질 TTX-080은 HLA-G을 표적하는 면역관문억제제로 항-PD-(L)1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종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길리어드는 지분 49.9%를 취득하기 위해 3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TTX-080에 대한 1b상 연구결과를 확인한 뒤 옵션 행사 수수료 및 잠재적인 향후 마일스톤 지불을 포함해 최대 12억 5000만 달러로 티조나의 나머지 부분을 인수할 수 있는 독점적인 옵션을 받았다.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항체약물접합체(ADC) 트로델비(Trodelvy)를 보유한 이뮤노메딕스(Immunomedics)도 210억 달러에 인수했다.


MSD, KRAS 억제제·ROR1 억제제 등 항암제에 투자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보유하고 있는 MSD 역시 항암 파이프라인에 대한 투자가 눈길을 끌었다.

올해 가장 먼저 확보한 것은 KRAS 억제제다. MSD는 1월 일본 오츠카제약(Otsuka Pharmaceutical)의 자회사 타이호제약(Taiho Pharmaceutical), 아스텍제약(Astex Pharmaceuticals)과 KRAS 억제제를 포함한 항암제 개발을 위한 전세계 연구협력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타이호와 아스텍은 선급금으로 5000만 달러를 받고, 전임상, 임상, 규제, 판매 마일스톤 달성에 따라 약 25억 달러를 받을 수 있다. MSD는 실험약 연구개발에 자금을 지원하고 글로벌 상용화를 담당한다.

또한 시애틀제네틱스(Seattle Genetics)와는 ADC 라티라투주맙 베도틴(Ladiratuzumab Vedotin)의 개발 및 상용화,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인 투키사(Tukysa, 성분명 투카티닙)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라티라투주맙 베도틴은 단독요법 및 삼중음성유방암, 호르몬수용체 양성 유방암, 기타 LIV-1 발현 종양에서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 등 광범위하게 개발될 예정이다.

계약 조건에 따라 시애틀제네틱스는 6억 달러의 선급금을 받게 되고, MSD는 시애틀제네틱스 보통주 500만주에 10억 달러 지분 투자한다. 또한 진행 상황에 따른 마일스톤으로 시애틀제네틱스는 최대 26억 달러를 받을 수 있다.

이와 별도로 MSD는 아시아, 중동, 라틴아메리카, 기타 미국 이외 지역에서 투키사를 상용화할 수 있는 독점 라이선스를 부여받았다. 선급금으로 1억 2500만 달러를 지급하고, 진행 상황에 따른 마일스톤으로 최대 6500만 달러를 지급할 예정이다.

이어 벨로스바이오(VelosBio)를 27억 500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또다른 ADC 후보물질을 확보했다. 벨로스바이오는 ROR1을 표적하는 퍼스트인클래스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벨로스바이오는 올해 2월 삼중음성유방암, 호르몬수용체 양성 및/또는 HER2 양성 유방암, 비편평성 비소세포폐암 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ROR1 표적 항암제 VLS-101을 평가하기 위한 2상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이 외에도 VLS-101을 보완할 수 있는 차세대 ADC 및 ROR1을 표적하는 이중 특이적 항체의 전임상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노바티스, 디지털치료제·유전자치료제 등 안질환 치료제 확보

노바티스(Novartis)는 안질환 치료 파이프라인 확보에 적극 나섰다. 첫번째로 인수한 회사는 약시(lazy eye)를 가진 어린이 및 성인 환자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앰블요테크(Amblyotech)다.

이 소프트웨어는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사용해 각 눈에 서로 다른 이미지를 제공하는 시작적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며, 3D 안경을 착용하고 3차원 기반의 게임을 즐기는 동안 뇌 활동을 촉진해 눈의 시력을 회복하도록 만들어졌다.

노바티스는 유비소프트(Ubisoft), 맥길대학교(McGill University)와 협력해 제품 개발을 가속화하고 개념증명(PoC) 연구에 돌입할 계획이다.

유전성 망막질환 유전자 치료제 개발 회사인 베데레바이오(Vedere Bio)도 인수했다. 노바티스는 1억 5000만달러를 선급금으로 지급했고 개발 마일스톤에 따라 1억 3000만달러를 추가로 지불할 예정이다.

