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만성질환 환자 코호트 구축을 통한 '환자중심 건강성과 평가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금까지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의료공급자 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확대됐다면 가치기반 의료로 전환은 시스템 전반에서 환자의 참여를 확대하고 환자 중심의 정보 생산과 제공을 확대하는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강희정 선임연구위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연구용역으로 '인구집단 코호트에 기반한 환자중심 평가모형 개발 연구'를 지난달 21일 공개했다.
국내선 가치기반 의료 개념도 모호…공급자 위주 일방적 평가구조
우선 연구팀은 현재 가치기반 의료로의 전환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지만 국내에선 이에 대한 개념이 다소 모호하고 실행 방식도 불확실하다고 봤다. 이 때문에 의료 질 평가의 중요성에 부응하는 적정성 평가의 역할도 확대돼야 한다는 게 이들의 견해다.
실제로 현재 행정 데이터 기반의 평가는 한계에 이르렀다는 게 중론이다. 평가를 위한 데이터의 질 향상이 요구되고 있으나 정보를 제출해야 하는 의료계는 물론 환자들의 적극적 참여를 유도하는 정보 피드백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가치기반으로 시스템 전환에 있어서 환자중심성과 공유 의사결정(shared decision making)이 핵심 가치임에도 불구하고 적정성 평가의 구성과 운영체계는 여전히 공급자에 대한 일방적 평가 구조에서 정체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가치기반 적정성 평가는 정보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촉진하도록 의료공급자에 대한 비공개 피드백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향상을 위한 공개된 방식의 환자중심 평가모형 개발과 관련 결과 정보 제공 기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환자 위험 보정 모형 개발…위험도 관리 자동화도 구축돼야
구체적인 변화를 위해 기존의 사업 방향성 조정과 더불어 평가 대상 및 단위, 성과 측정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 제언됐다.
연구에 따르면 우선적 추진과제인 환자 위험도 모형 자동화 기반 구축을 위해선 환자 위험 보정 모형을 개발하고 환자 위험도 관리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또한 환자 코호트 활용 기반 구축 단계에선 만성질환 환자 코호트 구축과 건강성과 분석틀, 만성질환 환자 코호트 자동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며 가치향상을 위한 평가시스템 구축 단계는 만성질환 건강성과 평가 및 결과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유 의사결정 지원시스템 구축 단계는 환자 의사결정 지원과 의사 의사결정 지원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 구성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기존 범주에선 환자 중심성을 제고하며 만성질환 적정성관리의 건강성과 및 가치 향상 평가를 확대해야 한다. 또한 만성질환 관리 영역의 환자 집단별 건강성과와 가치 향상 평가를 크게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들은 "기존의 성과 평가에서도 환자에게 의미 있는 평가의 영역과 단위로 평가 내용을 늘리고 만성질환 관리의 사회적 가치 향상을 유도하는 성과 측정 기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연구팀은 "적정성 평가가 국가 의료 질 향상과 국민건강보험의 가치기반 지불 전략과 연계해 확대 개편되도록 단계적이고 다차원적인 건강성과를 평가하는 시스템 개발 및 운영이 필요하다"며 "단기적으론 공급자에 대한 질 관리 활동의 환자 건강성과 측정 확대가, 중장기적으론 건강성과 측정 기반 환자의 가치 향상 측정 확대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의료공급자엔 의료 질 향상 근거 제공, 환자는 의사결정 지원
이 같은 변화를 통해 연구팀은 평가 사업의 내적 타당도가 증가하고 의료공급자와 환자 모두에게도 긍정적인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에 따르면 연구 결과를 활용했을 때 당뇨병과 고혈압 환자 코호트 기반 분석에서 지속적 관리를 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통계학적으로 유의하게 더 좋은 건강성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당뇨, 고혈압 환자 코호트를 활용한 적정 관리의 건강성과 분석 결과를 공유해 의료공급자의 질 향상 활동의 근거를 제공할 뿐, 아니라 환자에게도 정보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지원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팀은 "의료의 질 변화와 환자 건강 결과 변화를 장기적으로 추적하기 위해 3년 이상 환자 단위로 평가정보와 결과정보가 연계되거나 산출될 수 있어야 한다"며 "단기적으로 고혈압과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고 이후 COPD, 천식 등으로 확대할 수 있다. 분야 확대에 대해선 환자 및 소비자 단체 등의 참여를 통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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