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2.06 17:44최종 업데이트 21.12.0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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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식도역류질환 PPI 부작용 문제…임상 없이 분석코드만으로 확인 가능

한림대 신운건·서승인 교수 연구팀, 빅데이터 활용해 장기사용 위험에 대한 분석코드 개발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위식도역류질환은 물론 소화성 궤양, 소염제 관련 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등의 치료에 사용되는 양성자펌프억제제(proton-pump inhibitors, PPI)를 장기 사용시 위암발생률을 2배 이상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학교 신운건, 서승인 교수 연구팀은 임상시험 없이 분석코드 개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사진 = ATLAS 플랫폼을 이용한 연구 설계도(한림대학교 신운건, 서승인 교수 연구팀 제공).

PPI는 양성자를 세포 밖 또는 세포 소기관 밖으로 수송하는 체내 단백질인 양성자펌프를 억제하는 약물로, 지난 1989년에 처음 임상에서 사용한 이래 미국, 독일 등을 포함해 세계적으로 사용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100만명의 건강보험 표본코호트자료 분석에 따르면, 양성자펌프억제제 복용 환자가 2002년 6904명에서 2013년 8만73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고, 2018년 기준 한 해 동안 양성자펌프억제제 사용량은 2억8804만건, 금액은 2150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부작용과 안전성에 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실제 장기 복용시 치매, 골다공증, 콩팥기능장애, 위암 등 여러 만성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단편적인 연구결과들이 꾸준히 발표돼 왔다.

문제는 약물의 부작용과 만성질환과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려면 잘 계획된 임상시험이 필요하지만, 장기간 많은 수의 임상시험대상자가 필요하고 약물 부작용의 빈도가 낮아 비윤리적이기 때문에 실제 진행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에 연구팀은 약물 부작용의 인과관계를 증명하기 위한 후향적 연구를 위해 근거창출 신뢰성이 높다고 알려진 무작위배정 임상시험과 유사한 분석 환경을 조성하고, 공통데이터모델로 변환된 120만명의 대규모 건강보험공단 환자 기록샘플코호트를 아틀라스 플랫폼으로 설계했다. 

이후 연령, 성별, 약물, 질환 등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는 1만 4578가지의 요소를 보정하는 성향점수매칭을 시행하고, 90개의 음성대조군 질환을 분석해 발생할 수 있는 비뚤림을 최소화해 코드를 마련했다.

연구팀은 여러 가지 비뚤림을 줄이기 위한 대규모 성향점수매칭 후 PPI를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에서 위암의 발생 위험도를 대조군(히스타민 2 수용체 길항제 복용 환자, 또는 PPI를 복용하지 않은 환자)과 비교했다.

PPI 장기 사용과 위암발생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PPI를 30일 이상 복용군은 복용하지 않은 군에 비해 위암발생의 위험도가 2.37배 높았다. 위암발생의 발암인자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제균한 환자에서도 180일 이상 PPI를 장기 복용한 경우 위암발생의 위험도가 2.22배 높았다.

신운건 교수는 "약물 사용의 안전성 또는 위험성에 대한 근거를 만들기 위한 무작위대조군 연구는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면서 "분석코트 활용은 빅데이터로 근거를 확보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분석코드는 전 세계의 환자 기록에 적용해 국제 연구를 진행, 약물 부작용의 인종, 문화, 기후, 환경 등의 영향 평가에 확대 적용할 수 있다"면서 "약물 부작용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커지고 있는만큼, 우리나라가 약물 안전성의 분석과 평가분야를 주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코드는 우리나라 연구자 뿐 아니라 전 세계의 연구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유되며, 전 국민 의료 데이터를 활용해 다국적 임상 근거 창출 기반을 마련하는 후속 연구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석코드는 깃허브(Github)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하며 오딧세이(OHDSI)로 외국 의료기관과 공유가 가능하다. 

신 교수는 "이를 위해 국제데이터도 이용이 가능한 OMOP 공통데이터모델 빅데이터를 이용한 분석코드 개발이 중요하며, 분석코드의 적절성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의 공공부문 의료자료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와 비교 검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면서 "OMOP 공통데이터모델 자료를 활용한 코호트 설계와 분석은 기존의 연구에 비해 빠르고 수정이 쉬워 여러 기관의 데이터베이스에 분석코드를 바로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공의료 자료가 공통데이터모델로 전환돼 사용하면, 실시간 약물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 정책에도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및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원하는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을 통해 수행됐으며, 소화기 질환 관련 분야 최고 수준의 국제학술지인 GUT지에 2021년 10월 7일자 논문으로 게재됐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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