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5.18 05:57최종 업데이트 22.05.18 05:57

제보

희귀의약품, 승인·매출 늘며 희귀 블록버스터 등장…틈새시장서 주류로 편입

미충족수요 여전히 높아 정부 지원의지는 계속…美상원 독점권 관련 초당적 법안 발의

사진: 2026년까지 글로벌 희귀의약품 매출 및 처방약 비중 추이(자료=이밸류에이트).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희귀의약품 시장은 낮은 유병률로 수익성은 떨어지지만 제약회사들의 개발 의지를 높이기 위해 각 나라에서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는 제도를 시행하며 틈새(niche) 시장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 50개 중 절반 이상이 희귀의약품을 차지하는 등 최근 10년간 희귀의약품 승인 비율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제품 매출도 계속해서 성장하며 틈새 시장에서 주류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Evaluate)는 2026년까지 희귀의약품이 전체 처방약 매출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전세계 의약품 파이프라인 가치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이라 전망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5월 23일 희귀질환 극복의 날을 맞아 희귀의약품의 글로벌 시장 전망은 어떠하고, 주요 이슈는 무엇인지 알아봤다.

상위 10개 제품 중 9개 빅파마 차지…J&J와 AZ 의약품 매출의 40% 가까이 차지 예상
 
이밸류에이트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희귀 블록버스터(orphan blockbusters)가 부상하고 있다. 2026년이 되면 상위 10개 희귀의약품의 가치는 30억~130억 달러이며, 예상 총 매출은 현재 가치로 420억 달러 이상으로 예측된다.
 
이미 빅파마들은 희귀의약품에 눈을 돌린지 오래다. 2026년까지 버텍스(Vertex Pharmaceuticals)가 인수합병되지 않을 것이라 가정했을 때 매출 상위 10대 희귀의약품 중 9개는 빅파마가 보유하고 있을 예정이다.
 
특히 존슨앤드존슨(J&J)은 의약품 매출의 39%,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36%가 희귀의약품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 외에도 로슈(Roche), 노바티스(Novartis), 애브비(AbbVie), BMS(Bristol Myers Squibb), 사노피(Sanofi), 다케다(Takeda)는 희귀의약품 매출 비중이 20%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개발(R&D) 측면에서도 글로벌 희귀의약품 파이프라인 가치 비중은 2022년 16%에서 2024년 29%로 증가해 2026년이면 58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희귀의약품의 시장이 커지면서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속한 규제 검토와 시장 독점성과 같은 인센티브 제도가 법에서 구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시장성이 큰 약물에 적용된다는 것이다.
 
유럽연합도 2020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일부 희귀 질환의 시장이 표준 의약품 사장과 비슷하고, 현재의 규정이 미충족 필요 영역에서 개발을 이끌어낼 만큼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수익성이 더 높은 특정 치료 분야에서 제품이 개발되는 경향이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희귀의약품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매우 높다는 점에서 희귀의약품에 대한 지원 정책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약품청(EMA) 자료에 따르면 유럽에는 6000개 이상 희귀질환이 있고, 2200개 이상의 후보물질이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지만 실제로 승인을 받은 희귀의약품은 160개에 불과하다. 미국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FDA 약물평가연구센터(CDER)는 올해 2월 세계 희귀질환의 날을 맞아 발표한 자료에서 "여러 진전에도 희귀질환의 대다수는 아직도 이용 가능한 치료법이 없다. 우리는 희귀병 환자와 가족의 요구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계속해서 희귀의약품 개발을 우선순위로 두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美상원 RARE법 발의…"신약 개발되도록 강력한 인센티브 계속 존재해야"
 
미국 민주당 태미 볼드윈(Tammy Baldwin), 공화당 빌 캐시디(Bill Cassidy) 상원의원은 최근 초당적 법안인 RARE(Retaining Access and Restoring Exclusivity)법을 발의했다. 이는 2021년 법원 결정에 대응하고 희귀병 환자, 특히 소아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고안됐다.
 