노바티스는 2018년 세계 최초 유전성 망막질환 유전자 치료제인 럭스터나(Luxturna)의 미국 외 판권을 확보했다. 현재 사용되는 유전자 치료제는 단일 유전자 질환을 표적해 특정 변이를 가진 환자만 치료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베데레는 변이에 구애받지 않고 훨씬 더 광범위한 환자군을 타깃하는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하는 제품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빛 감지 단백질(light-sensing proteins)과 유리체내 주사를 통해 치료할 수 있는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 전달 벡터를 사용, 눈의 특정 부위에 주입해 건강한 망막세포로 전달한 다음 일부 시력을 회복하게 하는 것이다.

노바티스는 베데레의 연구가 완전 실명으로 이어질 수 있는 모든 유전성 망막장애(inherited retinal dystrophies)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다이이찌산쿄에 두번째 베팅…애브비, 이중 특이적 항체에 주목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엔허투(Enhertu)에 이어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의 또다른 ADC 후보물질에 거액을 베팅했다. 최근 몇 년간 있었던 라이선스 계약 중 가치가 가장 높은 거래 중 하나로 꼽힌다.

대상 약물은 세포 표면 당 단백질 TROP2를 발현하는 여러 종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DS-1062다. TROP2는 아스트라제네카가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비소세포폐암과 유방암 등 종양 유형 대다수에서 과발현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선급금으로 10억 달러를 단계적으로 지불하며, 성공적인 규제 승인 달성에 대해 10억 달러의 추가 조건부 금액 및 판매 관련 마일스톤으로 최대 40억 달러를 지불할 예정이다.

휴미라(Humira, 성분명 아달리무맙)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대표 파이프라인으로 가진 애브비(AbbVie) 또한 항암제 파이프라인 강화에 나섰다. 덴마크 회사 젠맵(Genmab)과 엡코리타맙(epcoritamab) 등 이중 특이적 항체 3개를 포함해 최대 7개 항암제를 공동 개발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계약에 따라 애브비는 선급금으로 7억 5000만 달러를 지불하고, 마일스톤에 따라 최대 31억 5000만 달러를 지불한다. 기존의 3가지 이중 특이적 항체 외 디스커버리 연구 협력 결과로 개발될 차세대 항체 제품 후보 4개가 모두 성공하면 젠맵은 최대 20억 달러의 옵션 행사 및 성공 기반 마일스톤을 지급받을 수 있다.

디스커버리 연구 협력을 통해 개발될 4개 후보는 젠맵의 듀오바디(DuoBody) 기술, 애브비의 페이로드(payload) 및 ADC 기술과 함께 두 회사의 독점 항체를 결합해 고형 종양과 혈액 악성 종양 치료제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바이오 기업으로는 상가모테라퓨틱스(Sangamo Therapeutics)가 올해 2개 빅파마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주목을 받았다.

첫 번째는 바이오젠(Biogen)과의 계약으로, 두 회사는 유전자 편집 기술이 DNA를 조절해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다양한 신경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지 여부 조사할 계획이다. 바이오젠은 선급금으로 3억 5000만 달러, 다양한 마일스톤에 따라 약 24억 달러를 지급한다.

초기 연구는 상가모가, 임상시험에 가까워지면 바이오젠이 개발을 주도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바이오젠은 타우 단백질 관련 질병 치료제, 시누클레인 단백질 질병 치료제, 미공개 신경 근육 질환 치료제 등 3가지 약물에 대한 독점권을 획득하고, 5년 동안 최대 9개의 미공개 표적을 추가로 지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

또한 노바티스와의 계약으로 상가모는 자폐증과 같은 신경발달장애와 관련된 주요 유전자 발현을 변경하는 치료법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

노바티스는 선급금으로 7500만 달러, 향후 마일스톤에 따라 7억 2000만 달러 추가로 지불하는 대신 공개되지 않은 세 가지 유전자를 겨냥한 유전자 편집 치료에 대한 독점권 가진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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