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내 연구진들이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염증성 대장염에 대해 NAMPT 대사조절을 통한 치료 물질을 개발 중이며, 안구건조증과 황반변성의 예방 또는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아우쿠빈 조성물, 단백질-단백질 PPI저해제 방식의 mTORC2 타겟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 후보물질, 다제내성 박테리아 문제 해결 위한 신규 작용기전의 펩타이드 항생제 등을 개발 중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 등이 최근 개최한 제15회 바이오파마 테크콘서트에서 이같은 후보물질에 대한 연구개발 상황, 향후 전망과 시장성 등의 소개가 이어졌다.
우선 경희대 생물학과 김윤희 교수(알리아드바이오파마 CTO) 연구팀은 mTORC2 타겟으로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자폐 스펙트럼 장애 등을 예방 또는 치료하는 저분자 화합물을 개발 중이다.
기존의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경우 항체치료제로 AB 과잉생산을 억제하지 못하고 질환 진행 역시 극히 제한된 지연 효과만 나타난다. 게다가 뇌부종, 뇌출혈 등의 부작용과 높은 치료비용 등의 문제도 있다.
김 교수는 "현재 개발 중인 mTORC2의 구성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PPI(Protein-Protein interaction) 저해제로, AB 생성 억제를 통해 근원적인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오토파지 활성화로 뇌세포에 축적된 AB와 타우 응집체를 제거해 진행을 억제하고 뇌 줄기세포 활성화를 통해 손상된 신경회로도 재생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저분자 화합물로 우수한 혈액뇌장벽(BBB) 투과가 가능하고 기존 약제와 달리 경구용이기 때문에 복약 편의성도 높다고 부연했다.
현재 신규 화합물 조성과 관련된 기술 등 5건의 국내 특허를 출원했으며, 생체외(In vitro), 생체내(In vivo) 실험을 통해 유효성, 안전성을 검증한 상태다.
이와 함께 자폐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치료제 후보물질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시냅스 가지치기를 유도해 신경망의 정상적 발달을 유도하며, 저하된 가바성 신경세포 발생을 정상화해 밸런스를 회복하고 발작 등의 증상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약제"라며 "이는 Pten fb-KO 자폐모델 동물에서 사회성, 인지기능 회복 효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기술사업화를 위해 인세리브로와 2세대 신규 스캐폴드 10종을 도출하는 한편, 치매극복사업 팁스(TIPS)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치매의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 우선심사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희귀질환은 신속심사제도를 통해 빠른 선점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김 교수는 "아직까지 자폐와 알츠하이머에 대한 원인 치료제가 없어 만약 신약이 나온다면 수조원대의 글로벌 블록버스터도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공동 개발과 투자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펩타이드 형태의 다제내성 항생제 개발
이날 글로벌 기업이나 빅파마가 뛰어들지 않아 아직까지 블루오션인 '항생제' 분야 신약 후보물질도 소개됐다.
고려의대 유영도 교수(고려대 기술지주회사 자회사 안단테 FM 대표) 연구팀은 플랫폼 기술기반의 펩타이드 항생제와 박테리아 감염·항생제 감수성 진단키트 등을 개발하고 있다.
유 교수는 "다제내성 박테리아 검출이 증가하고 언멧니즈가 상당하지만, 낮은 수익으로 제약사들이 관심을 갖지 않고 있다"면서 "최근 나오고 있는 약물들은 한정적인 균에서만 작용하며, 더욱 문제는 내성이 새롭게 출연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저분자화합물이 아닌 신규 작용기전의 펩타이드 항생제를 개발 중이며, 이는 퍼스트무버 기술을 적용한 혁신신약 후보물질"이라면서 "Romo1 유래 펩타이드, 하이브리드 펩타이드 등 총 4가지 후보물질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Romo1 유래 펩타이드 항생제 후보물질은 효능, 독성검증 등을 마치고 국내 2건, 일본 1건의 특허를 등록했고, 플랫폼 기술을 활용하는 2개 후보물질은 올해 TIPS 과제에 주력한 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임상 착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마우스 실험에서 독성이 나타나지 않은 것은 물론 그램양성과 음성균을 포함한 광범위한 향균효과를 확인했다. 또한 다제내성 박테리아에 대한 우수한 효과성을 확인해 기술적으로 기존 약물 대비 우위에 있다고 했다.
이와 동시에 박테리아 감염, 오염, 항생제 감수성 진단키트도 개발 중이며, 내년에 임상, 인허가 등을 추진해 오는 2025년 생산, 판매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낮은 원가와 간단한 공정이 특징이며, 내년 상반기 투자 유치 통해 30억원 전후 개발 자금을 지원받아 미국시장에 먼저 진출할 계획이다.
염증성 장질환 신약 후보물질 비롯 13건의 신규기술 발표
뿐만 아니라 아주대의료원 김유선 교수는 현재 개발 중인 NAMPT 대사조절에 의한 염증성 장 질환 치료 또는 예방용 조성물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대장염은 원인불명의 만성재발성 질환으로 치료법이 명확하지 않다. 현재 자사에서 개발하는 후보물질의 타깃 분자는 NAMPT(니코틴아미드 포스포리보실트랜스퍼라제)로, 세포 에너지 대사과정에 중요한 유전자 NAMPT를 조정해 대장염을 완화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염증성 대식세포에서 NAMPT유전자 결여시킨 유전자 변형 마우스는 심한 대장염 증상을 보였다. 김 교수 연구팀은 마우스 실험을 통해 NAMPT의 생성물인 NMN(니코틴아미드 모노뉴클레오티드)에 의해 대장염 증상이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김 교수는 "기존 치료제의 경우 대장염의 증상을 줄이는 방식이었다. 반면 우리는 NAMPT 결핍에 따른 염증성장질환 환자에게 맞는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NMN을 인체에 투여하면 NAMPT 의존적 NAD+ 생합성 경로의 활성화로 염증성 질환의 중증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미 NMN은 보조제로 상용화돼 있기 때문에 추후 치료제로서의 개발이 매우 용이할 것"이라며 "빠른 개발을 통해 시장을 선점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염증성 대장염 시장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궤양성대장염은 연평균 5.6%씩 성장해 오는 2027년 97억1000만 달러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며, 크론병 역시 연평균 4.2%씩 성장해 오는 2030년 151억70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외 모두 환자 수 역시 폭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전북대 치과대학 김전형 교수는 천연물인 아우쿠빈을 활용한 안구건조증, 건성황반변성 등의 치료제 후보물질을 선뵀고, 경북대 생명과학부 김상룡 교수는 AEG-1 S298D를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파킨슨 질환 예방 또는 치료용 조성물, 리바록사반을 유효성분으로 함유하는 퇴행성 뇌질환 예방 또는 치료용 약학조성물 등을 소개했다.
울산대 의학과 이희란 교수는 GCH1 표적 siRNA를 이용한 긴경병증성 통증치료제 후보물질을, 건국대 수의과대학 강영선 교수는 글라이코실화 면역글로불린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염증성 안과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을, 단국대 의예과 김희정 교수는 태아와 영유아에서 신경발달 장애의 발병 위험도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 mGlur5 및 GLT-1에 관한 기반기술을 설명했다.
이를 포함해 총 13개 기술, 후보물질들의 발표가 이뤄졌고, 이와 함께 일대일 파트너링 개별 기술상담회에서 공동개발·연구, 투자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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