지난해 9월 30일 미국 제11순회 항소법원은 캐탈리스트 파마슈티컬스(Catalyst Pharmaceuticals) 대 베세라(Becera) 사건에서 캐탈리스트의 손을 들어주면서 '희귀의약품 독점권(ODE)'에 대해 수십년간 지속해온 FDA의 관행을 뒤집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희귀질환으로 지정된 약물에 대한 사용 승인을 가장 먼저 받은 회사는 대부분의 경우 전체 희귀질환에서 해당 약물에 대해 7년간 독점권을 갖게 된다. 법령에 따라 ODE가 해당 의약품이 제한된 용도로만 승인됐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의약품이 희귀의약품 지정이 부여된 전체 질병 또는 상태에 대해 다른 회사가 동일한 약물에 대해 신청한 승인을 차단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FDA가 '낭포성 섬유증 치료제'에 대해 희귀의약품 지정을 허가한 뒤 '낭포성 섬유증을 가진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진 성인 환자의 치료제'로 해당 약물을 승인했을 때, 7년간 어린이와 특정 변이가 없는 환자를 포함해 낭포성 섬유증 내 모든 적응증에 대해 독일한 약물에 대한 다른 회사의 승인을 막는 것이다.
 
FDA는 그동안 법령을 ODE가 승인된 동일한 사용 또는 적응증에 대해서만 동일한 약물의 승인을 차단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왔다. 이 해석에 따라 제약사는 성인용으로 승인된 제품에 대한 소아 적응증과 같이 해당 질병 또는 상태에 대한 약물의 다른 용도에 대해 계속 연구하고 승인을 요청할 수 있었다.
 
이 판결로 FDA는 람베르트-이튼 근무력 증후군(Lambert-Eaton Myasthenic Syndrome, LEMS) 치료제로 유일하게 승인된 치료제에 대한 승인을 철회해야 했다.
 
FDA 측은 "제약사는 가장 작고 연구하기 쉬운 모집단에 집중해 의약품 승인과 독점권을 추구할 수 있다"면서 "캐탈리스트 결정의 해석이 어린이(특히 가장 어린 소아 인구집단)와 일반적으로 약물 개발 후반부에 연구되는 기타 인구집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제약사들이 연구하기 가장 쉬운 동반질환과 합병증이 가장 적은 성인에 우선 초점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FDA는 "특정 종양 제품을 제외하고는 FDA가 희귀의약품 지정 제품에 대한 소아 연구를 요구할 수 없다"면서 "이러한 장벽은 어린이(및 고령자와 같은 나중에 연구되는 다른 인구집단)가 제품의 최초 승인 후 수년간 그들에게 적합한 제형 또는 용량 및 안전 정보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양당은 희귀의약품 독점권의 범위에 대한 FDA의 해석을 성문화한 초당적 RARE법을 발의하게 됐다.
 
볼드윈 상원의원은 "캐탈리스트에 대한 법원의 결정은 특히 희귀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광범위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면서 "초당적 법안은 환자들이 접근해야 하는 치료법이 승인된 치료로 인해 제한되지 않도록 이를 수정하는 것을 목표한다"고 말했다.
 
캐시디 상원의원은 "모호한 법이 악용될 수 있어 생존에 필요한 치료를 받는 환자가 줄어들 수 있다"면서 "이 법안은 혁신에 대한 인센티브를 통해 희귀질환에 대한 생명을 구하는 치료법을 계속 생산하도록 법을 명확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립희귀질환기구(National Organization for Rare Disorders, NORD) 피터 솔튼스톨(Peter L. Saltonstall) 최고경영자(CEO)는 "알려진 희귀질환 7000개 중 90% 이상이 아직 치료제나 치료법이 없기 때문에 ODA가 구상한 대로 강력한 인센티브가 계속 존재해 새로운 희귀의약품이 미래에도 계속 개발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