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지난 2월 13일 한 대학병원 인턴이 사직을 선언하는 유튜브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의 청년은 “의사에 대한 시각이 적개심과 분노로 가득한 현 상황에서 더 이상 의업을 이어가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며 “내가 집단행동을 선동한다고 생각한다면 면허를 가져가도 좋다”고 자신의 면허 번호까지 공개했다.
‘결의’라는 제목의 해당 영상은 삽시간에 화제가 됐고, 얼마 뒤 의대증원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대규모 사직 러시가 시작됐다. 영상의 주인공은 홍재우 전 대전성모병원 인턴. 현재 이 영상의 조회수는 12만회에 달한다.
18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서 메디게이트뉴스와 만난 홍씨는 최근에는 미국 의사시험에 대해 알아보며 지내고 있다고 했다. 폭염을 뚫고 집회에 나온 이유를 묻자 “같은 뜻을 가진 의료진들이 많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컸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열린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는 대한의사협회(의협) 추산 4만명의 의사가 참석해 정부의 ‘의료농단’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다. 현장에는 홍 씨 외에도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들로 보이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홍 씨는 정부가 수련환경 개선 등을 약속하며 전공의들의 복귀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이제 넘을 수 없는 선을 넘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이날 오전 정부가 대한의사협회를 해체할 수 있다고 한 것을 언급하며 “그런 얘기를 하면서 위해주는 척 하는게 과연 진심일지 모르겠다. 전혀 와닿지 않는다”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지 어느덧 4개월가량이 지난 상태. 홍씨는 정부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7대 요구안을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대한민국 의료는 2월 이전으로 돌아가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제는 (정책을) 원점으로 돌린다고 하더라도 돌아오지 않을 전공의들이 많을 것 같다”며 “정부는 계속 미봉책들만 내놓고 있는데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의료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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